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4 09:10
문태곤 강원랜드 사장, 코로나19로 ‘착잡한 끝자락’
문태곤 강원랜드 사장, 코로나19로 ‘착잡한 끝자락’
  • 권정두 기자
  • 승인 2020.07.21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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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곤 강원랜드 사장이 임기 마지막해 코로나19 사태로 위기를 맞고 있다. /뉴시스
문태곤 강원랜드 사장이 임기 마지막해 코로나19 사태로 위기를 맞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문태곤 강원랜드 사장이 임기 끝자락에 덮친 야속한 코로나19 사태로 짙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임기 내내 바람 잘 날이 없었던데 이어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조차 어려워진 모습이다.

◇ 취임부터 임기 내내 ‘험로’

문태곤 사장은 2017년 12월 21일 강원랜드 사장으로 취임했다. 당시 강원랜드는 초유의 채용비리 사태를 비롯해 각종 비리사건에 휩싸여있었고,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에선 최악의 점수를 받아들었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및 감사원 출신인 문태곤 사장이 강원랜드 수장으로 낙점된 배경이었다.

취임식에서부터 “과거의 잘못에 대한 통렬한 자기반성과 함께 이를 바로잡기 위한 단합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한 문태곤 사장은 혁신과 쇄신, 내부기강 확립을 위해 분주한 행보를 이어갔다.

하지만 강원랜드는 늘 그렇듯 바람 잘 날이 없었다. 문태곤 사장 취임 전에 벌어진 채용비리 사건은 198명에 대한 채용취소 및 소송전으로 이어지며 거센 후폭풍을 일으켰다. 정치권도 연루되는 등 강원랜드를 넘어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남겼다.

채용비리 사건의 뒷수습이 어느 정도 이뤄진 뒤에도 혼란과 잡음은 계속됐다. 대내외적으로 크고 작은 논란 및 사건이 끊이지 않았고, 2019년 초에는 근무방식 변경에 반발한 노조가 문태곤 사장에 대한 해임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강원랜드의 태생적 특성상 중요하게 여겨지는 지역사회와의 관계도 순탄치 않았다. 문태곤 사장의 불통과 홀대를 지적하며 불만이 폭발한 지역사회는 지난해 4월 강원랜드 주변 곳곳에 ‘문태곤 출입금지’라는 스티커를 부착했다. 이후에도 지역사회와의 불편한 관계는 전임 사외이사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제기 및 강원도와의 폐광기금 논란으로 정점에 달했다.

임기 후반부에 접어들어서도 문태곤 사장이 취임 당시 마주했던 당면과제들은 지지부진한 모습이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청렴도 측정 결과는 4등급으로 또 다시 아쉬움을 남겼고, 내부 기강해이를 드러내는 사건도 계속됐다.

강원랜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 2월부터 148일 동안 휴장했다. /강원랜드
강원랜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 2월부터 148일 동안 휴장했다. /강원랜드

◇ 코로나19로 요원해진 ‘유종의 미’

이처럼 임기 내내 바람 잘 날 없었던 문태곤 사장이지만, 강원랜드의 과거 잔혹사에 비춰보면 그래도 무난한 편이었다.

강원랜드는 설립 이후 부패·비리 사건이 끊이지 않았고, 특히 수장들의 잔혹사가 계속됐다. 그동안 강원랜드를 거쳐 간 7명의 사장 중 3명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했고, 구속된 것도 3명에 이른다.

특히 문태곤 사장은 여러 난처한 논란 속에서도 원칙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 왔다. 채용비리 연루자들에 대한 채용취소 조치 및 후속 대응, 강원랜드에 손해를 끼친 전임 사외이사들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제기, 강원도와의 폐광기금 갈등 등이 대표적이다. 지역사회로부터 원성을 사긴 했으나, 강원랜드 입장에선 충분히 원칙적이고 합리적인 대응이었다.

또한 문태곤 사장은 개인비리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일이 없었다. 적잖은 전임 사장들이 비리에 연루돼 구속 또는 수사를 받았고, 심지어 법인카드 개인유용 등의 논란까지 있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모범사례로 남기에 충분했다.

어느덧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이한 문태곤 사장은 강원랜드의 미래 기반을 다지며 ‘유종의 미’를 그렸다. 올해 초 “올해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한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며 “5년 뒤를 염두에 둔 중장기 경영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원랜드의 내국인 카지노 독점권한을 보장하고 있는 폐특법(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2025년 폐지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속성장을 위한 동력 마련 및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문태곤 사장은 뜻밖의 악재를 마주하고 말았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사태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 확산되기 시작하자 강원랜드는 지난 2월 23일을 기해 영업을 전면 중단했다. 그리고 이 같은 초유의 휴장사태는 최근까지 무려 148일 동안 이어졌다.

초유의 장기 휴장사태에 따른 강원랜드의 피해는 수천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강원랜드의 지난해 하루 평균 매출액(37억원)을 근거로 추산해볼 수 있는 휴장기간 매출 손실만 5,500억원에 육박한다.

그나마 강원랜드는 지난 20일을 기해 일반영업장의 휴장을 마치고 영업을 재개한 상태다. 단, 정상영업은 아니다. 기존 회원에 한해 하루 750명까지만 입장 가능하다. 정상영업 당시 평균 입장객은 8,000여명 수준이었다. 그마저도 영업재개 첫날인 지난 20일 실제 입장객은 제한인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제한영업 기간의 매출액은 평소의 10%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장제한 확대 및 해제 시점은 현재로서 예상하기 어렵다.

코로나19 사태의 추이를 감안하면, 강원랜드의 올해 연간 매출액은 평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상 첫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암울한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혼란 속에 취임해 바람 잘 날 없는 임기를 보낸 문태곤 사장 입장에선 ‘유종의 미’마저 물 건너가게 된 모습이다. 역대 최악의 실적 및 초유의 적자를 기록한 사장으로 기록되는 것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불가항력적인 외부요인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불명예가 아닐 수 없다.

문태곤 사장은 취임 당시 “임기만 채우는 그저 그런 지나가는 바람 같은 사장이 아니라, 여러분들과 지역주민들의 가슴에 남아있는 ’우리 사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이 역시 요원해진 모습이다.

한편, 문태곤 사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20일을 기해 만료된다. 그동안 강원랜드 사장이 연임된 사례는 사실상 없어, 그의 연임 가능성도 낮게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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