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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남다른 존재감’ 지프 체로키 트레일호크
[시승기] ‘남다른 존재감’ 지프 체로키 트레일호크
  • 제갈민 기자
  • 승인 2020.08.0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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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갈민 기자
체로키 트레일호크 전측면. 독특하면서도 개성있고 유려한 디자인을 뽐낸다.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77년 전 제2차 세계대전의 화염 속에서 4륜 구동 군용 차량(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만들기 시작한 미국 자동차브랜드 지프는 4륜 구동 SUV의 대명사로 불린다. 지프는 과거 기술력을 기반으로 SUV를 개발하면서 꾸준히 성장해 현재에 이르렀다.

이러한 역사를 가진 지프 차량은 튼튼한 내구성과 뛰어난 험로주파 능력이 장점이다. 그중에서도 36년 역사를 지닌 지프 체로키의 최상위 트림 ‘트레일호크’는 혹독한 테스트를 통과한 강력한 ‘오프로더’로 손꼽힌다.

보통 오프로드에 특화된 차량은 투박하다고 생각하지만 지프 체로키 트레일호크는 고급스러움과 범용성을 두루 갖춘 SUV다. 단순히 패밀리카로 이용할 수도 있고, 계곡이나 산 등으로 여행을 떠날 때도 걱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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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로키 트레일호크 좌측면. 전면 펜더 우상단에 트레일 레이티드 엠블럼이 붙여져 있다. / 제갈민 기자

◇ 갑옷을 두른 체로키 ‘트레일호크’… 차체 손상 걱정 덜어

지프 체로키 트레일호크는 외관에서부터 체로키의 다른 트림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전·후면과 펜더 부분은 일반적인 체로키와 달리 비포장도로와 같은 험지를 주행할 때 차체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바디킷이 장착됐다. 전면부는 진입각을 더 크게 해 경사진 험로구간이나 바위길 등도 지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흡사 갑옷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이며, 차체가 더 단단해 보인다. 보닛의 후드부분은 검은색으로 적용돼 투톤 색상은 체로키 트레일호크를 더 돋보이게 만들었다.

옆에서 보면 휠하우스와 타이어 사이 공간이 넓어 차체가 공중에 떠 있는 형상이다. 비포장 험로 주행과 도강(渡江) 능력에 맞춰진 서스펜션 구조 때문이다. 타이어와 휠은 폭이 245mm로 다른 리미티드나 오버랜드 트림보다 더 큰 사이즈가 장착됐다. 노면 접지면적을 넓게 해 험로주행 능력을 극대화 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측면에는 동그란 엠블럼이 하나 붙어있다. 동그란 엠블럼에는 ‘트레일 레이티드(Trail Rated)’라고 쓰여 있는데, 이 배지는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오프로드 코스로 이뤄진 테스트에서 검증된 모델에만 부여된다. 미국 군용차를 평가하는 네바다 오토모티브 센터가 주관하는 엄격한 시험대를 통과한 차량만 부착할 수 있는 상패인 셈이다.

후면부는 빨간색 견인고리와 붉은 매를 형상화한 트레일호크 엠블럼이 눈에 들어온다. 견인고리는 최대 2톤의 무게까지 견인할 수 있다. 다른 체로키에는 없는 것으로, 캠핑 등에서 활용할 수 있어 보인다. 특히 큼지막한 엠블럼은 도심 주행 시 뒤따라오는 운전자에게 보통 체로키가 아닌 ‘트레일호크’임을 강조하는 느낌마저 든다.

하부엔 스키드 플레이트가 장착됐다. 스키드 플레이트는 △트랜스미션 △연료 탱크 △프런트 서스펜션 및 차체 하부를 보호해 어떤 험로에서도 주행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차고가 높아 육안으로도 보일 정도다. 뿐만 아니라 하부 소음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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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로키 트레일호크 실내. 투박하지만 조작편의성에 우선 순위를 뒀다. / 제갈민 기자

실내는 ‘미국차스럽다’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투박한 아날로그와 최신식 디지털을 적절히 조합했다. 스티어링휠이나 센터페시아에 설치된 버튼과 다이얼 등은 직관적이고 조작이 편리했다. 조작감도 좋았다.

실내 공간은 1열과 2열 모두 부족함이 없었다. 수납공간도 사이사이 공간을 활용해 곳곳에 설치해 편의성을 높였다.

