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정부가 ‘일회용 컵’ 규제를 도입한 지 다음 달이면 만 2년째를 맞이한다. 정부는 2018년 8월 1일부터 커피전문점 등 매장 내에서 플라스틱 일회용 컵 사용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그해 ‘쓰레기 대란’ 사태가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자, 정부는 일회용 컵 사용 억제를 시작으로 강도 높은 환경대책 시행에 들어갔다. 이 같은 기조에 발맞춰 자영업자, 기업, 소비자들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커피전문점에선 일회용 컵 사용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커피전문점은 소비자가 매장 내에서 커피를 마실 경우, 일회용 컵 대신 일반 머그컵을 건넸다. 플라스틱빨대 대신, 종이빨대를 제공하는 곳도 나타났다. 이 같은 변화에 어색함을 느끼던 소비자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이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자발적으로 텀블러 등 개인 컵을 사용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났다. 기업들은 과포장 줄이기와 친환경 포장재 도입을 통해 친환경 정책에 보조를 적극 맞추고 나섰다. 이에 환경을 필수로 생각하는 ‘필환경’ 가치가 우리 사회의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는 듯 보였다. 

그런데 이 같은 가치를 흔드는 사태가 올해 우리 사회를 덮치기 시작했다. 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일회용품 사용은 크게 범람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다회용품 사용을 소비자들이 꺼리기 시작하면서 카페에선 다시 일회용 컵이 등장했다. 환경부는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심각해지자 2월 24일 전국 지자체에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또 언택트(비대면) 배달음식과 택배 상품 주문에 늘어남에 따라 관련 일회용품 쓰레기도 대폭 증가했다. 배달 음식의 경우, 주로 플라스틱 그릇이나 스티로폼 접시에 담겨 온다. 

포장 폐기물이 늘면서 올 1분기에 주요 일회용품의 발생 규모도 크게 늘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1분기 플라스틱 포장재는 전년 동기 20% 늘었다. 폐지와 폐비닐도 각각 15%, 8% 증가했다. 생활쓰레기 규모도 대폭 증가한 상태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진 2월 이후, 전국에서 새로 확인된 ‘쓰레기 산’이 4곳(1만6,620t)에 이른다고 환경부는 최근 국회에 보고했다. 

최근 산업계는 포스트코로나(코로나19 이후의 시대) 대비에 분주하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언택트 문화가 우리 일상에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각 산업계는 분주하게 대응하고 있다. 언택트 시대를 맞아 배송 서비스도 확장되고 있다. 음식, 식료품, 택배물품을 넘어 화장품 배달서비스까지 등장했다. 

문제는 배송산업이 확장될수록 더 많은 쓰레기가 양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포장재 사용이 늘어나는 만큼 관련 생활폐기물도 증가할 수 있다. 물론 비대면 배송 서비스는 매우 편리하다. 하지만 이러한 편리함을 이용한 대가로 우리는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를 마주할 수 있다. 어쩌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제일 먼저 마주해야 할 문제는 ‘쓰레기 대란’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코로나19 사태 만큼 환경문제 대응에 보다 엄중한 인식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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