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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시대, ‘자유’와 ‘방종’ 사이
[기자수첩] 코로나시대, ‘자유’와 ‘방종’ 사이
  • 박설민 기자
  • 승인 2020.08.28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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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초등학생 시절, 도덕 수업을 들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유와 방종’의 차이에 대해 배웠을 것이다.

자유와 방종 모두 남에게 구속을 받거나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한다는 의미에서 비슷한 개념이라 볼 수 있다.

자유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가’라는 최소한의 제약이 남아있지만, 방종은 그 최소한의 제약도 넘어서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범위에서 나의 권리를 찾는다면 자유,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피해를 준다면 방종으로 구분할 수 있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이 심화되면서 우리는 다시 ‘자유와 방종’을 구분해야하는 시험에 들어선 듯 하다. 방역 당국이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방역 수칙을 권고하면서다. 

현재 많은 사람들은 마스크 착용뿐만 아니라 몇 달째 외출·휴가도 조심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하게 지키고 있지만, 자신들의 권리를 지킨다는 명목 하에 다른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이들은 ‘불편하고 답답하다’며 마스크 쓰기를 거부하거나 턱에 걸친 채 입과 코를 다 드러내 놓는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장 시급한 이때도 클럽 등 고위험군 시설을 방문해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27일에는 한 50대 남성이 당산역행 지하철 안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지적한 사람을 폭행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 남성은 경찰에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구한 것이 화가 나서 폭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긴 장마에 이은 폭염으로 마스크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몇분만 쓰고 있어도 입과 코에 땀과 습기가 가득차 피부가 따갑고, 숨쉬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술 한 잔 기울이며 즐거운 시간 보내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딨겠는가.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을 포함해 모두의 안전을 위해 이 고통을 참고 견디며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진정되길 소망하고 있다.

물론 개개인은 자신의 자유를 지키고 행복을 누릴 권리가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이 같은 행복과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타인의 자유와 권리도 지키는 범위 내에서다. 모두가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하는 이때, 자신만의 권리를 위해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는 것은 자유가 아닌 방종에 불과한 행동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개인의 편의를 위해 방역 수칙을 소홀히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사회의 중심이 결코 아님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고대 천문학자 프톨레마이오스가 ‘우주는 지구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주장했던 ‘천동설’이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지구는 태양을 따라 돌아간다는 이론)에 무너진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했던 행동들이 ‘자유’였는지, ‘방종’이었는지 생각해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