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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위기’ 이스타항공, 책임 소재 두고 ‘네탓’ 공방
‘파산 위기’ 이스타항공, 책임 소재 두고 ‘네탓’ 공방
  • 제갈민 기자
  • 승인 2020.07.2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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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직 “정부·제주항공 책임” vs 정부 “자구책 우선”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이 결국 무산됐다. /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이 결국 무산됐다. /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제주항공이 이스타홀딩스와 체결한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지난 23일 해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 인해 이스타항공은 갈 곳을 잃고 파산 위기에 놓였다.

이스타항공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제주항공과 창업주 이상직 의원(더불어민주당·전주을) 및 최대주주 이스타홀딩스 측에 책임지고 회사를 정상화하라고 요청하고 있으나 묵묵부답이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정부에 SOS를 요청했으나, 정부는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답을 내놨다.

이스타항공이 파산 위기까지 오게 된 것을 두고 회사 측과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책임이 없다’면서 상대에게 떠넘기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상직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다잡고 조직 문화를 혁신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뉴시스>
이상직 의원이 이스타항공 파산 위기와 관련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 뉴시스

◇ 창업주, 정부와 제주항공에 책임 넘겨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을 포기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1,600여명의 이스타항공 근로자가 실직 위기에 내몰렸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 창업주 이상직 의원에게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라며 요구했고, 정부에는 M&A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제주항공은 M&A 무산 책임이 이스타항공에 있다고 일관된 답변을 해왔으며, 이상직 의원은 정부와 제주항공 측에 책임을 전가했다. 정부 측인 국토교통부도 이렇다 할 대안을 마련하거나 지원을 하지 않았다.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의원은 현재 상황에 대해 ‘이스타항공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통해 살려야한다’는 입장이다.

또 수개월 임금체불에 대해서도 인수를 추진했던 제주항공 측에 책임이 있다는 의견을 밝혀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22일 오전 KBS전주 라디오 ‘패트롤전북’ 인터뷰를 통해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인수 과정에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창업주로써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실사하면서 셧다운 등 경영에 관여했고 미지급임금 지급할 것이라고 계약서에 명시했고, 또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약속도 해 경영승계 등에 대해선 제주항공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에 대해선 “2008년에 전주을 국회의원 출마하면서 겸직금지 조항으로 인해 등기에서 모두 빠졌으며, 2012년 다시 출마해 당선된 직후부터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등 제주항공 측에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을 했다.

특히 M&A가 무산될 시 대책을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군산에 본사를 두고 세금도 군산에 냈으며, 이스타항공이 군산∼제주 노선을 취항해 지역 경제에 기여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면서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의 지원이 병행돼 이스타항공 살리기 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부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에 기간산업 안정기금을 (지원하고), LCC 지원금 3,000억원은 티웨이(항공)나 에어부산 등 다른 항공사에 (지원)하고 있다”며 “이스타항공이라고 지원 안 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의원 주장과 달리 기안기금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서는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만큼 지원을 유보한 상태고, 마찬가지 이유로 제주항공 대상 매각을 진행했던 이스타항공도 산업은행의 LCC 지원 대상에서 빠진 상태다.

이 의원은 정부와 지자체(전북도·군산시)가 이스타항공을 살려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정부의 입장은 달라 난항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지난 23일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을 포기한다는 입장을 밝힌 직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스타항공이 임금체불·고용안정 문제 등에 대해 스스로 경영정상화를 위한 대안(플랜B)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스타항공은 M&A 불발로 체불임금 250억원을 포함해 부채 1,700억원과 1,600명에 달하는 직원 고용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스타항공의 올해 1분기 자본 총계는 –1,042억원으로, 이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대량 실직 위기에 대해 국토부는 우려를 표하면서도, 정부 지원에 앞서 이스타항공이 자구책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이스타항공의 현 상황에 대해 먼저 자구책을 마련해야 지원을 해 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 국토부
국토부는 이스타항공의 현 상황에 대해 먼저 자구책을 마련해야 지원을 해 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 국토부

국토부 측은 “이스타항공에서 플랜B를 제시하면 정부의 도움이 필요할 때 돕는 순서로 진행하겠다”며 “직원의 고용안정 방안을 찾으면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민간 기업간 거래에 대해선 정부 개입의 한계를 토로하면서, 만약 이스타항공이 파산할 경우 정부가 임금채권보장기금을 통해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정부의 임금채권보장기금을 통해 근로자에게 3개월 치 임금 최대 930만원, 퇴직금 최대 930만원 등 총 1,860만원을 지원할 수 있다.

다만 전제조건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해야 하고 △고용 관련 기관이 인정을 해줘야 하는데다 △직원들이 퇴직을 해야 한다는 문제가 산적해있다. 이 때문에 파산 및 법정관리는 ‘최후의 수단’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결국 당장 현 상황에서는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를 선언한 제주항공 측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의지와 중재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며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다. 이번 M&A가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는 공식 입장 외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이번 M&A 무산에 대해선 지난 15일 자정까지 이스타홀딩스가 SPA의 선행조건을 완결하지 못해 계약을 해제하는 것이라는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스타항공 측은 무작위로 소송전을 벌일 전망이다. 먼저 제주항공을 상대로 계약 파기에 대한 책임을 묻는 소송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능성은 낮지만 제주항공 측의 계약 해지 통보를 무효화하는 소송에 나설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EPU)는 오는 29일 오전, 창업주 이상직 의원과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이사 2인을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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