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5 09:11
‘김종인 대권 등판론’ 다시 부상한 이유
‘김종인 대권 등판론’ 다시 부상한 이유
  • 김희원 기자
  • 승인 2020.08.26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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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9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 앞에 무릎을 꿇고 참배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비대위원장의 대권 출마를 염두에 둔 정치적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뉴시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9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 앞에 무릎을 꿇고 참배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비대위원장의 대권 출마를 염두에 둔 정치적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잠잠하던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대권 등판론’이 정치권에서 다시 부상하고 있다.

최근 통합당의 지지율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이후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보다 앞선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김 비대위원장의 광주 5·18 묘역 앞 ‘무릎 사죄’가 주목을 받으면서 그의 대권 등판론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하태경 통합당 의원은 지난 25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 비대위원장의 대권 도전 관측에 대해 “만약에 김 위원장이 내년 서울시장 선거까지도 승리로 이끌었다고 하면 김 위원장에 대한 평가가 지금은 대선후보군으로 안 보지만 그때 이후에는 좀 달리 볼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저는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분 사고나 생각이나 이런 건 우리 당에서 그 누구보다 젊다”고 말했다.

이에 방송에 함께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무릎 사과를 했다거나 이런 것이 셀프 대선 행보 아니냐”며 “이분이 왜 통합당에 다시 갔을까. 마음속에는 딱 하나, 대선 후보, 이것이 아니었을까 저는 추정한다”고 주장했다. 

김 비대위원장의 대권 등판론이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통합당 잠룡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지난 6월 24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 비대위원장이 대권주자로 직접 나설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게 정치”라며 “연령이 그렇게 중요하겠나. 지금 활발하게 활동하고 이슈 메이킹에 성공하는 것을 보면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계신 분”이라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6월 비례대표 초선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차기 대선주자로) 백종원씨는 어때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본인이 직접 대권에 나서기 위해 실현 가능성이 낮은 방송인 백종원씨를 띄운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은 앞으로 계속 ‘이 사람은 어떠냐. 이 사람 갖고 되겠냐’는 질문과 답변의 논란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그럼 나 김종인은 어떤가’라는 궁극적 목표의 마각을 드러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여러 차례 자신의 대권 등판설에 대해 “잘 아시는 것처럼 내가 지금 나이가 80살이 다 됐는데, 80살 이후의 삶은 덤으로 사는 삶”이라며 “그런 생각은 지금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일축해왔다.

◇ 통합당 ‘대선주자 기근’이 문제

김 비대위원장이 손사래를 치고 있음에도 그의 대권 등판론이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비대위원장이 과거 대선 출마 선언을 했던 이력이 있고 무엇보다 통합당 내에 유력한 대권주자가 없는 상황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선 중진 조해진 통합당 의원은 26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뚜렷하게 치고 나가는 대선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본인이 대통령에 마음을 뒀던 분이다”며 “김 위원장이 지난 대선 때 출마 선언까지 했었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어서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원론적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모든 사람에게 모든 기회는 열려 있는 것”이라면서도 “김 위원장의 임기가 내년 4월까지인데 통합당이 민주당을 확실하게 추월하고 내년 4월 부산·서울시장 보궐선거까지 승리하면 김종인 체제가 더 연장될 가능성은 있어 보이지만 대선 얘기까지 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통합당에 유력한 대선후보군이 없다”며 “김 위원장이 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이기면 결국 대안 부재론 때문에 김 위원장이 대선후보군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중진의원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김종인 위원장의 대권 등판론이 사그라들지 않고 거론되고 있다./뉴시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중진의원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김종인 위원장의 대권 등판론이 사그라들지 않고 거론되고 있다./뉴시스

◇ 김종인의 ‘손사래’ 의미

김 비대위원장은 1940년 7월생으로 만80세다. 김 비대위원장이 80세의 고령이라는 점에서 그의 대권 등판론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그는 불과 3년 전 70대 후반의 나이에도 대권 도전을 선언했었다. 김 비대위원장은 당시에도 출마설을 강하게 부인하다 대선을 불과 한 달 앞둔 2017년 4월5일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정부로 위기를 돌파하고 나라를 바로 세워야 한다”면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그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때문에 김 비대위원장이 대권 등판설을 일축하는 것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시각도 있다. 특히 그가 지난 19일 광주 5·18 국립묘지를 방문해 무릎 꿇고 사죄한 것은 대권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김 위원장은 대선 출마 의지가 있다고 본다”며 “5·18 묘지에서 무릎을 꿇은 것은 큰 정치적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히 야당 비대위원장으로서 당이 잘못했던 일들에 대해서 참회하고 사죄하는 모습이라면 다수의 통합당 의원들과 동행을 하든지 당의 행사 형식으로 진행했을 텐데 혼자 주목을 받았다”며 “그것을 보고 이 분이 다른 정치적 의미가 있는 행동을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