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뒤 한 기자가 박 시장의 성추행 관련 의혹을 질문하자 “나쁜 자식 같으니”라며 노려봤다./뉴시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뒤 한 기자가 박 시장의 성추행 관련 의혹을 질문하자 “나쁜 자식 같으니”라며 노려봤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기자의 질문을 받고 격노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박 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70년대부터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40년을 함께해 온 오랜 친구다”며 “친구가 이렇게 황망하게 떠났다는 비보를 듣고 애석하기 그지없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이 대표는 한 기자가 '고인에 대한 의혹이 있는데 당 차원의 대응을 할 것인가'라고 묻자 “그건 예의가 아니다”며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하는 것인가. 최소한 가릴 게 있고”라며 격노했다.

이 대표는 이에서 그치지 않고 “나쁜 자식 같으니”라며 화를 삭이지 못하고 질문한 기자를 잠시 노려보다 자리를 떴다.

이 같은 이 대표의 대응이 논란이 되자 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질문을 한 기자의 소속 언론사에 전화해 “송구하다”라고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향자 민주당 의원도 13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해찬 대표께서 너무 격양되어서 말씀하시기는 했지만 40년 지기 인간에 대한 도리라는 측면에서 저는 공감을 하기는 했다”면서도 “잘못하기는 하셨다는 말씀 드린다”라고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양 의원은 “당시 기자께서 질문하신 부분은 충분히 기자로서 할 수 있는 질문이었다고 보고, 또 반드시 해야 하는 질문이지만 저는 그 시점도 조금 아쉽다”며 “장례가 끝난 뒤에 하루 이틀 지나서 그런 질문을 해주셨으면 좋지 않았을까”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당사자인 이 대표가 직접 사과해야 한다며 비판을 가했다. 박수영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취재는 약간 오버였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답변은 부적절했다”며 “기자에 대해서 XX 자식, 단어까지 쓰셨다는 것에 대해서 저는 사실 신문을 보면서도 제가 의심을 했다”고 비판했다.

언론인 출신의 조수진 통합당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의 욕설은 ‘이해찬’이란 개인이 아닌, 여당 전체의 뜻에서 이뤄진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대표의 욕설이 여당 전체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 대표가 직접 나서서 사과하고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연일 불거지는 여권 인사들의 성 논란에 ‘더불어미투당’이란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높고, 그만큼 당 차원의 근본적 대응은 당연히 조명 받을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도 기자가 이 대표에게 당 차원의 대응을 물었다는 이유로 쌍욕을 한 것은 작금의 사태를 안이하게 보기 때문이라고 밖엔 생각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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