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가 베일을 벗었다. /CJ엔터테인먼트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가 베일을 벗었다. /CJ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충무로 대표 배우들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던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가 베일을 벗었다. 아시아 3개국의 이국적 풍광을 배경으로, 강렬한 액션 쾌감과 배우들의 소름 끼치는 열연을 앞세워 극장가 저격에 나선다.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태국에서 충격적인 납치 사건이 발생하고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을 끝낸 암살자 인남(황정민 분)은 그것이 자신과 관계된 것임을 알게 된다. 인남은 곧바로 태국으로 향하고, 조력자 유이(박정민 분)를 만나 사건을 쫓기 시작한다. 한편 자신의 형제가 인남에게 암살당한 것을 알게 된 레이(이정재 분)는 무자비한 복수를 계획하고, 그 역시 인남을 추격하기 위해 태국으로 향한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액션이다. 2015년 장편 연출 데뷔작 ‘오피스’로 칸 국제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공식되며 연출력을 인정받은 홍원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로 7년 만에 재회한 황정민(위)와 이정재. /CJ엔터테인먼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로 7년 만에 재회한 황정민(위)와 이정재. /CJ엔터테인먼트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배우들이다. 황정민부터 이정재, 박정민까지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며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특히 영화 ‘신세계’(2013) 이후 7년 만에 재회한 황정민과 이정재는 더 깊어진 시너지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다.

먼저 황정민은 처절한 암살자 인남으로 분해 극의 중심을 잡는다. 리얼한 액션은 물론, 캐릭터의 감정선까지 섬세하게 담아내 몰입도를 높인다. 이정재는 압도적이다.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를 연기한 그는 섬뜩한 눈빛과 카리스마, 특유의 거친 목소리로 강렬한 캐릭터를 완성,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박정민은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인남의 조력자 유이 역을 맡은 그는 상상하지 못한 외적 변신부터 캐릭터 내면의 외로움과 고독, 외면의 밝음과 따뜻함을 적절하게 버무려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영화가 끝나면 그가 이번 캐릭터를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였을지 저절로 짐작이 간다. 

독특한 비주얼을 완성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CJ엔터테인먼트
독특한 비주얼을 완성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CJ엔터테인먼트

독특한 미장센도 큰 볼거리다. 한국은 물론, 태국과 일본 등 글로벌 로케이션을 통해 이국적인 비주얼을 완성해냈다. 특히 각 인물의 감정선을 시각적으로도 보여주는 장치로 활용되는데, 인남의 행동에 도화선이 되는 인천은 어두운 분위기를 극대화하고, 도쿄는 정적이고 차가운 느낌을 강조하며 무기력한 인남의 얼굴을 표현한다. 낯섦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방콕은 쫓고 쫓기는 추격액션의 묘미를 더한다.  

짜임새 있게 배치된 액션 시퀀스도 볼만하다. 거의 모든 장면들을 대역 없이 배우들이 직접 소화해 리얼함을 살렸고, 스톱모션 촬영 기법을 차용해 프레임을 나눠 촬영함으로써 인물 간의 부딪힘과 파괴력, 타격감을 그대로 담아냈다. 또 인남과 레이의 개별 액션부터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대결 장면까지 만남과 추격을 오가며 벌어지는 두 사람의 액션이 드라마틱 하게 연결돼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다만 장르적 특성에 집중한 탓에 스토리는 다소 헐겁다. 그동안 수많은 범죄 장르에서 다뤄졌던 익숙한 소재가 예상한 대로 흘러가고, 인물들에 대한 설명도 불친절하다. 특히 레이가 왜 그토록 인남을 쫓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홍원찬 감독은 “어둠의 세계에 존재하는 인물, 원죄를 가진 인물이 다른 사람을 구하게 되면서 본인도 구원받는 이야기”라고 소개한 뒤 “장르에 충실하고 이국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캐릭터에 집중하는 이야기를 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러닝타임 108분, 오는 8월 5일 개봉.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