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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긴’ 몰카 범죄, 근절 위해선 대응방법 바꿔야
‘끈질긴’ 몰카 범죄, 근절 위해선 대응방법 바꿔야
  • 박설민 기자
  • 승인 2020.08.11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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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 범죄, 즉, ‘불법촬영’의 위협에 수많은 여성들이 고통받고 있다. 이에 불법촬영 범죄를 근절하겠다는 목표로 다양한 정책들이 쏟아져나온다. 하지만 제대로 된 효력을 발휘한 정책은 몇 없는 상황이다. 이에 확실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새로운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스마트폰, 소형카메라 등 전자기기를 이용해 상대방의 동의없이 신체를 촬영하는 ‘몰카’ 범죄, 즉, ‘불법촬영’의 위협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잡았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불법촬영 범죄를 막기 위해 수많은 정책들이 쏟아냈다. 

하지만 이들 정책 대부분이 별다른 효력은 보이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카메라 등을 이용한 불법촬영 범죄는 쏟아지는 대응책에도 불구하고 매년 5,000여건이 발생하는 추세다. 이에 불법촬영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선 겉으로 그럴싸해 보이는 대응 방안 대신, 확실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새로운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서울시 ‘여성안심보안관’, 6만5,000곳 수색했지만… 단속 건수는 ‘0’

불법촬영 범죄를 막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됐지만 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비판받는 대표적인 정책은 서울시가 추진했던 ‘여성안심보안관’ 사업이다. 

여성안심보안관 사업은 지난 2016년 8월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추진 아래 서울시에서 처음 시작된 정책으로 디지털 성범죄 감소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받았다. 하지만 4년간 지속적인 단속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건의 실적도 내지 못하면서 실효성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실제로 서울시는 2017년 9월까지 1년 동안 50여명의 여성보안관들을 동원해 화장실과 탈의실, 샤워장 등 총 6만5,000여곳 공공시설의 불법촬영용 카메라를 수색했으나 단 한 대의 불법 촬영 카메라도 찾지 못했다.

이에 대해 당시 서울시 측은 부족한 인력과 장비 때문에 실효성 있는 점검이 어려워 단속 실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서울시의 공공화장실만해도 2만5,000여개에 달하는데, 안심보안관은 고작 50명으로 주 3회 근무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여성안심보안관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2017년 7억원을 편성했던 예산을 2018년에는 8억1,500만원으로, 지난해에는 15억7,800만원까지 예산을 늘려 기존 50명이었던 여성안심보안관 숫자를 100명까지 늘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안심보안관 사업은 단속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서울시의 2만6,805개 공공화장실을 단속했지만, 이 역시 찾아낸 불법촬영 카메라는 없었다.

불법촬영 범죄를 막기 위해 서울시가 2016년부터 야심차게 추진했던  ‘여성안심보안관’ 사업은 지금까지 2만6,000개가 넘는 공중 화장실을 점검했지만 단 한 건의 성과도 올리지 못해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서울시는 10일 여성안심보안관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뉴시스

◇ 여성안심보안관, 결국 4년 만에 중단… “한정된 단속 방법이 문제”

그렇다면 서울시에는 불법촬영 범죄가 없었기 때문에 단속 건수가 ‘0’이었던 것일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8년 동안 전국 지방청에서는 총 3만1,821건의 ‘카메라 등 이용촬영 범죄’가 발생했다. 

이 중 지역별로 보면 서울시에서 발생한 불법촬영 범죄는 1만3,000건으로 국내 모든 지역 중 가장 많았다. 서울시의 검거율 역시 94.5%로 전국 평균 검거율(96%)에 못미쳤다. 여성안심보안관 사업이 시작된 2016년부터 2018년 사이 동안 전국에서 가장 많은 불법촬영 범죄가 발생한 지역이 서울시였다는 아이러니한 결과가 나온 셈이다. 

