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뚜루의 자연주의 콘셉트를 강조한 서울 신촌의 '나뚜루 플래그십 스토어'. / 롯데제과
나뚜루의 자연주의 콘셉트를 강조한 서울 신촌의 '나뚜루 플래그십 스토어'. / 롯데제과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토종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나뚜루가 성수기인 여름철을 맞아 점유율 확장에 고삐를 죈다. 최근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로 각광을 받고 있는 구독 서비스를 발판 삼아 명예 회복에 나선다.

◇ 롯데제과 ‘나뚜루’… 구독서비스에 거는 기대

먹거리의 ‘구독 시대’가 빠르게 도래하고 있다. 디저트 시장이 커지면서 성장세를 타고 있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도 집에서 손쉽게 구독해 즐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롯데제과가 국산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의 대명사인 나뚜루의 구독 서비스(월간 나뚜루)를 선보인 것이다.

월간 나뚜루는 롯데제과가 야심차게 선보인 구독 서비스의 ‘2탄’ 격이다. 지난달 선보인 과자 구독 서비스 ‘월간 과자’가 3시간 만에 마감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자 곧바로 품목을 확대키로 했다. 한 달에 일정 금액을 선지불하면 브랜드 매니저가 엄선한 제품을 받아 볼 수 있다.

나뚜루가 새롭게 시작하는 구독 서비스에 거는 기대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외국산이 지배하고 있는 국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국산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나뚜루를 두고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쟁사에 결코 뒤지지 않는 맛, 20년 넘는 시간에 걸쳐 쌓인 확실한 인지도를 구축하고 있음에도 브랜드 파워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업 주체의 잦은 변동은 나뚜루를 향한 세간의 시선이 크게 그릇된 게 아님을 말해 준다. 지난 2011년 롯데GRS(당시 롯데리아)로 소속을 옮기며 업계의 이목을 끌어 모은 나뚜루는 7년 만에 다시 친정이 롯데제과로 복귀했다. 이를 두고 연령대를 낮추고 전문 매장을 키워 배스킨라빈스를 따라잡으려던 당초 계획이 불투명해지자 완제품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 협업으로 판매 활로 개척… 나뚜루의 ‘열일’

업계 관계자는 “롯데GRS 아래서 추진됐던 콘셉트인 ‘나뚜루 팝’(POP)을 전량 폐기했는데 상대적으로 고가에 해당하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에서 10~20대를 타깃으로 삼았던 게 패착이었을 거다”라며 “대신 경제력을 갖춘 30~40대층에 중점을 둔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자연주의로의 회귀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나뚜루는 ‘잃어버린 7년’으로 인해 녹록지 않은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전국의 매장 수는 56곳 뿐. 1,500여 매장을 보유한 배스킨라빈스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완제품 시장도 만만치 않다. 하겐다즈가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최근 벤앤제리스, 헤일로탑, 쓰리트윈즈 등 ‘Made In USA’가 잇따라 상륙하며 경쟁 구도가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나뚜루도 경쟁력 제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베이커리 전문점 뚜레쥬르에서 자사의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점포 수 열세를 만회할 수 있게 됐다. 또 국내에서도 채식주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비건 인증 아이스크림을 내놓는 등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구독 서비스 또한 점유율 회복이 절실한 나뚜루 전담팀의 고민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제과는 처음 시행되는 신규 서비스의 추이를 보고나서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월간 과자와 나뚜루 등 소비자의 반응에 따라 구독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추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