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2 15:35
[통합당 호남공략] 김종인, 5·18 묘지서 무릎 꿇었다
[통합당 호남공략] 김종인, 5·18 묘지서 무릎 꿇었다
  • 정호영 기자
  • 승인 2020.08.19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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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 앞에 무릎을 꿇고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 앞에 무릎을 꿇고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미래통합당이 호남에 또 다시 고개를 숙이면서 호남 민심 끌어안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찾아 무릎을 꿇고 사죄를 표했다. 보수정당 대표가 5·18 묘역에서 무릎을 꿇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김 위원장은 방명록에 ‘5·18 민주화 정신을 받들어 민주주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적었다.

옛 통합당 인사들의 5·18 관련 망언 등 당과 호남 사이를 깊게 갈랐던 행위에 대해 지역민의 용서를 구한 것이다.

통합당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3일 연속 전남 구례 등 호남을 찾아 민심을 살폈다. 새 정강정책에는 5·18 민주화 정신을 명시하기로 했다. 이같은 통합당의 친(親)호남 행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여권 지자체장 성추문 등 연이은 악재에 따른 민심 이반과 연관성이 짙은 것으로 읽힌다.

진보진영 텃밭인 호남 민심이 동요할 때 보수진영의 고질적 아킬레스건인 호남의 빈틈을 파고드는 전략인 셈이다.

◇ 김종인 “역사 매듭 풀어야”

김 위원장은 이날 5·18 국립묘지 참배 전 기자들과 만나 “5·18 민주 영령과 광주 시민 앞에 이렇게 용서를 구한다. 부끄럽고 죄송하다. 너무 늦게 찾아왔다”며 “벌써 일백 번 사과하고 반성했어야 마땅한데 이제야 그 첫걸음을 뗐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물지 않은 상처를 보듬고 사는 유족들께 깊이 죄송하다”며 “제 미약한 발걸음이 역사의 매듭을 풀고 과거가 아닌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작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이날 5·18 묘역 방문은 비대위원장 취임 후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내달(9월) 3일 취임 100일을 앞두고 있다.

이른바 ‘5·18 망언’과 연관된 옛 통합당 인사들에 대한 사죄도 이어졌다. 사과문은 김 위원장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광주에서 그런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5월 정신을 부정하고 훼손하는 일부 사람들의 어긋난 발언과 행동에 저희 당이 엄중한 회초리를 들지 못했다”며 “저희 당 정치인까지 편승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표현의 자유란 명목으로 엄연한 역사적 사실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그동안 잘못된 언행에 진실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참회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참배에 나서고 있다. /뉴시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참배에 나서고 있다. /뉴시스

◇ 진정성·지속성 없다면 ‘친호남’도 무의미

불모지 경작에 나선 통합당과 대조적으로 민주당에 대한 호남 민심은 이상기온이 감지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0~14일 전국 성인 2,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의 집토끼라 할 수 있는 광주·전라 지역 지지율은 전주 대비 7.7%p 내린 51.6%로 집계됐다. (95% 신뢰수준·표본오차 ±2.0%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당이 아직 호남에서 과반이 넘는 막강 지지율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이같은 급락은 민심의 동요를 방증한다. 통합당 입장에서는 민심 공략의 적기로 판단한 듯 호남에 적극적인 애정표시를 하고 있다. 호남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5·18 갈등 청산을 필수불가결한 수순으로 판단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5·18 묘역 참배 후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가진 회견에서 “그동안 호남 민심이 통합당과 소원한 관계였지만 저희가 과거 수 차례 집권한 정당으로서 우리나라 어느 한 곳도 소홀하게 할 수 없다”며 “과거의 편협한 생각을 버리고 앞으로는 전 국민을 포용하는 정당으로 기틀을 확립할 작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통합당이) 다시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까 의심의 눈초리가 있는 것을 알지만 집권 생각하는 정당으로서 과거와 같은 일을 반복해서는 집권이 불가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합당의 적극 구애에 호남 민심이 화답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통합당의 최근 친호남 행보가 일회성 이벤트로 그칠 경우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통합당은 5·18 유공자 예우 강화 법안 마련 등 현실적인 지원책을 통해 진정성을 증명하려는 모습이다. 관련법안 입법 과정에서도 여당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다음 대선을 앞둔 만큼 통합당이 앞으로 호남에 대해 어떤 정책적 접근을 할 것인지는 추후 저희가 이야기할 것”이라며 “확실한 하나의 정책으로 굳힐 체제를 갖추겠다”고 했다. 이어 “호남에 대한 법안 준비와 논의는 어느 정도 절차를 거치고 확정되면 거론하는 게 옳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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