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신규 등록대수 394대, 수입차 전체 차종 중 10위
수입 전기차 전체 절반 이상 차지, 테슬라도 꺾어

아우디 e-트론 전측면부. 아우디 패밀리룩을 입어 멀리서 보더라도 아우디임을 알 수 있다./ 제갈민 기자
아우디 e-트론이 7월 출시 당월 수입차 베스트셀링10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아우디의 하반기 출발이 순조롭다. 특히 지난 7월 1일 국내에 공식 출시된 순수전기자동차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는 출시 당월부터 많은 소비자들에게 선택받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한 7월 수입 승용차 등록자료에 따르면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이하 e-트론)은 394대 판매고를 올리며 당당히 수입차 베스트셀링 10위에 올랐다. 이는 7월 아우디의 전체 판매대수(신규 등록대수) 2,350대 중 16.8%를 차지하는 규모로, 당당하게 아우디 선봉장 위치까지 올랐다. 지난달 1일 출시 후 정확히 한 달 동안 판매한 기록이다. 차량의 몸값이 1억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이 같은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그만큼 아우디 e-트론의 질주는 무섭다.

e-트론의 인기를 단순히 신차효과라고 보기는 힘들다. 경쟁 차종으로 꼽히는 순수전기차 메르세데스-벤츠 EQC나 재규어 I-페이스 2개 차종은 출시 당시 판매량이 두 자릿수 초반에 머물렀다. 재규어 I-페이스 출시 시기는 2019년 1월로, 당시 1월 판매대수는 17대며, 벤츠 EQC는 2019년 10월 출시됐고 출시된 당월 19대 판매고를 올렸다. 두 차종의 가격도 e-트론과 비슷한 수준이다.

/ 아우디
아우디 e-트론 실내. 운전석 바깥쪽으로 보이는 게 버추얼사이드미러다. 버추얼사이드미러는 카메라가 바라보는 후측방 시야를 앞좌석 양쪽 문 앞쪽에 위치한 LED 화면에 송출한다. / 아우디

e-트론은 아우디의 판매량을 견인할 뿐만 아니라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도 선도하고 있다. 지난달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 전기차는 총 640대다. 이 중 e-트론(394대)이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여기에는 테슬라가 포함되지 않았는데, 자동차데이터연구소 ‘카이즈유’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는 64대 판매에 그쳤다. 테슬라를 포함하더라도 수입 전기차 7월 판매대수의 55.96%를 아우디 e-트론이 차지한다.

지난 7월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 전체로 넓혀도 e-트론의 영향력은 작지 않다. 카이즈유가 발표한 지난달 신차등록 연료별 대수 중 전기차는 3,086대를 차지했다. 국산 전기차를 모두 포함하더라도 아우디 e-트론은 12.77% 수준의 파이를 차지한다. 1억원이 넘는 프리미엄 전기차라는 것이 무색한 정도다.

e-트론의 인기 비결로는 △버추얼사이드미러 양산차 최초 적용 △전자식 콰트로(아우디 풀타임 4륜구동 시스템) △1회 완전충전으로 서울∼부산 편도 주행 가능 등도 거론되지만, ‘파격적인 할인’이 가장 큰 부분으로 꼽힌다.

현재 아우디 e-트론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저공해차 보조금 지급대상 차종으로 아직 확정나지 않았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쟁 차종 대비 가격이 더 비싸게 판매될 상황이었으나, 아우디 측은 할인프로모션을 꺼내들었다.

아우디는 e-트론이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현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딜러사들과 협의를 통해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e-트론은 △전액 현금납부 구매 시 2,100만원 할인 △아우디 프로모션 이용 시 2,300∼2,400만원 할인이 적용된다. 아우디 프로모션 이자율은 6% 수준이며, 할인 금액은 딜러사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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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e-트론 충전 단자. e-트론의 최대 급속 충전 용량은 150㎾로 30분 만에 배터리를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급속 충전 속도는 현재 시판되는 전기차 중에서 가장 빠른 편으로 알려져 있다. / 아우디

여기에 주유권과 동일한 개념인 전기충전카드를 기본 100만원 지급한다. 전기충전시설 설치를 하지 않는다면 전기충전카드 200만원이 추가로 지급된다. 이는 약 3∼4년간 충전 비용 걱정을 덜어낼 수 있는 수준이다.

아우디 코리아 측은 이번달 내로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확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경우 현재 진행 중인 프로모션은 사라지며,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 지원이 적용돼 최대 약 1,600만원 할인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금 당장 아우디 측의 할인을 적용 받아 e-트론을 구매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아우디의 한 딜러사 관계자는 “e-트론은 현재 올해 물량이 거의 소진됐으며, 대기자도 많은 편이다”라며 “현재 계약을 먼저 해 두면 정부보조금을 적용받아 차량을 구매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전기차 중 적수가 없을 정도로 소비자의 인기를 한몸에 받는 e-트론은 내년까지 무난히 아우디 판매고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수입차 업계 3위에 올라있는 아우디가 e-트론을 전면에 내세워 수입차 업계 2위인 BMW와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경쟁 차종으로 꼽히는 순수전기차들은 올해 맥을 못추고 있다. 벤츠 EQC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판매대수가 266대다. 재규어의 I-페이스는 국내 출시된 2019년 연간 판매대수 68대를 기록했고, 올해 7개월간 판매대수가 단 27대에 불과해 2년 연속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의 부진은 아우디 e-트론으로 인해 더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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