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분기 연속 적자라는 암흑기를 겪고 있는 LG디스플레이에게도 '봄날'이 다시 찾아올 듯하다. 24일 하나금융투자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유래없는 ‘암흑기’를 겪고 있다. 중국의 LCD 물량공세로 TV용 LCD패널가격이 폭락하면서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한 LG디스플레이는 계속해서 영업손실이 증가하고 있다.

올해 역시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영업손실은 무려 5,170억원에 달한다. 1분기 영업손실이 3,619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올해 누적 영업손실은 8,789억원에 이른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적자가 이어진 2년간 인력을 대폭 감소하며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 2018년 6월 기준 3만3,522명인 임직원 수는 올해 6월 2만6,231명으로 줄었다. 여기에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LG디스플레이가 언제쯤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지는 예상하기 힘들어보인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실적이 밝을 것으로 전망하는 소식이 증권가에서 날아들고 있다.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는 속담처럼, LG디스플레이에게도 ‘봄날’이 찾아올까.

◇ 금융권, “TV시장 등 LGD에 우호적”… “적자폭 대폭 감소할 것”

신한금융투자 소현철 연구원은 25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4분기 “3분기 LG디스플레이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5% 늘어나 6조6,6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영업이익도 1,020억원으로 7분기만에 흑자전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한 4분기 매출액은 3분기보다 8.2% 늘어난 7조2,110억원, 영업이익은 3분기보다 211.8% 증가한 3,180억원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 김현수 선임연구원도 24일 보고서를 통해 TV, 정보통신(IT), 모바일 시장 모두 LG디스플레이의 서플라이 체인(생산이나 공급의 연쇄적 과정)에 우호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LG디스플레이 및 관련 서플라이 체인 종목들의 주가 상승세가 빠르다는 것. 

실제 디스플레이 분야 업황의 실적 개선 신호도 뚜렷한데, 특히 TV시장의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글로벌 TV 출하량 전년 동월 대비 증감률은 지난 4월 -22%였으나, 5월 -2%로 반등했다. 이후 6월엔 7%로 전년 동월 대비 더 많은 출하량을 기록했다. 

LCD 패널가격도 8월 하반월 기준 상승하고 있는 것도 LG디스플레이에게 호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8월 LCD TV용 패널 가격은 32인치 12.8%, 55인치 8.5% 상승했다.

하나금융투자 김현수 선임연구원은 “이같은 패널가격 상승폭은 코로나19에 따른 지연 수요 및 재난 지원금 효과를 감안해도 이례적인 상승폭이다”며 “이러한 TV 수요 증가는 레저 활동 제한에 따른 소비 이전 효과, 컨텐츠 수요 증가에 따른 고화질 TV 수요 증가와 같이 TV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 시그널로 해석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하나금융투자는 노트북, 태블릿, 모니터 등 IT패널 시장의 성장세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수혜’를 보면서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도 LG디스플레이에 호조가 될 것으로 봤다. 

모바일 시장의 경우,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불안정한 상태다. 하지만 코로나19발 경제 위기로 가벼워진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으로 중저가형 스마트폰이 인기가 증가하고 있어 LG디스플레이 등 모바일 OLED제조사 중 ‘2군’ 그룹의 전년 대비 출하량이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도 지난 5월 “최근 몇 년 동안 이동통신사업자가 보조금을 줄였고, 최근 코로나19로 많은 국가들이 불황을 겪고 있어 전 세계 스마트폰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해지고 있다”며 “많은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충분한 사양을 갖춘 값 비싼 기기를 원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하나금융투자 김현수 선임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경우 모바일 OLED 패널 올해 출하량은 전년대비 9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전사 최대 적자부문이었던 모바일 OLED 부문 패널 출하량 증가에 따른 적자폭 대폭 축소되고, 관련 부품 소재 업체들의 낙수효과도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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