그러나 시트를 제외한 전반적인 실내 마감재(소재)는 원가 절감을 했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고급스러운 외관과 달리 실내는 다소 아쉬운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 장점 여과없이 뽐내, 바위길·산길도 걱정 뚝

2020년식 체로키 트레일호크는 올해 국내에 최초로 출시됐다. 이 모델에는 3.2ℓ 펜타스타 V6 가솔린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275마력과 최대토크 32.1kg·m의 힘을 내뿜는다. 자연흡기 엔진을 품은 체로키 트레일호크는 승차감이나 정숙성이 세단에 뒤지지 않는다.

하이브리드만큼은 아니지만 진동이 크게 느껴지지 않으며, 엔진 소리도 부드럽고 조용한 편에 속한다. 서울 내 도심주행에서는 보통 시속 50∼60㎞로 주행을 했는데, 분당 엔진회전수(RPM)가 2,000rpm을 넘기지 않았다. 저회전에서 엔진이 부드럽게 돌면서 충분히 출력을 뿜어냈으며, 엔진에 무리가 가지 않는 만큼 불쾌한 소음을 발생시키지 않았다.

고속도로에 진입한 후에는 가속을 하며 고속주행을 테스트했다. 주행모드는 오토·스노우·스포츠·샌드/머드·락 5개로 세분화 돼 있다. 일상생활에서는 주로 오토 또는 스포츠 모드만을 사용할 듯하다.

오토모드에서는 100㎞/h 이상의 속도로 주행하더라도 여전히 2,000rpm 이하를 유지하면서 부드럽게 주행했다. 고속주행 중 주행모드를 스포츠모드로 변경하자 엔진은 2,000~3,000rpm 수준까지만 소폭 상승했다. 출력을 조금 더 끌어내기 위해 엔진 회전수를 높이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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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체로키 트레일호크 후면부. 빨간색 견인고리와 트렁크 도어 우측 부분의 엠블럼이 시선을 끈다. / 제갈민 기자

X영역 중반에서도 3,000rpm 이상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엔진음은 매끄러웠다. 체로키 트레일호크의 레드존은 7,000rpm부터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절대 7,000rpm 이상까지 사용할 일이 없을 듯하다. 고속영역에서 기어는 7단을 유지했다. 아직 8단과 9단이 남은 것을 감안하면 이 이상 가속이 가능해 보인다. 스포츠모드에서 가속을 하면서 패들시프트를 사용해 기어를 8단으로 변속하자 속도와 기어비가 맞지 않는지 감속이 이뤄졌다. 8단 이상은 X영역 후반부까지 가속했을 시 사용하는 영역으로 판단된다.

엔진을 고회전 영역까지 사용하지 않아도 출력은 남아돌았다. 저회전 영역에서 일상 주행이 가능한 만큼 엔진 소음이 크지 않았으며, 이는 자연흡기 3.2ℓ V6 가솔린 엔진의 장점으로 보인다.

급가속을 행하거나 임의로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변속을 하더라도 변속충격은 미미하다. 고속주행 시 SUV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감이 있는 점도 큰 장점이다. 큰 차체와 넓은 타이어의 장점으로 보인다.

자갈과 모래가 섞인 산길과 같은 세미오프로드에서는 일반 국도를 주행하는 것처럼 무난하게 주행을 이어갔다. 고른 노면이 아님에도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큰 진동이 전해지지 않았다.

바위가 깔려있는 험로 주행에서도 ‘4륜구동 LOW+주행모드 락’을 사용한다면 자력으로 주파도 가능했다. 다만 비가 내려 바위가 빗물에 젖어 있는 경우나 이끼가 낀 극악 상태의 바윗길에서는 한쪽 바퀴가 헛돌기도 해 주파가 쉽지 않았지만, 다른 쪽 바퀴로 출력을 분산 전달해 자력으로 탈출을 할 수 있는 정도다.

총 500㎞ 이상을 주행하는 동안 연비는 2회 측정했다. 연비 측정 결과는 트립 상 도심과 고속도로를 합쳐 복합 9㎞/ℓ, 고속도로만을 주행했을 때는 11.4㎞/ℓ로 확인됐다. 급가속을 종종 행하고 고속영역 주행을 지속했음에도 실 연비는 공인연비보다 소폭 높게 측정됐다.

/ 제갈민 기자
지프 체로키 트레일호크 계기판. 시승 후 트립 상 평균 연비. /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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