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주)이 해외 시장의 선전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사진은 지난 1973년부터 사용되고 있는 있는 대상(주)의 신설동 사옥. / 네이버 지도
대상(주)이 해외 시장의 선전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사진은 지난 1973년부터 사용되고 있는 있는 대상(주)의 신설동 사옥. / 네이버 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대상(주)이 코로나19 시국 속에서도 순항을 거듭하고 있는 식품업계에 흥을 보태고 있다. 신흥 주력 시장인 아메리카 무대에서의 선전에 힘입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 최대 반기 실적… 청신호 켜진 3조 매출 돌파

종합식품 및 소재기업 대상(주)이 올해 상반기 빼어난 활약상을 보였다. 전대미문의 팬데믹 사태로 인해 산업 전반이 침체 국면에 빠진 가운데서도 뚜렷한 성장 곡선을 그려나가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상(주)은 올해 상반기 1조5,377억원을 벌어들였다. 지난 3년간 1조4,000억원대에 머물렀던 반기 실적이 마침내 도약을 이뤄냈다. 이로써 2017년 근소한 차이로 고배를 마셨던 연매출 ‘3조’의 벽을 넘을 수 있는 발판을 다시금 마련하게 됐다. 영업익 또한 지난 상반기 대비 54% 신장된 1,108억원을 기록했다.

대상(주)의 이번 호실적이 눈길을 끄는 건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며 ‘방역의 일상화’가 정착되어 가는 시기에도 성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2분기에만 전년 대비 7% 개선된 7,819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영업인(610억)은 같은 기간 무려 81% 신장시켰다.

대상(주)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급식 등 제자리걸음을 한 BtoB를 대신해 BtoC와 온라인이 T선전했으며, 글로벌 사업의 선전도 실적 개선에 한 몫 했다”고 말했다.

실제 대상(주)은 해외 무대에서 맹활약하며 K-푸드의 최전선에도 뛰고 있다.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 반기 매출은 4,000억원에 근접했다. 대상(주)은 이들 3개 국가에만 총 9개 현지 법인을 두고 있을 만큼 시장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 글로벌 누비는 종가집, 48년 신설동 시대 ‘카운트다운’

특히 올해는 아메리카 무대의 성장이 눈에 띈다. 상반기 미국을 위시한 아메리카의 시장 규모가 639억원으로 치솟으면서 2대 시장인 유럽(890억)에 근접했다. 아시아와 아메리카의 성장에 힘입어 2016년 무렵 15% 수준이던 해외 매출 비중은 올해 35%로 크게 뛰어 올랐다.

대상(주)이 김치 브랜드인 ‘종가집’ 등 미국 공략에 각별한 공을 들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뉴욕에 근접한 뉴저지주에 현지 법인을 세운 대상(주)은 LA지역에도 자체 사무소(Daesang Holdings California Inc.)를 갖추고 있다. 올해 안으로는 국내 업체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현지에 자체 김치 공장을 착공할 계획도 갖고 있다. 해마다 국내에서 미국으로 건너가는 김치 수출량의 40% 가량을 종가집이 차지하는 자신감에 힘입어 현지 생산을 추진키로 했다. 단 ‘K-김치’의 전진 기지 역할을 한 부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아울러 대상(주)은 하반기부터 사옥 이전 준비로 분주할 예정이다. 최근 대상(주)은 서울 신설동의 본관과 별관 등의 토지와 건물을 한 부동산 디벨로퍼에 처분키로 했다. 처분 대상에는 소재 사업과 ‘초록마을’ 등 계열사가 입주해 있는 중랑구 상봉도 사옥도 포함된다. 이미 양호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는 대상(주)은 이번 유형자산 매각을 통해 1,450억원의 여유자금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이를 두고 1998년 IMF 외환위기로 부침을 겪은 경험을 타산지석 삼아 경영 안정화에 만전을 기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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