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녕 한세예스24그룹 회장이 상반기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세예스24홀딩스 홈페이지
김동녕 한세예스24그룹 회장이 상반기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세예스24홀딩스 홈페이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 3월 계열사 소액주주로부터 불성실경영 지적을 받은 바 있는 김동녕 한세예스24그룹 회장이 상반기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면치 못했다. 사내이사의 성실한 이사회 출석이 강조되고 있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모습이다.

◇ 한세실업 이사회엔 모두 불참

김동녕 한세예스24그룹 회장은 최근 자녀들의 2세 경영구축에 박차를 가하면서도 그룹 내에서 여전히 상당한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한세예스24홀딩스는 물론, 한세실업, 예스24, 한세엠케이 등 모든 상장계열사에서 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하지만 이사회 출석률은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세실업은 올 상반기 8차례 이사회를 개최했는데, 김동녕 회장은 단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다. 한세엠케이 역시 올 상반기 7차례 이사회를 개최했지만, 김동녕 회장이 출석한 것은 4번뿐이다. 출석률은 57%를 기록했다.

한세예스24홀딩스 이사회 출석률은 그나마 준수한 수준이다. 4차례 개최된 이사회 중 3번 출석해 75%의 출석률을 기록했다. 다만, 한세예스24홀딩스는 지난 14일 최초 공시한 반기보고서에서 이사회 개최 내용 및 이사 출석 여부 등이 기재되는 항목을 아예 누락시켰다가 <시사위크> 문의 이후인 지난 18일 정정공시를 통해 이를 포함시켰다.

김동녕 회장은 지난해에도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한 바 있다. 한세예스24홀딩스에서는 50%의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했고, 한세실업과 한세엠케이에서는 각각 7%, 21%의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은 계열사 주주의 불만 목소리를 낳기도 했다. 한세엠케이 소액주주인 네비스탁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하며 실적 악화에 대한 경영진 책임을 거론한 바 있다.

네비스탁은 특히 “지난해 9월까지 약 11번의 이사회가 개최됐는데, 김동녕 회장이 참석한 것은 단 2번”이라며 “이사로서 책임감을 갖고 경영에 임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이러한 결정에 대한 책임이 부여되는 이사회 참석은 이사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 중 하나다. 경영진의 성실·책임경영을 확인할 수 있는 기본 척도이기도 하다. 경영 문화가 선진화할수록 이사의 이사회 성실한 이사회 출석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이유다.

매년 주요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를 권유하고 있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의 이사회 일정 기준에 미치지 않을 경우 반대를 권유한다.

지난해 주요 대기업들의 이사회 출석률을 분석·발표해 오너일가의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지적한 경제개혁연대는 “총수일가가 이사로서의 권한을 누리면서 그에 부합하는 책임은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이사회에 출석할 의사가 없다면 스스로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주주와 회사를 위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지침엔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이 75%에 미치지 않을 경우 연임에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아직 사내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에 대한 지침은 없지만, 이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이 기업공시 서식 작성기준 개정을 통해 지난해부터 상장사 사내이사의 이사회 출석률과 안건에 대한 찬반여부 등을 공시에 포함시키도록 한 것도 이러한 측면에서다.

이와 관련해 한세예스24그룹 관계자는 “개인 일정이 있다 보니 모든 이사회에 참석하진 못하고 있지만, 내용들은 모두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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