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가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고용진·김성환 의원은 지난 29일 오승록 노원구청장과 함께 태릉골프장과 주변 일대를 방문해 현장 실태를 점검했다./사진 김성환 의원 페이스북
정부가 지난 4일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하자 해당 지역 여당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은 이번에 택지로 선정된 노원 태릉골프장이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고용진·김성환 의원은 지난달 29일 오승록 노원구청장과 함께 태릉골프장과 주변 일대를 방문해 현장 실태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 김성환 의원 페이스북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정부가 지난 4일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한 직후 해당 지역 여당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행동에 대해 ‘님비’(NIMBY·기피)라는 지적을 듣기도 했지만, 반발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택지로 개발될 예정인 노원 태릉골프장 지역구 의원인 우원식(서울 노원을)·김성환(노원병) 의원과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태릉골프장 택지 개발 방침에 반발했다. 상암동 일대에 공공주택 6,200호를 짓겠다는 방침엔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을)과 유동균 마포구청장도 반대 목소리를 냈다. 정 의원은 “임대 비율이 47%인 상암동에 또 임대주택을 지어야 하냐”고 지적했다.

이소영 의원(경기 의왕·과천)과 김종천 과천시장도 정부과천청사 일대의 유휴부지 등을 주택 공급 용도로 활용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과천시민들의 우려가 매우 크다”, “과천시민과 시에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주는 일”이라고 반대했다.

‘공공주택 확대’를 외치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공공주택을 반대하는 모습에 ‘민주당판 님비’라며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들이 님비 논란을 감수하고서라도 이같은 의견을 낸 이유는 ‘지역구 달래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사람인데, 지역주민의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이슈에 대해 아무런 의사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공공임대주택 지역을 선정할 경우, 해당 지역 여론이 좋지 않기에, 이 지역 민주당 의원·지자체장의 반발은 예상된 수순인 셈이다.

또한 공개 반발을 통해 충분한 지역 인프라 구축 등 실리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노원구는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으로 조성된 택지가 많아 주차난과 교통체증 문제가 심각한 곳이다. 이런 상황에서 충분한 교통 인프라 구축 없이 택지를 개발하겠다는 발표가 나오자 지역주민의 불만이 거세진 것이다. 오승록 구청장은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서한문을 보냈다.

민주당은 당내 잡음이 커지자 교통정리에 나섰다. 지난 5일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취재진과 만나 “지역 주민들의 반대하는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의원들 입장은 이해한다”면서도 “공공주택을 늘려야 된다고 하면서 ‘내 지역은 안된다’고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주택을 만들더라도 층수를 다양화하고, 주거 여건을 좋게 해야 한다는 이런 건설적 제안은 오케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정부는 태릉골프장 택지 일대 교통난 해소를 위해 4,000억원을 투입하는 교통 인프라 사업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토교통부는 서울시와 함께 선정 지자체의 오해를 해소하고 요청사항을 협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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