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아버지'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천호진 / KBS2TV '황금빛 내 인생' 방송화면
'국민 아버지'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천호진 / KBS2TV '황금빛 내 인생' 방송화면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닌 남자이자, 현실에 있을 법한 아빠로. 약 2년 만에 KBS 주말극에 돌아온 천호진의 진정성 있는 연기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옳았다. 

이쯤 되면 천호진이 KBS 주말극을 이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2년 방영된 ‘내 딸 서영이’에서 천호진은 자신의 정체조차 숨겨야했던 희생적인 아버지 이삼재 역을 오랜 연기 내공 소유자다운 흡입력 있는 연기력으로 소화하며 자신의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이했다. 당시 ‘내 딸 서영이’는 최고 시청률 47.6%(이하 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국민 드라마’로 불렸고, 현실감 있는 천호진의 가슴 절절한 연기는 극의 몰입감을 더하는 데 제 몫을 톡톡히 하며 ‘국민 아버지’ 대열에 합류했다.

'내 딸 서영이'에서 희생적인 아버지 이삼재 역을 현실감 있게 소화하며 터닝포인트를 맞이한 천호진 / KBS2TV '내 딸 서영이' 방송화면
'내 딸 서영이'에서 희생적인 아버지 이삼재 역을 현실감 있게 소화하며 터닝포인트를 맞이한 천호진 / KBS2TV '내 딸 서영이' 방송화면

이후 천호진은 SBS ‘내 연애의 모든 것’(2013)을 비롯해 △SBS ‘못난이 주의보’(2013) △KBS2TV ‘굿 닥터’(2013) △MBC ‘투윅스’(2013) △SBS ‘닥터 이방인’(2014) 등 다양한 작품에서 감초 역할을 해오며 인지도를 높였다. 

물론 어떤 장르도 가리지 않고 명연기를 보여주는 천호진이지만, 그럼에도 그의 연기는 유독 KBS 주말극에서 빛을 발했다. 2015년 방영된 ‘파랑새의 집’에서 천호진은 장태수 역을 맡아 전작 ‘내 딸 서영이’와는 다른 다채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파랑새의 집’을 통해 천호진은 현도(이상엽 분)와 수경(이혜숙 분)에겐 가부장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도, 사업수완이 뛰어난 기업 회장으로서는 자신의 이익에 따라 얼굴이 변하는 이중적인 악역을 안정적으로 소화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18년 3월 종영한 ‘황금빛 내 인생’에서 천호진은 지안(신혜선 분)의 아빠 서태수 역을 맡아 가장이 지니는 무게감을 현실적이면서도 진정성 있게 그려내며 많은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촉촉하게 만들었다. 이에 천호진은 ‘2017 KBS 연기대상’에서 김영철과 대상을 공동 수상, 데뷔 이래 첫 대상을 손에 거머쥐었다. 

당시 천호진은 “아직 저희 드라마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감히 이 상을 받게 되는 게 집중력이 흐트러질 것 같아서 제가 받지 않겠다. 이 상은 세상 모든 부모님들께 드리겠다”며 “진심으로 이 상을 전하고 싶은 한 사람이 있다. 여보 연애할 때 한 약속을 지키는데 34년 걸렸네. 너무 늦었다, 미안해. 당신만 허락하면 다음 생애 당신이랑 다시 한 번 살아보고 싶어”라고 감동적인 수상소감을 전해 또 한 번 뭉클함을 자아냈다.

'파랑새의 집'에서 가부장적인 아빠이자 남편이자, 자신의 회사를 위해서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소화해 낸 천호진 / KBS2TV '파랑새의 집' 방송화면
'파랑새의 집'에서 가부장적인 아빠이자 남편이자, 자신의 회사를 위해서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소화해 낸 천호진 / KBS2TV '파랑새의 집' 방송화면

‘황금빛 내 인생’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천호진의 연기는 변함없이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린다. 현재 방영 중인 KBS2TV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바람 잘 날 없는 송가네의 파란만장한 이혼 스토리로 시작해 결국 사랑과 가족애로 따뜻하게 스며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중 천호진은 짠돌이 아빠 송영달 역을 맡아 인생 캐릭터를 경신하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천호진은 그간 보여줬던 현실적인 아빠의 모습 외에도 어렸을 적 여동생을 잃어버린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닌 한 남자로서 섬세한 감정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는 천호진이 우여곡절 끝에 친동생 이정은(강초연 역)을 절에서 재회하게 되고, “영숙아”라고 동생의 원래 이름을 부르며 참아왔던 감정을 터뜨려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천호진-이정은이 그려낸 눈물의 상봉 장면으로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자체 최고 시청률 35.6%를 기록하며 시청률 상승 그래프를 그려냈다.

지난 2일 방송된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 이정은과의 재회 장면으로 감동을 안긴 천호진 / KBS2TV '한 번 다녀왔습니다' 방송화면
지난 2일 방송된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 이정은과의 재회 장면으로 감동을 안긴 천호진 / KBS2TV '한 번 다녀왔습니다' 방송화면

‘현실감’과 ‘진정성’, 천호진의 연기는 이 두 단어로 설명이 끝난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현실감 있는 연기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정성으로 ‘국민 아버지’는 물론, ‘KBS 주말극 흥행 아이콘’으로 존재감을 또 한 번 굳혔다. 2년 만에 돌아온 천호진의 완벽한 귀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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