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이 반등하면서 야권의 주도권을 잡고자 한 국민의당으로서는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최근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이 반등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당은 미미한 지지율에 묶이면서 존재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간 통합당과 주파수를 맞추면서 야권 주도권을 잡고자 했던 국민의당은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모양새다.

미래통합당은 최근 지지율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과의 격차를 7월 5주 차에는 0.8%p까지 줄이더니, 8월 1주 차 집계에서는 0.5%p로 좁혔다. 그에 반해 국민의당 지지율은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다.

리얼미터가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2.6%로 집계됐다. 전주보다 1%p 하락한 수치다. 한국갤럽이 실시한 8월 첫 주 여론조사도 비슷했다. 전주 대비 2%p 떨어진 3%에 그쳤다. 

이렇다 보니 정치권에서는 통합당의 상승세가 국민의당에게 반가울 수는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야권의 판이 넓어졌다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국민의당의 주도권 잡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11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여당이 국민들의 지지를 잃으면서 야권의 파이가 커지는 점은 (국민의당으로서도) 나쁜 국면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다만 주(主)가 되는 것이 아닌 종속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 교수는 “야권이 빅텐트를 주도할 때 그 주도권을 어떻게 쥘 것인지가 문제”라면서 “반은 희망적이고 반은 걱정이 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통합당과 국민의당은 정책 공조 등 모습을 보이면서 연대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통합당으로서는 연달은 선거 패배로 외연확장의 필요성을, 안 대표와 국민의당은 실질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정치적 계산이 맞아떨어지면서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4월 재‧보궐선거를 기점으로 통합당과 국민의당의 연대가 점쳐지기도 했다. 통합당의 고질적 문제인 ‘인물난’을 극복할 적임자로 안 대표가 거론되면서다. 

하지만 통합당이 서울시장 후보군 물색에 들어가면서 이미 주도권 잡기에 나선 모양새다. ‘명연설’로 주목을 받은 윤희숙 의원을 비롯해 조은희 서초구청장,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도 거론되고 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앞서 안 대표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해 “통합당이 제1야당인데 후보를 낼 수밖에 없다”라고 발언한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최근 지지율은) 민주당에 대한 실망으로 일정 부분 통합당에 의견을 몰아주는 결과일 뿐”이라며 “그러나 통합당은 으레 상황이 좋아졌으니 자신들의 공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국민의당이 필요하지 않다는 소리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통합당의 지지율 반등이 야권의 확장이라는 점에서는 고무적이지만, 국민의당이 그 속에서 어떻게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가 문제라는 해석이 나온다. /뉴시스

◇ 국민의당, ‘중도·실용’ 여전히 유효

국민의당 역시 이같은 기류를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합당의 지지율 반등이 정부여당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인 만큼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의 필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이 중도‧실용의 대표격이기 때문에 그 가치도 가볍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통합당의 지지율 반등이 이어지면 안 대표에 대한 필요성을 덜 느끼지 않겠냐’는 질문에 “상대적으로 그런 부분은 있지만, 안 대표가 갖고 있는 실용이나 중도를 지향하는 200만 정도 국민의 지지는 소중하다”며 “이 부분과 결합하지 않고서는 통합당은 사실 미래의 어떤 전망을 제대로 가꾸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의원은 “통합당의 지지율 상승은 여당의 자책골 성격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기대해서 통합당의 어떤 정치적인 중장기 전망을 예상한다는 건 굉장히 큰 오만”이라며 “언제든지 그것은 뒤집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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