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 사태에 가상현실·증강현실(VR·AR) 등 XR(확장현실)시장도 올해 큰 타격을 입어다. 하지만 IT업계에서는 ‘언택트 사회’가 활성 화되면서 내년부터 VR·AR시장 세할 수 있 으로 전망 있다./ Shutterstock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 사태에 전 세계 경제가 얼어붙은 가운데 정보통신(IT)업계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스마트폰, 컴퓨터, 태블릿 등 전자기기 시장은 1~2분기에 출하량 및 판매량이 크게 떨어지며 유례없는 암흑기를 보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 분야로 손꼽히는 가상현실·증강현실(VR·AR) 등 XR(확장현실)분야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피해가지 못한 상황이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의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VR·AR시장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20%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IT업계에서는 ‘언택트 사회’가 활성화되면서 내년부터 VR·AR시장이 회복세에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올해는 힘들었지만”… VR·AR시장, 내년부터 급성장 예상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9일 2021년부터 VR, AR을 포함한 XR(확장현실) 기술 시장이 회복하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SA는 올해 2020년엔 VR·AR시장이 위축된 상태지만, 향후 몇 년 동안 시장이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 봤다.

SA가 발표한 ‘AR과 VR에 미치는 코로나19의 영향(COVID-19 Impact on AR and VR)’ 보고서에 따르면 VR·AR 관련 하드웨어 매출액은 오는 2025년 2,700억달러(한화 약 324조원7,0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장비 출하량 역시 올해보다 6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역설적이게도 SA는 VR·AR시장의 회복과 성장이 코로나19 때문이라고 보고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온라인 공연 등 언택트 사회의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인 VR과 AR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SA 데이비드 맥퀸 상무이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새로운 근무환경과 생활패턴은 VR·AR 하드웨어 시장에 대한 장기 성장 예측치를 높였다”며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군사 훈련 등에 모두 VR·AR기술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서 전망한 글로벌 VR·AR시장 매출 전망 그래프. VR·AR 관련 하드웨어 매출액은 오는 2025년 2,700억달러(한화 약 324조원7,0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아울러 내년부터 예정돼 있는 VR·AR 신제품의 출시도 시장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SA는 ‘경량화 및 중저가’라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AR글래스나 VR헤드셋 등의 제품들이 내년부터 상용화된다면 내년 VR·AR시장 성장에 강력한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데이비드 맥퀸 상무이사는 “연초 CES에서 본 엔리얼과 삼성 헤드셋 등 스마트폰 튜닝 AR 헤드셋의 출시가 올해 말부터 내년 상반기에 급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커 SA 부사장도 “VR·AR시장은 초기에는 좋은 품질의 경험을 위해 기꺼이 돈을 쓰려는 ‘하드코어’ 게이머들을 끌어 모았다”며 “이후 VR·AR기기는 이들 뿐만 아니라 산업에서 VR과 AR기술을 이용하려는 기업들도 고객으로 포함시킬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완전히 몰입된 VR과 AR의 3D환경은 설계, 엔지니어링, 자동차, 건축분야 등에서 그 가치를 입증하기 시작했다”며 “특히 훈련과 교육은 VR의 새로운 진출 영역이 됐다”고 덧붙였다.

◇ 언택트 ‘대세’되자 VR·AR 관심도↑… 국내외 IT업계 시장확보 ‘분주’

이처럼 언택트 사회의 도래함에 따라 VR·AR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IT기업들도 해당 서비스 준비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4월 블룸버그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애플은 VR콘텐츠 제작기업 넥스트VR을 1억달러(한화 1,230억원) 규모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IT기업들이 제작한 VR헤드셋에 필요한 콘텐츠를 제공해온 넥스트VR은 NBA 등 스포츠 경기를 제휴해 VR콘텐츠로 중계한 바 있다. 때문에 언택트 스포츠 중계에 특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19일 애플의 VR헤드셋 ‘N301’이 조만간 공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마이크 록웰 애플 부사장은 AR/VR개발팀을 운영 중으로, VR헤드셋 N301과 AR글래스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VR헤드셋의 경우 내년 혹은 2022년에 공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의 AR글래스의 경우 오는 2023년 출시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도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 VR·AR시장 주도권 및 기술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통신사들은 다양한 VR·AR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VR·AR시장의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국내에서는 이동통신사들은 다양한 VR·AR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9일 개최된 ‘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하이라이트 코너인 ‘감독과의 대화’를 5G통신과 VR기술을 활용한 가상공간 ‘점프VR’ 소셜룸에서 진행했다. 사진은 SK텔레콤의 점프VR소셜룸에서 이용자가 감독과의 대화 코너에 참가한 모습./ SK텔레콤

SK텔레콤은 9일 개최된 ‘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하이라이트 코너인 ‘감독과의 대화’를 5G통신과 VR기술을 활용한 가상공간 ‘점프VR’ 소셜룸에서 진행했다. VR기술을 활용해 진행된 이번 행사는 VR기술이 향후 공연 및 간담회 등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T는 유망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해 VR·AR시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의 개인형 VR서비스 ‘슈퍼VR’에 국내외 스타트업 100여개가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VR과 같은 실감미디어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해 새롭고 참신한 VR콘텐츠를 발굴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중국의 AR글래스 제조기업과 손잡고 올해 3분기에 AR글래스 ‘엔리얼 라이트’를 출시할 예정이다. 가격은 현재 공개되지 않았으나 대략 499달러(한화 60만원)정도로 추측되고 있다.

◇ ‘디지털 뉴딜’ 추진 중인 정부, “VR·AR기술로 디지털 전환 촉진할 것”

아울러 우리나라 정부도 VR·AR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7일 ‘디지털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VR·AR 등 XR 분야 ‘실감콘텐츠 신시장 창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추경 예산 2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의 일상화와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현장의 다양한 정책적 요구를 반영해 사업계획을 준비해 왔다”며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총 7개 관계부처 40여명의 민간 전문가가 참여한 과제 기획반을 구성 및 운영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VR·AR기술을 교육훈련, 의료, 제조분야에 적용하는 대규모 ‘XR융합프로젝트’ 3개 과제 지원을 위해 추경예산 1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원격회의 및 협업, 교육, 전시 등 비대면 수요가 높고, VR과 AR기술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비대면 핵심서비스 제작에는 100억원을 지원될 예정이다.

송경희 과기정통부 소프트웨어정책관은 “언택트 환경이 일상화되면서 우리의 삶 전반에 VR·AR 등 실감기술 활용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과기정통부는 VR·AR 등 실감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개발 지원 확대를 통해 우리 경제사회 전반의 디지털 전환 촉진을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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