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한 실적을 이어오던 한진중공업의 건설 부문이 올 상반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뉴시스
견고한 실적을 이어오던 한진중공업의 건설 부문이 올 상반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한진중공업의 사업 부문별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호실적을 기록하던 건설 부문이 올 상반기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그간 견고한 실적으로 회사 전체 실적을 견인해 온 것에 비해 올해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여기에 조선부문의 영업적자 폭도 전년 대비 커진 상황이다.

한진중공업은 2018년 대규모 적자와 자본잠식 등을 겪은 후 지난해 흑자전환과 더불어 2조원 가량의 부채를 털어내며 정상화의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뀄다. 지난해 취임한 이병모 사장의 지휘 하에 희망퇴직과 건설 부문의 수주 분야 확대 등 강도 높은 체질개선을 이어온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올 상반기에도 전년 대비 호실적을 기록했다. 한진중공업의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8,275억원으로 전년 동기 6,906억원 대비 19% 가량 늘었다. 또한 올 상반기 판관비가 전년 대비 37% 감소하며 전년 대비 600% 이상 급증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주력 부문인 건설부문의 부진이 뼈아픈 모습이다. 한진중공업의 사업 부문은 크게 건설부문과 조선부문으로 나뉜다. 이 중 건설부문은 근 3년간 영업흑자를 이어오며 조선부문의 부진을 매워왔지만, 올해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그간 한진중공업의 건설부문은 조선부문 대비 흑자 기조를 이어오며 회사 전체 실적을 견인해왔다. 한진중공업의 건설부문은 2016년 1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후 이듬해 1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이후 건설부문은 단 한 차례도 영업적자를 기록하지 않았다.

특히 2018년 수빅조선소발(發) 악재로 조선부문이 3,897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당시에도 건설 부문은 19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견고한 실적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건설부문은 올 상반기 3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전년 동기 1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비해 크게 하락한 실적이다. 서비스 협약과 부동산 임대 등을 영위하는 기타 사업 부문이 54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상반기 영업적자를 면한 상황이다.

조선부문의 손실 폭도 늘었다. 한진중공업의 조선부문은 올 상반기 3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230억원의 영업손실 대비 46% 늘어난 수치다. 조선부문은 2011년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근 10년간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조선부문은 올해 현재까지 수주 실적이 없다. 건설부문이 올해 △배곧대교 민간투자사업 건설공사 △포항 학산1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 △더이글카운티 레지던스(연수원) 신축공사 △홍익대학교 아트&디자인밸리 신축 및 체육관(다목적홀) 개보수공사 등을 수주한 것에 비해 아쉬운 대목이다. 조선부문은 지난해 10월 차기고속정 4척을 수주한 데 이어 다목적 대형방제선과 고속상륙정 후속함 4척 등 총 6,300억원 가량의 일감을 수주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올해 수주는 전무한 상황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방위력개선비 등 국방예산을 확대한 만큼 발주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항, 철도, 공연 및 전시시설, 병원, 항만 및 항만크레인, 발전시설 등 당사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특화 공종 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수주 성공율을 높이고, 공공공사의 적정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진중공업 채권단은 지난 4월 한진중공업의 매각을 공식화했다. 일각에서는 건설부문과 조선부문 실적의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는 점과 두 사업부의 시너지가 적다는 점 등으로 채권단이 사업 부문별 분리 매각을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채권단 측 관계자는 “분리매각 방안은 정해진 바 없으며 연내 매각이 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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