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2 11:42
[민주당 당권경쟁] ‘갑툭튀 변수’ 박주민의 노림수
[민주당 당권경쟁] ‘갑툭튀 변수’ 박주민의 노림수
  • 김희원 기자
  • 승인 2020.07.28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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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도전한 박주민 의원이 지난 25일 오후 제주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시·도당 순회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박 의원이 막판 당권 레이스에 뛰어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도전한 박주민 의원이 지난 25일 오후 제주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시·도당 순회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박 의원이 막판 당권 레이스에 뛰어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8‧29 전당대회를 앞두고 막판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변수가 발생하면서 당권 레이스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의 당권 경쟁은 당초 당대표 출마 의지를 피력해왔던 우원식‧홍영표 의원이 출마를 접으면서 유력 대선주자인 5선의 이낙연 의원과 4선을 지낸 김부겸 전 의원 간의 양자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었다. 그러나 박주민 의원(재선, 서울 은평구갑)이 돌연 출사표를 던지면서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당초 재선인 박 의원은 당 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박 의원이 막판에 당권 레이스에 가세하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예상 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박 의원은 가까운 의원들과 출마 여부에 대해 논의한 후 최종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출마 기자회견에서 “두 분에 비하여 한없이 작고 가벼운 존재인 저 자신이 두 분과 경쟁하는 것이 맞는 일인가 하는 걱정도 있다”며 “그러나 개인적 전망, 목표를 내려놓고 당의 미래를 위해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민주당의 당 대표가 되어 전환시대의 새로운 대한민국, 전환시대의 민주당의 새로운 도전에 제 역할을 다하겠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당선 가능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박 의원이 거물급 정치인들과 맞붙는 이유는 무엇일까.

◇ 박주민, 서울시장 넘어 대권 도전?

일각에서는 박 의원이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염두에 두고 정치적 기반을 다지기 위해 출마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박 의원은 ‘지금’이라는 단서를 달아 서울시장 선거 출마 가능성에 대해 일축하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 24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저를 서울시장 후보 물망으로 올려주신 분들께서는 저를 높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지만, 서울시장에 대한 뜻은 없다. 지금은”이라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 의원의 당대표 출마는 단순하게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만을 목표로 둔 것이 아니라 ‘대선 출마’라는 큰 그림까지 염두에 두고 여권의 차기 ‘리더’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내에서는 지난 4‧15 총선 공천 과정에서 80년대 운동권 세력, 즉 ‘86세대 용퇴론’이 거론된 바 있다. 당 내에서는 86세대가 물러나고 후배 정치인들에게 길을 터줄 때가 됐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86세대’의 뒤를 이을 미래 세대 ‘정치 리더’가 없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1973년생인 박 의원도 ‘86세대 이후’를 고려해 당 대표 출마를 결심했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박 의원은 지난 2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이 안정적으로 전당대회를 치르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당이 출마 선언 2주 전부터 정말 복잡해지고 여러 얘기가 나왔다”며 “당이 어떻게 해야 되는지는 잘 찾아볼 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를 흔든 한마디가 있었다”며 “민주당에서는 ‘586’ 빼면 다음이 안 보인다고 하더라. 누가 나가서 죽더라도 깃발 한 번 들고 죽어야 하는 것 아닌가. 왠지 비겁한 것 같았다”고 밝혔다.

‘40대 젊은 피’를 내세우고 있는 박 의원이 친문의 지지를 끌어내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켜 전당대회에서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할 경우 ‘대선주자’나 ‘미래 정치 리더’로 등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 의원은 현재의 ‘이해찬 체제’ 지도부를 선출했던 2018년 전당대회에서 21.28%를 획득해 최고위원 중 1위로 지도부에 입성하며 득표력을 자랑한 바 있다.

‘거리의 변호사’, ‘세월호 변호사’로 널리 알려진 박 의원은 지난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당시 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더벤저스’(더불어민주당+어벤저스)로 표창원‧김병관 전 의원 등과 함께 직접 영입한 ‘문재인 키즈’의 대표선수다.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 특임교수 28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박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 생각도 있을 수는 있지만 단순하게 그 정도에서 머무르지 않고 대선 출마라는 잠재적 가능성까지 보고 당 대표에 출마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새로운 바람이 잘 불고 그걸 바탕으로 박 의원이 당대표 경선에서 2등을 하게 되면 차기 대권주자로도 올라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전망했다.

이어 “유력 대선주자인 이낙연 의원이 앞으로 수많은 위기에 닥치고 상처를 받을 때 민주당 입장에서는 다른 대안이 이재명 경기도지사 한 명만 있는 것보다 박주민이라는 대안이 한 명 더 있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며 강조했다.

철학자 탁석산 박사는 최근 MBN 시사프로그램 ‘판도라’에 출연해 민주당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박주민 의원이 적합하다고 주장하며 “박 의원이 지금 재선이 됐는데 미래가 있는 정치인이다”며 “제가 보기에는 미래에 투표를 한다면 박 의원이 (서울시장에 출마할 경우) 굉장히 유리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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