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끌레도르'가 배우 김태희를 모델로 발탁하며 시장 공략에 나선다. / 빙그레 유튜브 캡쳐.
빙그레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끌레도르'가 배우 김태희를 모델로 발탁하며 시장 공략에 나선다. / 빙그레 유튜브 캡쳐.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빙그레의 ‘끌레도르’가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의 왕좌를 노린다. 브랜드 탄생 15주년을 맞아 새 옷을 갈아입고 빅 모델까지 채용하는 등 전열을 정비하며 ‘하겐다즈’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 11년 만에 빅 모델 발탁… 지원 사격 받는 ‘황금열쇠’

올해 초, 브랜드의 말뜻인 ‘황금열쇠’ 디자인으로 리뉴얼을 단행한 끌레도르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 최근 배우 김태희를 모델로 발탁하며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해 나간다.

끌레도르가 빅 모델을 발탁한 건 11년 만이다. 지난 2009년 배우 박보영을 마지막으로 유명 연예인을 내세운 마케팅을 펼치지 않았다. 지난 2016년 처음으로 단행한 브랜드 리뉴얼 작업에서도 폰트와 패키지 디자인, 제품 구성 등에만 손을 댔을 뿐 마케팅적인 요소에는 큰 투자를 감행하지 않았다.

빙그레가 끌레도르에 힘을 싣는 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의 성장성에 주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흔히 ‘슈퍼마켓 아이스크림’이라고 불리는 중저가 빙과 시장은 가격 구조가 왜곡되면서 쪼그라들고 있는 실정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5년 2조원을 넘었던 국내 아이스크림 소매시장 매출규모는 2018년 1조6,322억원로 감소했다. 아이스크림이 동네 슈퍼마켓의 미끼 상품으로 전락하면서 나타난 부작용이다.

반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의 시장 건전성은 유지되고 있는 형편이다. 정찰제로 판매되는 편의점에서 주로 취급된 덕분이다. 또 소비자들의 입맛이 점점 고급화 되면서 관련 수요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밴앤제리스’ ‘쓰리트윈즈’ ‘헤일로탑’ 등 해외여행지에서나 먹을 수 있었던 미국의 유명 브랜드를 국내에서 접할 수 있게 된 것도 같은 이치다.

◇ ‘끌레도르-매그넘’ 투톱… ‘프리미엄 공략’ 시동 거는 빙그레

빙그레 관계자는 “국내 빙과시장은 중저가 제품들은 정체 상태에, 프리미엄 제품들은 꾸준히 성장하며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면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3~4위를 유지하고 있는 끌레도르를 1위 하겐다즈를 목표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출시 15주년을 맞은 끌레도르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국산 브랜드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첫 출시 10년 만에 누적 매출 1,300억원을 돌파한 끌레도르는 2016년 첫 리뉴얼이 이뤄진 뒤 단 4년 만에 1,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철저한 고급화 전략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끌레도르는 국내산 원유를 사용하고 원재료의 질감을 살리는 데 주력해 왔다. 플레이버 중 하나인 크림치즈 맛에는 프랑스의 크림치즈 브랜드 ‘끼리’를 넣을 만큼 풍미를 살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수입 브랜드와의 시너지 효과도 노린다. 빙그레는 영국-네덜란드계 기업인 유니레버사의 ‘매그넘’과 ‘코네토’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들은 향후 출시될 끌레도르의 미니컵, 파인트, 콘 제품군과 함께 하겐다즈 공략의 선봉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빙그레에서 유제품 다음으로 많은 3,608억원의 매출(42%)을 올리고 있는 아이스크림군에서 프리미엄 라인은 약 300억원 연매출을 담당하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라인업 확장과 함께 끌레도르를 더 많은 소비자들이 접할 수 있도록 유통채널 확장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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