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8‧29 전당대회 당권 레이스가 이낙연 의원의 대세론이 형성되면서 김부겸 전 의원과 박주민 의원 간의 2위 다툼으로 굳혀져 가는 양상이다.
민주당의 당 대표는 전국대의원 투표(45%)와 권리당원 투표(40%), 일반 국민 여론조사(10%), 당원 여론조사(5%)를 합산해 선출한다.
전당대회가 20여일 남은 상황에서 최근 발표된 당 대표 경선 관련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의원이 1위를 달리고 김부겸 전 의원과 박주민 의원이 2위 경쟁을 벌이는 ‘1강(이낙연) 2중(김부겸 박주민)’ 구도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는 3일 ‘미디어오늘’ 의뢰로 지난달 28~31일 민주당 지지층 382명을 대상으로 ‘당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5.0%포인트), 이낙연 의원이 69%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주민(14%) 의원이 김부겸(11%) 전 의원을 누르고 2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지난달 29∼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150명을 대상으로 당 대표 후보 지지도를 조사(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한 결과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이낙연 의원이 39.9%를 얻어 1위를 달렸고 뒤이어 김부겸 전 의원 21.8%, 박주민 의원이 15.7%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층에서의 지지도는 이낙연 의원이 57.4%로 1위를 유지한 가운데 박주민 의원(18.0%)이 김부겸 전 의원(17.1%)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권리당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낙연 51.5%, 박주민 22.7%, 김부겸 19.9% 순이었다.
또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SBS 의뢰로 지난 24~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당 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는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54.0%가 이낙연 의원을 꼽았다. 뒤이어 김부겸 전 의원은 10.7%, 박주민 의원은 9.7%였다. 김 전 의원과 박 의원의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1%포인트에 불과했다.(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일부 여론조사서 박주민, 김부겸 누르고 2위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민주당 안팎에서는 당권 레이스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으로 끝이 날 것이라는 말까지 돌고 있다.
이 때문에 오히려 ‘1위를 누가 차지할 것이냐’보다 2위 다툼에 더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특히 일부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층과 권리당원에서 김부겸 전 의원이 박주민 의원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40대 젊은 피’로 승부를 던진 ‘박주민 돌풍’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재선인 박주민 의원이 4선 의원과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김부겸 전 의원을 꺾고 2위에 오를 경우 민주당의 ‘차기 리더’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대선주자인 김부겸 전 의원이 재선인 박 의원에게 밀릴 경우 김 전 의원은 정치적으로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김 전 의원은 이번에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며 이낙연 의원을 꺾기 위해 당 대표에 당선될 경우 2년 임기를 완수하고 차기 대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승부수까지 던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김 전 의원이 만일 이번 전대에서 이낙연 의원에게 패배하더라도 이 의원을 위협할 정도의 득표력을 보인다면 차기 대선 레이스 도전에 유리한 기반을 닦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김 전 의원에게 손해 보는 승부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왔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 자체로만 보면 막판 당권 레이스에 뛰어든 박주민 의원이 치고 올라오면서 김부겸 전 의원을 위협하는 형국이다.
김부겸 전 의원은 박주민 의원의 가세로 당권 경쟁 구도가 흔들렸지만 ‘이낙연 대세론’을 뒤집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3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낙연 대세론을 뒤집을 충분한 시간과 기회가 있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초반에 비해서 이렇게 판이 흔들린 것은 물론 박주민 후보도 기여를 했지만 그만큼 제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는 얘기”라며 “당원들이 봤을 때 정말 우리 당이 균형 있게 어떻게 잘 조화를 이루어야 정권재창출이 가능한가, 이런 관점에서 보기 시작하면 제 주장이 상당히 먹혀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전 의원 측은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들은 전당대회에서 전체 투표의 45%를 차지하는 대의원들의 표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인지도 조사’에 불과하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부겸 전 의원 측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전당대회와 직접 관련된 여론조사라고 보기 어렵다”며 “(판세는)여론조사가 판단의 기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대의원, 당원분들을 만나서 현장 분위기를 종합해서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주민 의원 측은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고무된 분위기다. 박 의원 측은 한 언론을 통해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양강구도에서 이 의원과 박주민 양강구도로 바뀌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기대감을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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