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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갈등 격화] 영사관 폐쇄하는 트럼프의 속내
[미중갈등 격화] 영사관 폐쇄하는 트럼프의 속내
  • 서예진 기자
  • 승인 2020.07.24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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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한국 등을 초청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17년 11월 9일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걷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미중갈등이 양국 간 영사관 폐쇄 조치로 더욱 심화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11월 9일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걷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날로 격화되고 있는 미중갈등이 ‘영사관 폐쇄’로 더욱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지식재산권 보호와 스파이 근절을 이유로 미국 정부가 텍사스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구하자, 중국이 쓰촨성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폐쇄로 맞섰다. 

미국 정부가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구한 것에 대해 중국이 같은 수위의 맞대응을 할 것은 예상된 바였다. 하지만 영사관 폐쇄는 국교 단절 직전 단계의 외교조치이자 미중 수교 이후 초유의 사태라 추이가 주목된다.

◇ 미중, 영사관 폐쇄로 서로 치고 받기

미국은 지난 21일(현지시간) 72시간 내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3일 “휴스턴 총영사관이 스파이 활동과 지식재산권 절도의 중심지였다”고 제재 사유를 밝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미국 내 중국 공관의 추가 폐쇄를 검토하고 있냐는 질문에 “추가 공관의 폐쇄에 관해서라면 언제든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상응 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중국 외교부는 24일 오전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24일 오전 중국 외교부는 청두에 있는 미국 총영사관의 설립과 운영에 대한 라이센스를 취소하기로 결정했으며, 모든 사업과 활동을 중단하기 위해 총영사관에 특정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21일 미국은 일방적으로 사건을 일으켜 중국이 휴스턴의 총영사관을 폐쇄하도록 요구했다”며 “(미국의)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 조치는 국제법과 국제 관계의 기본 규범과 중미 영사조약 관련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했으며 중미 관계가 심각하게 손상됐다”고 했다. 

청두 미국 영사관은 1985년 개소한 곳으로, 쓰촨성과 함께 티베트와 윈난(雲南)·구이저우(貴州)·충칭(重慶) 등 중국 서남부 지역을 관장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앞에서 22일(현지시간) 사람들이 서있다. 지난 21일 미국 정부는 총영사관에 24일까지 폐쇄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AP-뉴시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앞에서 22일(현지시간) 사람들이 서있다. 지난 21일 미국 정부는 총영사관에 24일까지 폐쇄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AP-뉴시스

◇ 휴스턴 영사관, 정치적 계산 들어간 타깃인가

영사관 폐쇄는 미국과 중국이 수교한 1979년 이래 처음 있는 일로, 서로에게 초강수를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몇 년간 양국의 갈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 화웨이 이슈, 홍콩보안법,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관세 전쟁 등 다방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영사관까지 폐쇄할 경우 국교단절도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은 지식재산권 탈취 제재를 이유로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구했다. 최근 휴스턴 총영사와 외교관들이 공항에서 가짜 신분증을 이용해 중국인을 빼돌리려다 적발됐다는 이유도 들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휴스턴 총영사관을 지목한 것은 정치적 부담이 제일 적은 곳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DC·뉴욕·로스엔젤레스·샌프란시스코·시카고·휴스턴 등 6곳에 중국 공관이 위치해 있다.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은 양국이 외교 관계를 맺은 1979년 중국이 미국에 처음 개설한 영사관이라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미중 수교의 상징성으로 보면 워싱턴DC, 중국인 인구 규모가 큰 곳은 로스엔젤레스 영사관이다. 미국 정부가 지식재산권 절도를 이유로 들었다면 샌프란시스코 공관을 폐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의 자매격인 중국 우한 주재 미국 영사관이 이미 코로나19로 폐쇄 중이다. 자매 영사관이 폐쇄 중이므로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하더라도 정치적인 타격이 적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을 100여일 앞두고 반중정서로 지지세력 결집을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조치에 ‘동등한 보복’으로 청두 미국 영사관 폐쇄 조치를 가했다. 중국의 조치에 트럼프 대통령은 비판과 제재에 더 열중할 가능성이 높고, 이런 상황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보복의 악순환이 계속되지 않도록 미중 간 ‘영사관 폐쇄’ 조치로 인해 국교단절까지 가지 않고, 미중 정상 간의 결심으로 일단락될 가능성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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