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주가가 급등했던 신일제약 오너일가가 대규모 지분 처분에 나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주가가 급등했던 신일제약 오너일가가 대규모 지분 처분에 나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제약주의 주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한몫 잡기’에 적극 나선 신일제약 오너일가의 모습이 빈축을 사고 있다.

신일제약의 주가가 들썩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부터다.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사망률을 3분의 1가량 낮춰준다는 연구결과가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발표되고, 일본에서도 치료제로 승인받으면서 주가에 날개가 달렸다. 신일제약은 덱사메타손을 생산하는 제약회사로 알려져 있다.

6월 중순까지만 해도 1만원을 넘기지 않던 신일제약 주가는 6월 말 1만5,000원을 넘어섰다. 이후에도 줄곧 상승세를 이어갔고, 7월 20일 이후 연일 급등세를 보이면서 5만8,100원에 도달했다. 불과 한 달 사이에 주가가 5배가량 뛴 것이다.

그러자 신일제약 홍성소 회장의 부인을 비롯한 일부 오너일가는 현금화를 통해 ‘한몫 잡기’에 나섰다. 홍성소 회장의 부인과 형, 동생 그리고 세 딸 등은 지난달 중순 이후 총 37만7,635주를 팔아치웠다. 특히 신일제약 주가가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 중이던 지난달 20일부터 23일까지 28만9,695주가 집중 매도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일제약 오너일가의 정확한 매도 단가는 확인되지 않지만, 최소 총 130억원 이상의 현금화가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 같은 지분 처분 자체가 법적으로 문제되는 것은 아니다. 내부정보를 활용하는 등의 불법요소가 없었다면 지분 처분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를 향한 세간의 시선은 썩 곱지 않다. 코로나19 사태를 ‘한몫 잡기’에 활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오너일가로서 회사의 가치를 끌어올려 주주이익을 극대화하기는커녕, 일반 주주를 상대로 시세차익만 노렸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신일제약 주가 행보는 오너일가의 대규모 매도 이후 급등을 멈추고 급락으로 돌아섰다. 현재는 3만원대까지 주가가 뚝 떨어진 상황이다. 결국 신일제약 오너일가 매도한 주식을 사들인 일반 주주들은 큰 손해를 보게 됐다.

주식시장 관계자는 “오너일가의 대규모 주식 매도는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요인”이라며 “도의적 차원에서의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향후 주식시장에서 신일제약의 기업가치가 인정받는데 있어서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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