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유화와 KPIC코포레이션의 올 상반기 거래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유화와 KPIC코포레이션의 올 상반기 거래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대한유화가 이순규 회장 개인회사와의 내부거래를 꿋꿋하게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올 상반기 내부거래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선이 중견기업으로 향하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 대한유화-KPIC코포레이션 상반기 내부거래 ‘증가’

대한유화 내부거래 논란의 중심엔 KPIC코포레이션이 있다. ‘KPIC’는 대한유화의 영문이름(Korea Petrochemical Ind. Co)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지분구조는 이순규 대한유화 회장이 93.35%, 그의 아내가 6.65%를 보유하고 있다. 완전한 개인회사다.

KPIC코포레이션은 무역업과 복합운송 주선 및 용역업을 주요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사업구조는 단순하다. 생산이나 별도의 가공은 없다. 대한유화가 생산한 제품을 매입해 대부분 해외에 판매한다.

KPIC코포레이션은 지난해 대한유화로부터 1조558억원 상당을 매입했다. 지난해 총 매출원가는 1조1,332억원이었다. 매출원가의 93%를 대한유화로부터 매입한 셈이다. 이를 통해 KPIC코포레이션은 1조1,542억원의 매출액을 올렸고, 72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겼다.

이는 앞선 2018년에도 마찬가지다. 총 매출원가 1조4,683억원 중 92%에 해당하는 1조3,568억원을 대한유화로부터 매입했고, 1조4,918억원의 매출액과 8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같은 사업구조 속에 KPIC코포레이션의 실적은 대한유화와의 거래 규모와 궤를 같이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들어 그 규모가 대폭 증가한 모습이다. 2016년 7,744억원이었던 거래 규모가 2017년 8,523억원, 2018년 1조3,568억원, 2019년 1조1,332억원로 증가했다.

이는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한유화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대한유화는 상반기 KPIC코포레이션으로부터 4,98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4,309억원에 비해 15.6% 증가한 수치다. 이는 KPIC코포레이션 입장에선 매입에 해당한다.

◇ 이순규 회장과 부인, 5년 간 배당금만 ‘229억’

이처럼 꿋꿋하게 이어지고 있는 대한유화와 KPIC코포레이션의 거래는 결과적으로 이순규 회장에게 막대한 현금을 안겨주고 있다.

대한유화의 제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거둔 KPIC코포레이션은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50억원을 배당했다. 이는 고스란히 이순규 회장 및 그의 부인에게 향했다. 이순규 회장은 지난해 대한유화에서 33억1,700만원의 연봉을 수령했는데, 이보다 KPIC코포레이션을 통해 얻은 배당금 수익이 더 많았다. 이순규 회장과 부인이 이렇게 최근 5년간 수령한 KPIC코포레이션 배당금은 무려 229억원에 달한다.

이순규 회장 입장에선 KPIC코포레이션이 쏠쏠한 현금창고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지만, 대한유화 입장에서 바라보면 의문이 남는다. KPIC코포레이션을 거치지 않을 경우, 더 많은 이익을 남길 여지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순규 회장 및 그의 부인에게 향한 KPIC코포레이션의 적잖은 배당금 역시 대한유화 일반 주주들에게 고루 돌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대한유화의 이 같은 실태는 이미 수년 전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대한유화와 이순규 회장 개인회사의 내부거래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이어지고 있다. 공정위가 중견기업으로 감시 및 규제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마이웨이’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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