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7 03:57
영토 넓혀가는 수입 전기차, 인기 비결 살펴보니…
영토 넓혀가는 수입 전기차, 인기 비결 살펴보니…
  • 제갈민 기자
  • 승인 2020.08.25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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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제외 1~7월 누적 2,242대 등록, 전년 동기 比 186%↑
국내 전기차 10대 중 4대는 수입차… 푸조·르노, 전기차 전쟁 동참
/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가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 테슬라 모델3를 꺾은 전기차 조에를 국내에 들여왔다. / 르노삼성자동차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한국 자동차시장에 친환경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대기오염 및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연기관 자동차에 대한 규제를 더욱 엄격히 하면서 자동차업계가 전기자동차 개발에 온 신경을 집중한 결과다.

많은 자동차 제조사에서 전기차를 개발, 출시하면서 자연스레 소비자들도 전기차에 관심을 갖고 실질적 구매로도 이어지고 있다. 또한 올해는 유독 전기차 판매대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전기차 출시가격이 저렴해지고, 여기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적용하면 2,000만원대부터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돼 전기차로 수요가 옮겨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실제로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배포한 수입차등록자료 내 ‘자동차 연료별 등록(2020.01~07)’ 현황 따르면 전기차의 등록대수 증가율이 내연기관 차량 대비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물론 가솔린(휘발유)과 디젤(경유) 차량도 증가세를 보였으나 전기차 만큼은 아니다. 반면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록은 전년 동기 대비 5% 정도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한국수입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7월까지 기간 동안 전기차 누적 등록대수(판매대수)는 2,241대로 전년 동기(784대) 대비 186%나 증가했다. 2018년에는 1~7월 전기차 누적 판매대수가 단 131대에 불과했다. 2년 동안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 규모가 17배 정도 성장한 것이다.

여기에는 테슬라가 포함되지 않는다. 테슬라는 올해 7월까지 7,143대 판매를 기록했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등록된 수입차 브랜드와 테슬라를 합치면 올해 1~7월 판매된 수입 전기차는 총 9,385대에 이른다.

자동차시장조사 및 통계·분석업체인 카이즈유의 7월 자동차등록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7월 기간 동안 전기자동차의 신차등록 누적대수는 2만5,166대로,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 전체 중 수입차 비중이 37.29%에 달한다. 도로에 주행하는 전기차 10대 중 4대 정도는 외제차라는 얘기다.

/ 한불모터스
푸조 전기차 e-208(왼쪽)과 e-2008(오른쪽)이 국내에 상륙하자마자 초도물량 완판을 기록했다. / 한불모터스

◇ 프랑스 브랜드의 역습 “2,000만원대에 프렌치 감성을”

수입 전기차는 날이 갈수록 국내 전기차 시장의 파이를 늘려가고 있다. 최근에는 프랑스 자동차 브랜드 푸조와 르노가 신형 전기차를 국내에 도입해 판매에 시동을 걸었다.

실구매 가격도 국산 중형세단 또는 준대형 세단과 비슷한 수준이라 합리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내연기관 자동차와 가격 차이가 확 줄어들어 국산 중형세단을 구매할 비용으로 수입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먼저 푸조는 현재 국내에 전기차 모델을 2종 들여와 판매 중이다. 푸조가 판매하는 전기차는 소형 해치백 뉴 푸조 e-208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뉴 푸조 e-2008이다.

두 차량 모두 외부 디자인은 내연기관 버전과 동일하다. 또 모두 50㎾h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최고 출력 136마력, 최대 토크 26.5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1회 완충 시 최대 주행가능 거리는 △e-208 환경부 기준 244㎞(WLTP·유럽 국제표준시험방식 기준 340㎞) △e-2008 237㎞(WLTP 기준 310㎞) 정도다.

푸조가 지난 7~8월 연이어 선보인 전기차 ‘뉴 푸조 e-208’과 ‘뉴 푸조 e-2008 SUV’는 출시 초기부터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초도 물량 계약이 모두 완료된 상태다. 푸조 전기차 2종은 푸조 공식 수입원 한불모터스가 9월말까지 순차적으로 150대를 들여올 계획이었으나, 출시 약 2주 만에 계약 건수가 200건을 돌파했다.

