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I코리아가 일본 불매운동에도 불구하고 큰 타격을 입지 않은 채 적극적인 마케팅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JTI코리아가 일본 불매운동에도 불구하고 큰 타격을 입지 않은 채 적극적인 마케팅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해 하반기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조치로 촉발된 한일관계 악화가 대대적인 ‘일본 불매운동’으로 이어진지도 1년이 넘었다.

한일관계가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있는 가운데, 일본 불매운동의 열기 자체는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아예 일상화된 측면이 적지 않다. 한때 잘나가던 일본 제품 및 기업들을 배제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많고, 이로 인해 해당 기업들은 1년 넘게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예 한국에서 철수하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일본에 뿌리를 두고도 일본기업이란 손가락질을 애써 외면했던 담배기업 JTI코리아 만큼은 예외다. 큰 흔들림 없이 굳건하게 국내 영업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Japan Tabacco’에 뿌리 둔 JTI코리아

JTI코리아는 일본의 국영기업이자 세계 3대 담배회사로 꼽히는 JT에 뿌리를 두고 있다. JT는 재팬타바코(Japan Tabacco)를 의미한다. JT의 글로벌사업 법인이 JTI인데, JTI코리아는 그 한국법인이다. JTI코리아의 지분은 네덜란드 법인인 ‘JT International Holding B.V.’가 100% 보유하고 있고, 이 법인은 다시 JTI의 지배를 받고 있다.

이러한 태생적 배경으로 인해 JTI코리아는 지난해 불어 닥친 일본 불매운동의 거센 바람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해 7월엔 공들여 준비하던 신제품 출시 행사를 전격 취소하기도 했다. 당시 JTI코리아는 날씨를 이유로 들었으나, 업계에선 한일관계 악화 및 일본 불매운동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실제 당시 적잖은 일본 관련 기업들이 각종 행사를 취소한 바 있다.

하지만 JTI코리아는 줄곧 ‘일본기업’이란 태생적 배경을 애써 외면했다. “스위스에 글로벌기업의 한국법인”이라며 선을 그었다. 정작 그들이 말하는 글로벌기업이 일본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했다.

◇ 보이지 않는 타격… 오히려 ‘공세 강화’

이 같은 상황에 놓인 JTI코리아는 극심한 실적악화가 예상됐다. 실제 비슷한 처지의 다른 기업들은 뚜렷한 실적 감소세를 보였다. 실적 악화를 감당하지 못하고 아예 한국에서 철수한 곳도 있었다.

그러나 JTI는 그러한 예상을 깨트렸다. 일본 불매운동이 한 해의 절반을 삼켰던 지난해, JTI코리아는 1,86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018년 1,878억원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매출액이었다. 영업이익 역시 2018년 57억원이었던 게 지난해 49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 들어서도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 JTI코리아의 국내 영업상황은 필리핀에서 들여오는 담배 수입 현황을 통해 엿볼 수 있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담배회사 중 JTI코리아만이 필리핀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의 수출입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필리핀에서 수입된 담배는 1,921.7톤·2,591만3,000달러 규모다. 일본 불매운동이 불거지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 1,449.8톤·1,901만6,000달러에 비해 오히려 증가했다.

숫자로 나타나는 수치 뿐 아니다. JTI코리아는 마케팅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지난해 하반기와 달리 올해는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자담배 플룸테크 팝업스토어를 연이어 운영했고, 이커머스 입점도 성사시켰다. 심지어 ‘공짜 마케팅’ 등 할인공세까지 꺼내든 바 있다. 플룸테크의 출시 행사를 전격 취소하고, 조용히 내놓았던 지난해와 상반된다.

이처럼 일본 불매운동이 1년에 접어든 가운데, JTI코리아는 큰 타격을 입기는커녕 더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JTI코리아의 점유율이 애초에 그리 높지 않았던 데다, 담배의 경우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아 선호하는 제품을 쉽게 바꾸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며 “적극적인 마케팅은 전자담배 시장에서 플룸테크가 다소 밀리고 있는 상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시사위크>는 일본 불매운동이 영업 및 실적에 미친 구체적 영향과 향후 계획 등을 묻고자 JTI코리아에 접촉했으나 회신을 받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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