여성안심보안관 사업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주요 원인으로는 ‘한정된 단속 방법’이 꼽힌다. 여성안심보안관의 경우 인력, 예산 등의 한계로 화장실이나 탈의실 등에 설치된 ‘고정식 카메라’만 점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디지털 성범죄 방식은 지하철·주택가·새벽 공중화장실 등에 기다리며 스마트폰 카메라의 이동식 카메라로 촬영하는 범죄 수법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최근 발생하는 불법촬영 범죄 방식의 대부분이 스마트폰과 ‘이동식 카메라’를 이용해 범죄자가 직접 촬영하는 수법”이라며 “화장실 앞 cctv 설치 등이 불법촬영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같은 실효성 논란 속에서 서울시가 추진했던 여성안심보안관 사업은 결국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10일 여성안심보안관 사업을 4년 만에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울시 측은 정책의 실효성 문제로 폐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여성안심보안관 사업은 뉴딜 일자리 사업 중 하나로 추진된 것으로 공공근로 사업처럼 민간 취업이나 이런 쪽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시작된 사업 중 하나”라며 “이번에 중단하게 된 것은 작년에 뉴딜 일자리 평가에서 해당 업무자들이 다른 일반 일자리로 옮기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 선정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 사업으로 선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는 서울시 자체 예산으로 편성해야 하는데, 현재 코로나19, 다른 뉴딜 사업 등으로 신규사업이 어려운 상황이라 사업 중단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며 “다만 아직 예산 작업 중이기 때문에 최종 확정은 아니지만, 이번에 확정이 안된다면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여성안심보안관 실효성 논란에 대한 질문에는 “점검하시는 보안관 분들께서 점검복을 착용하고 단속에 나설 경우 여성분들의 입장에서는 안심할 수 있는 심리적 효과를 볼 수 있었다”며 “뿐만 아니라 범죄 예방효과도 어느정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예방적인 측면에서는 효과를 봤다”고 해명했다.

불법촬영 단속 방법을 지금까지의 단순히 인력 투입해 순찰을 돌던 방식 대신, 정보통신기술(ICT)를 활용하는 등 대응 방법을 바꿔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경찰청은 지난해부터 KT의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 경찰청 범죄분석관 과의 협업팀을 구성해 지하철 불법 촬영 위험도를 분석했다. 사진은 경찰청이 지난 6일 일반에 공개한 지하철 디지털 성범죄 (불법촬영) 위험도’를 나타낸 ‘생활안전지도’. 빅데이터를 활용해 범죄가 발생한 환경과 가장 유사한 지하철역을 위험등급이 높은 지역으로 나타나도록 분석했다./ 생활안전지도 화면 캡처

◇ 불법촬영 범죄 예방 위해선 대응방법 바꿔야… “ICT기술 활용 필요”

아울러 불법촬영 단속방법을 지금까지의 단순히 인력 투입해 순찰을 돌던 방식 대신, 정보통신기술(ICT)를 활용하는 등 대응 방법을 바꿔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불법촬영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과 시간대를 데이터화하고, 이를 토대로 효과적인 단속을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범죄 예측 시스템을 수사에 도입해 운영 중이다. 미국 시카고 경찰은 현재 벤처 IT기업 아자비아(Azavea)에서 개발한 ‘헌치 랩’을 활용해 수사 및 단속 활동을 벌이고 있다. 헌치 랩은 시간·계절 등 주기 정보, 날씨·지역경제·과거 범죄 데이터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범죄 속에서 발견되는 일정한 규칙을 도출하는 범죄 예측 시스템이다.

우리나라 역시 빅데이터를 이용해 불법촬영 등 성범죄를 막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경찰청은 6일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하철 디지털 성범죄 (불법촬영) 위험도’를 나타낸 ‘생활안전지도’(행안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를 일반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스템은 경찰청이 이동통신사 KT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했다. 지난해부터 경찰청은 KT의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 경찰청 범죄분석관 과의 협업팀을 구성해 지하철 불법 촬영 위험도를 분석했다.

위험도는 △불법촬영범죄 발생 건수 △해당 지하철 역별·출구별 유동인구 수 △시간대별 인구 구성 비율 △혼잡도 △노선별 속성 △계절적 특성 등 다양한 환경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범죄가 발생한 환경과 가장 유사한 지하철역을 위험등급이 높은 지역으로 나타나도록 분석했다. 

해당 과정을 거쳐 분석된 지하철 불법촬영 위험도는 지난해부터 경찰청에서 운영 중인 ‘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Geo-Pros) 내에 탑재돼 지하철 경찰대 등 경찰관의 순찰 및 예방 업무에 활용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불법촬영 범죄는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하며, SNS 등을 통해 빠르게 유포되고, 피해회복이 어렵다는 점에서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며 “유관부처와 협업을 통해 불법촬영 범죄와 같은 대여성범죄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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