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코프가 올해 중간 배당규모를 전년보다 500% 확대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올해 중간배당 시즌엔 유독 찬바람이 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배당 주머니를 여는 것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에 고배당주로 명성을 떨치던 곳들마저 배당을 건너뛰거나, 대폭 축소시키는 사례도 나타났다. 

◇ 중간배당액 대폭 확대… 전년보다 500% 깜짝 상승

물론 이 같은 기조와 다른 행보를 보이는 상장기업도 있다. 중간 배당규모를 대폭 늘려서 시장의 관심을 받는 곳도 나타났다. 리드코프도 그 중 하나다. 리드코프의 올해 중간배당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500% 증가했다. 다만 공격적인 배당 정책과 달리, 올해 실적은 다소 평가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보다 30% 쪼그라들었다. 

리드코프는 코스닥 상장사로 소비자금융(대부업)과 석유사업, 휴게소 사업 등을 영위하는 곳이다. 일반인들에겐 대부업체로 좀더 익숙하다. 실제 회사의 주요 수익원도 대부업이다. 두 번째로 비중이 큰 석유사업부문은 수년째 적자 상태로 수익에 큰 보탬이 되진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부사업을 바탕으로 리드코프는 안정적인 매출을 내왔다. 

지난해에 리드코프는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4,957억원, 영업이익 514억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8%, 14.5% 증가한 규모다. 아울러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26.9% 가량 오른 406억원의 이익을 냈다. 별도기준 순이익도 전년보다 27.5% 증가한 301억원을 시현했다. 대부업계가 잇단 법정최고금리인하 여파로 불황에 시달리고 있지만 리드코프는 이익 증가세를 이어갔다. 리드코프는 이 같은 이익을 바탕으로 꾸준하게 배당도 집행했다. 지난해 회계연도에 대해 전년과 동일하게 주당 100원의 결산배당을 집행했다.  

또 리드코프는 중간배당 보따리도 꾸준히 열고 있다. 특히 올해는 배당 규모를 대폭 확대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리드코프는 보통주 1주당 300원의 분기 배당을 한다고 지난달 24일 공시했다. 총 배당금은 76억7,845만5,600원, 시가 배당률은 4.8%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분기 배당 정책과 비교하면 500% 가량 확대된 규모다. 지난해 리드코프는 주당 50원의 분기 배당을 했다. 총 배당금은 13억원 가량이다. 

배당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의 일부를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것을 뜻한다.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실시되며, 벌어들인 이익이 크게 늘어나면 배당규모도 증가하곤 한다. 혹은 많은 이익잉여금을 쌓였을 때, 배당을 풍성하게 푸는 경우도 있다. 

다만 리드코프의 올해 실적이 고배당의 배경으로 작용했는지는 의문이다. 리드코프는 올 상반기 매출액(연결기준)이 전년 동기보다 30.8% 줄어든 1,80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4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보다 13.87% 증가했다. 순이익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매출 외형은 크게 줄었다. 

여기에 2분기 들어 이익이 감소세를 보였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리드코프의 2분기 순이익은 1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9.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23억원으로 4.74% 줄었다. 

이런 가운데 리드코프의 사실상의 지배주주인 서홍민 회장은 이번 고배당 정책으로 두둑한 현금을 챙기게 됐다. 서 회장은 리드코프의 주식 404만672주(15.28%)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이번에 12억1,220만원의 분기 배당 이익을 챙겨갈 전망이다. 

◇ 고배당 정책에 서홍민 회장, 주머니 ‘두둑’ 

서 회장은 지난 5월 DKCS에서 보유하던  리드코프 주식 84만6,465주를 시간외대량매매를 통해 매입, 지분을 확대했다. 당시 1주당 매입단가는 6,040원이었다. 서 회장은 해당 지분을 매입하는데 51억1,265만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DKCS는 서 회장의 형인 서수민 DKCS 회장이 경영하고 있는 회사다. 서수민 회장은 올해 DKCS가 보유한 DK D&I와 리드코프의 지분을 모두 서홍민 회장과 서홍민 회장의 계열사로 매각했다. DK D&I는 서홍민 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회사다. 

이 같은 지분 거래로 서 회장은 리드코프를 비롯해 기존 보유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됐다. 다만 동시에 상당한 차입금 부담도 안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깜짝 고배당이 이뤄져 일각에서는 뒷말도 나올 전망이다. 오너의 자금 숨통을 트여주기 위해 후한 배당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시선이 제기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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