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그룹의 지주사인 대교홀딩스가 올해 상반기 사상 최악의 적자를 안았다. / 대교홀딩스 홈페이지 캡쳐
대교그룹의 지주사인 대교홀딩스가 올해 상반기 사상 최악의 적자를 안았다. / 대교홀딩스 홈페이지 캡쳐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학습지 업체 대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방문 학습 기피 현상과 출산율 감소 등 악화된 경영환경의 그늘 아래 놓인 가운데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지주사마저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 역대급 손실 기록한 지주사의 무거운 어깨

국내 방문학습지 업계 1위 대교그룹의 지배구조 최상위에 자리한 대교홀딩스의 턴어라운드가 요원해 보인다. 200억대 매출 회복이 시급한 와중에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계열회사 투자관리와 컨설팅, 각종 투자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대교홀딩스는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한 79억원의 매출(별도기준)을 달성했다. 지분법손실 등 예년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영업비용(190억)이 발생함에 따라 영업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상반기 누적 영업 손실은 111억원에 달한다. 적자 전환의 여파로 당기순이익도 마이너스 107억원으로 돌아섰다.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대규모 손실로 인해 잉여금 축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교홀딩스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1,300억원의 넘는 이익잉여금을 비축해 왔다. 안정적인 경영 활동 속에서 흑자 기조를 유지해 온 덕분이다. 그러다 2018년 적자가 발생하면서 올해 상반기 관련 금액은 1,103억원으로 내려앉은 상황이다. 남은 하반기에 상반기 부진을 상쇄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대교홀딩스는 공시 대상이 된 지 11년 만에 잉여금이 1,000억원을 밑돌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계열회사의 부진도 대교홀딩스의 어깨를 무겁게 만들고 있다. 특히 손자회사인 대교에듀피아는 존립마저 위협받고 있다. 지난 6월 대교홀딩스는 서울회생법원에 대교에듀피아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대교에듀피아는 수학전문 학원 ‘페르마’, 초중등e러닝사이트 ‘공부와락’ 등을 운영하는 곳으로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교’가 지분 98.6%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교홀딩스가 지원책이 아닌 회생 절차를 신청한 건, 그만큼 그룹 전반의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는 방증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대교’의 유동비율은 129% 수준으로 빠듯한 편이다. 만성적자에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있는 대교에듀피아의 정상화를 그룹의 자구책만으로는 실현하기 어렵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법정행을 앞두고 있는 대교에듀피아는 2009년부터 자본잠식이 시작된 뒤 2년 만에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2014년을 마지막으로 지난 6년 동안 감사보고서 조차 공시되지 않고 있다. 자산 등 외감 대상이 되는 기본 요건조차 충족시키지 못 할 만큼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는 걸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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