한불모터스는 전기차 2종의 조기 소진에 추가 물량 배정을 위해 프랑스 푸조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밀려있는 계약이 있기에 당장 추가 물량이 확보되더라도 기존 주문 고객들에게 인도가 우선이라 사실상 내년 구매를 기약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불모터스 관계자는 “e-208과 e-2008의 인도 일정이 9월말 이후로 밀린 고객들이 있는 것을 고려하면, 지금 당장 계약해도 최소 3개월은 기다려야 차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추가 배정 물량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서 글로벌 본사와 긴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이 차량들의 완판 비결은 ‘가성비’였다. 소형 해치백 e-208의 가격은 트림에 따라 △알뤼르 4,100만 △GT라인 4,590만원이다. 653만원의 국고 보조금에 지자체 보조금(400만~1,000만원)을 더하면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2,000만원대에도 충분히 구매가 가능하다.

뉴 푸조 e-2008 역시 △알뤼르 4,590만원 △4,890만원으로 판매가가 책정됐으며, 수입 전기 소형 SUV로는 유일하게 보조금 적용을 받아 실구매가는 3,000만원대에 실구매가 가능하다.

르노삼성자동차도 한국 시장에 전기차 조에를 선보였다. 르노 조에는 푸조 e-208과 비슷한 크기의 해치백 형태의 전기차다. 가격도 현재 국내에 출시된 수입 전기차 중 저렴한 수준에 속해 사회초년생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주행거리도 국내 인증 기준 300㎞ 이상을 달성했다.

르노 조에는 100kW급 최신 R245모터를 장착해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 토크 25kg.m의 힘을 발휘한다. 여기에 LG화학에서 만든 54.5㎾h 용량의 Z.E. 배터리를 탑재해 완충 시 최장 309㎞(WLTP 기준 395㎞)를 달릴 수 있다.

유럽에서 먼저 출시된 르노 조에는 올해 상반기에만 3만7,540대가 팔리며 테슬라 모델3(3만2,637대)를 넘어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판매가격은 △젠 3,995만원 △인텐스 에코 4,245만원 △인텐스 4,395만원이다. 국고 보조금과 지자체 추가 보조금을 받을 경우 서울시 기준 최저 2,809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PSA 프리미엄 브랜드 DS의 전기차 모델 DS3 크로스백 E-텐스가 9월에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 DS
PSA 프리미엄 브랜드 DS의 전기차 모델 DS3 크로스백 E-텐스가 9월에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 DS

올해 3분기 내에는 프랑스 PSA그룹의 DS에서도 DS3 크로스백 E-텐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DS3 크로스백 E-텐스는 쏘시크와 그랜드시크 두 가지 트림으로 9월 중 출시되며, 차량 가격은 4,800만원에서 5,300만원 사이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사전계약은 진행 중이며 정확한 출시 가격은 국내 출시 당일 공개될 예정이다.

장착되는 모터와 배터리는 뉴 푸조 e-2008과 동일한 것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인증받은 주행거리도 e-2008과 동일한 수준이다. 국고 보조금은 628만원으로 확정됐다.

이 외에 △쉐보레 볼트 EV △BMW i3 △테슬라 모델S·3·X △재규어 I-페이스 △메르세데스-벤츠 EQC 400 4매틱 △아우디 e트론 등이 있으며, 캐딜락의 전기차 리릭도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중 테슬라 모델X와 재규어 I-페이스, 벤츠 EQC, 아우디 e트론 등 4개 차종은 판매가가 1억원 이상의 프리미엄 전기차다.

대중적인 차량으로는 쉐보레 볼트 EV가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볼트 EV는 올해 1~7월 1,357대가 판매돼 테슬라를 제외한 올해 7월까지 국내 수입 전기차 판매(2,241대)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볼트 EV는 보조금을 모두 적용할 시 2,600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테슬라는 모델3의 판매가 눈에 띈다. 테슬라의 올해 7월까지 판매대수 7,134대 중 모델3가 6,888대로, 테슬라코리아 올해 실적의 96.4%를 차지하면서 판매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다른 차량들에 비해 단차를 비롯한 여러 결함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1억원이 넘는 전기차도 잘 팔린다. 지난 7월 1일 출시된 아우디 e-트론은 출시 첫달 394대 판매고를 올려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일부 수입차 브랜드에서는 전기차의 상품성을 강화하면서도 가성비를 노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출시하는 모습이다. 푸조와 르노에서 출시한 차량들의 판매가격은 국산 자동차 브랜드의 전기차 판매가격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수입차와 가격차가 줄어든 국산 전기차는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7월까지 판매대수 집계에는 르노 조에와 푸조 e-208, e-2008, 그리고 DS의 DS3 크로스백 E-텐스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 해당 차종이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다면 수입 전기차 판매대수와 시장 점유율은 점차 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보조금을 적용해 2,000~3,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는 수입 전기차가 쏟아져 나올 경우 국산 전기차는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국산 자동차 제조사의 상품성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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