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이 지난해 하반기 실시된 금융감독원의 미스터리 쇼핑(암행검사)에서 낙제점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IBK투자증권이 지난해 하반기 실시된 금융감독원의 미스터리 쇼핑(암행검사)에서 낙제점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최근 잇단 사모펀드 사태에 연루돼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가운데 공개된 내용이라는 점에서 주목되는 분위기다. 

◇ 지난해 금감원 암행점검서 최하 점수… 투자자보호 원칙 어디로? 

미스터리쇼핑은 조사원이 금융상품에 가입하려는 고객처럼 금융회사의 점포를 방문해 금융회사 직원의 금융상품 판매 절차 이행과정을 평가하는 제도다. 금감원은 2009년부터 이 제도를 도입한 뒤, 매년 특정 주제를 정해 암행 점검을 실시해왔다. 금융사들의 투자자보호원칙 준수 및 불완전판매 등의 문제점을 점검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금감원은 지난해 8월 19일부터 10월 18일까지 2달간 증권사 17곳(250개 영업점)을 대상으로 미스터리 쇼핑을 진행했다. 당시 암행 점검은 조사원이 영업점을 방문해 여유자금에 대한 투자와 해외채권에 대한 계약의사를 밝히고 상담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금감원은 적합성 원칙(30점), 부적합상품판매 가이드라인(20점), 설명의무(50점) 등 세 개의 큰 평가기준 아래, 세부 항목별로 점수를 나뉜 뒤 영업 실태를 평가했다. △투자자 성향을 제대로 분석했는지 △적합한 상품을 권유하는지 △부적합상품의 투자권유 불가 안내를 했는지 △상품에 대한 설명과 투자위험을 제대로 했는지 등을 다양한 세부 항목을 점검하는 방식이었다. 점수에 따라 평가 등급은 우수(90점이상), 양호(80~89점), 보통(70~79점), 미흡(60~69점), 저조(60점미만) 등 5등급으로 나눠졌다.

점검 결과, 17개 증권사 중 유진투자증권(97.8점)이 홀로 ‘우수 등급’을 받았다. 이후 양호 등급 4개사, 보통 7개사, 미흡 3개사 순으로 이어졌다. 최하등급인 ‘저조’ 등급은 하나금융투자(58.8점)와 IBK투자증권 단 2곳이 받았다. 

IBK투자증권은 점검 대상 증권사 중 점수가 가장 낮았다. IBK투자증권의 점수는 31점에 불과했다. 투자자 보호 및 완전판매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채 상품 판매 영업이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금감원은 저조, 미흡 등급을 받은 증권사 5곳에 대해 판매관행 자체 개선계획을 제출받아 이행 결과를 점검하고 있다. IBK투자증권 측은 지난해 미스터리 쇼핑 점검 결과에 대해 뚜렷한 설명을 내놓지는 않았다. IBK투자증권 측은 “특별히 밝힐 입장이 없다”고 전했다. 

◇ 잇단 펀드 사고에 연루…  상품 영업 실태 도마 위  

이 같은 평가 점수는 최근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와 맞물려 더욱 곱지 않게 해석될 것으로 보인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본 시장을 강타한 잇단 펀드사고 사태에 연루된 곳 중 하나다. 우선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대규모 투자 손실을 부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S·DLF)를 발행한 증권사들 중 하나로, 당국의 집중 점검을 받은 바 있다.

IBK투자증권은 발행 과정에서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징계는 피했지만 투자자 보호를 개선하라는 내용의 경영유의 조치를 받았다. 여기에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판매사로서 연루된 상태다. 해당 펀드 판매 과정에선 불완전판매 논란이 제기된 상태다. 특히 최근 디스커버리펀드 투자자들이 IBK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무대응을 규탄하며 대책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디스커버리펀드 사태와 관련해) 테스크포스(TF) 전담반을 구성하고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태”라며 조심스런 입장을 전했다. 

한편 금감원은 다음달부터 금융사를 상대로 고강도 미스터리 쇼핑에 나선다. 잇단 사모펀드 사태로 자본시자의 신뢰가 흔들린 만큼 고강도 점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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