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1터미널 출국장 운영을 중단하기로 한 SM면세점이 추가로 인천공항 1터미널 입국장과 2터미널 입국장 영업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공사에 전달했다. 사진은 지난 4월 영업을 종료한 SM면세점 서울점의 내부 모습. / 뉴시스​
​인천공항 1터미널 출국장 운영을 중단하기로 한 SM면세점이 추가로 인천공항 1터미널 입국장과 2터미널 출국장 영업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공사에 전달했다. 사진은 지난 4월 영업을 종료한 SM면세점 서울점의 내부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국내 면세 산업의 성장을 이끌어 온 SM면세점이 기로에 서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거센 폭풍을 이겨내지 못하고 일선 영업점이 완전히 문을 닫을 처지에 놓이게 됐다. 당장의 법인 철수 없이 사태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코로나19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정상화는 기약 없이 미뤄질 전망이다.

◇ 6년 만에 기로에 선 SM… 영업점 ‘제로’ 되나

코로나19의 여파로 인천공항 1터미널 재입찰을 포기했던 SM면세점이 인천공항에서 완전히 철수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27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SM면세점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인천공항에 계약해지 통보 공문을 발송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여객감소, 사업 환경의 악화를 초래한 관련법령 및 정부정책의 변경으로 인해 인천공항 1터미널 입국장과 2터미널 출국장 영업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업중단을 선언한 인천공항 1터미널 입국장과 2터미널 출국장은 SM면세점에게 있어 ‘마지막 보루’였기 때문이다. 이미 인천공항 1터미널 출국장과 시내 면세점 운영을 포기한 바 있는 SM면세점이 이들 두 곳에서 마저 방을 빼면 보유 영업점은 ‘제로’ 상태가 된다. 입국장 면세점에서의 담배 판매가 허용되면서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코로나19를 이겨내기엔 역부족이었다.

SM면세점은 빠른 시일 안에 공항에서 철수하겠다며 다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추가 손실을 지켜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가 터진 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서편 매장의 하루 매출은 1,000달러(약 120만원)에 불과할 만큼 사정이 어려워졌다. 실제 SM면세점은 코로나19가 본격화 되던 지난 1분기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진 1월이 포함됐음에도 65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 중견 면세 힘 실어주던 정부… 상생엔 ‘미적지근’

면세업에 뛰어든 지 6년 만에 중대 위기를 맞게 된 SM면세점이 자취를 감출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현 시점에서는 SM면세점이 인천공항 측에 계약해지 통보를 보냈을 뿐, 아직 어떠한 답변도 받지 못한 상태다. SM면세점 관계자는 “계약해지 조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해 영업을 중단한다는 의사를 공사 측에 보낸 단계이며, 이후 절차에 관해서는 어떤 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업점이 전부 철수했다고 해서 법인까지 청산되는 건 아니다. 향후에 사업을 재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이 관계자는 “현장 직원들이 불안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권고사직 등 구조조정 없이 이전의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부 정책이 신생 중견 면세업체를 궁지로 몰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중소‧중견 면세업자들의 성장을 독려해 오던 정부가 코로나19 국면 속에서는 기반이 취약한 중견 면세업자들을 대기업과 같은 범주에 넣었다. 국토교통부는 SM면세점 등 중견업체의 임대료 감면폭을 대기업과 동일한 50%로 설정했다. 문재인 정부의 규제완화 성과로 알려진 입국장 면세점 도입이 생색내기에 불과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매년 임대료 수입으로만 1조에 가까운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면서 “민간기업에 늘상 ‘상생’을 강조하며 각종 규제로 기업을 길들여 온 정부가 코로나19라는 세계적 재난으로 생사기로에 놓인 기업들의 아우성을 외면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임차인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서 정부가 솔선수범을 보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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