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면 BC카드 사장이 하반기 실적 관리를 놓고 고심이 깊어갈 전망이다. /BC카드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BC카드가 올 상반기 홀로 부진한 성적을 냈다. 카드업계가 불황을 딛고 깜짝 이익 성장세를 보인 것과 사뭇 비교되는 모습이다. 실적 개선 과제를 짊어지고 올 3월 취임한 이동면 BC카드 사장의 어깨는 더욱 무겁게 됐다. 

◇ 카드업계, 상반기 깜짝 성장세… BC카드, 홀로 이익 뒷걸음질

올 상반기 카드업계는 깜짝 이익 성장세를 보였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비씨카드 등 8개 전업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1,18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9,569억원)과 대비 16.9%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보면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11.5% 증가한 3,025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카드는 16% 증가한 2,226억원을, 현대카드는 36.4% 늘어난 1,662억원을 시현했다.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는 1,638억원, 796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2.1%, 19.6% 증가한 규모다. 

롯데카드는 전년 대비 37.6% 증가한 643억원의 이익을 냈다. 하나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 65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3.9% 성장했다. 

카드업계는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년째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업권이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어 상황이 더 좋지 못했다. 그럼에도 카드업계는 깜짝 호실적을 기록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업계에선 마케팅 비용 축소 및 각종 비용 효율화, 수익 다각화, 언택트(비대면) 소비 트렌드 대응 등의 노력이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더불어 정부가 지난 5월 소비 진작 차원에서 긴급재난금지원금을 푼 것도 카드사들의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BC카드의 실적은 홀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C카드는 올 상반기 8개 전업 카드사들 중 유일하게 이익 감소세를 보였다. BC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5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영업수익은 1조6,67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5% 줄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2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감소했다. 

BC카드는 신용카드 결제전표 매입을 주 수입원으로 하고 있는 곳이다. 전체 영업수익의 87%를 차지하는 매입업무수익은 올 상반기 감소세를 보였다. 올 상반기 매입업무수익은 1조4,45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140억원)보다 4.5% 가량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BC카드 관계자는 “특별한 일회성 요인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며 “지난해 9월 신사옥을 취득한 뒤, 차세대 시스템 구축 작업을 진행했다. 이에 따른 감가상각이 반영이 되면서 순이익이 다소 안 좋아진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해외 관광객 축소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이슈도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수장인 이동면 사장의 실적 관리 부담도 한층 더 무거워지게 됐다. 지난 3월 25일 취임한 그는 이제 막 재임 5개월째를 맞고 있다.

그는 취임 후 회사의 케이뱅크 지분 확보 및 대주주 등극 과제를 순조롭게 마무리 지었다. BC카드는 최근 지분 인수 및 유상증자 참여 등을 통해 케이뱅크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케이뱅크는 최대주주 교체를 계기로 자본난 문제를 해결,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영업 재개에 나선 상태다. 

다만 이 사장은 BC카드 본업의 실적 관리엔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하반기에도 카드업계 업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어깨가 무거울 전망이다. 

BC카드 측은 새로운 먹거리 발굴과 케이뱅크와의 시너지 제고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BC카드 관계자는 “하반기엔 마이데이터 사업을 준비하면서, 신사업 발굴에 힘쓰고 있다며 ”케이뱅크와의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높이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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