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언더웨어 산업을 견인해 온 BYC와 쌍방울이 코로나19 시국 속에서도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 각 사
국내 언더웨어 산업을 견인해 온 BYC와 쌍방울이 코로나19 시국 속에서도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 각 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유니클로의 기세에 밀려 한동안 고전해온 토종 언더웨어 업체들의 내공이 빛을 발하고 있다. 국가 경제를 위기로 몰아놓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한 가운데서도 실적 선방을 이뤄냈다.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과 신사업 진출 등 능동적인 경영 전략이 위기 속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로 꼽힌다.

◇ 회춘 덕 톡톡히 본 BYC, 재난지원금도 호재

도합 122년 역사를 자랑하는 언더웨어 명가인 BYC와 쌍방울. SPA 공룡 유니클로의 히트텍, 에어리즘의 높은 인기와 다소 노후한 브랜드 이미지로 인해 주춤하던 이들 토종 언더웨어 업체들이 위기 속에서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BYC는 올해 상반기를 준수한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한 804억원을 벌어들였다. 영업실적은 같은 기간 5% 감소한 107억원으로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와 동률인 87억원을 기록했다.

BYC는 기대치를 밑돌았던 1분기 실적을 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2분기에 만회했다. 4~6월까지 3개월간 4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6% 가량 개선된 수치다. 영업익(85억)과 당기순이익(86억)도 동기간 각각 37%, 39%씩 신장시켰다. 무더위를 앞두고 업계 성수기로 꼽히는 기간에 호실적을 거둔 BYC는 부담을 덜고 하반기 경영 계획에 몰입할 수 있게 됐다.

BYC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초반 20~30% 가량 빠졌던 매출이 정부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점차 회복하기 시작했다”면서 “재난지원금으로 모처럼 소고기 국거리 반찬을 샀다는 말처럼 비용 부담이 적은 속옷에도 지원금을 알뜰하게 사용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 장사 잘하고도… 내실 못 챙긴 쌍방울

트렌드에 집중한 마케팅 전략도 코로나19 시국 속에서 선방할 수 있었던 비결로 꼽힌다. 올해 초 BYC는 걸그룹 ‘오마이걸’의 멤버 아린을 새 모델로 발탁해 MZ세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선보인 홍보 영상은 2주 만에 유튜브 조회수 750만뷰를 돌파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영상을 접한 소비자들은 아린을 통해 ‘BYC를 다시 보게 됐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BYC와 함께 국내 언더웨어 산업을 이끌어 온 쌍방울도 선전했다. 올해 상반기 509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지난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BYC와 마찬가지로 2분기에만 8% 신장을 이뤄내며 1분기 감소분을 메웠다.

그러나 쌍방울은 경영 효율화에서 허점을 보이며 흑자 실현에는 실패했다. 상반기 6억원의 영업 손실을 남기며 적자 전환됐다. 당기순손실은 무려 101억원에 이른다. 쌍방울은 시국에 맞춘 신사업(마스크) 진출과 적극적인 SNS 활용, 히트업의 판매량 증대를 실질적인 수익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판관비 등 비용 부담이 커진 탓이다. 쌍방울의 상반기 판관비용 169억원으로 전년 보다 7% 가까이 늘었다. 특히 금융비용이 246% 급증했는데 이는 장기사채(51억) 등 차입금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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