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으로 프로야구가 또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프로야구가 또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결국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게 되는 것일까.

프로야구가 또 다시 기로에 섰다. 코로나19 재확산이 매섭게 이어지면서, 리그 지속 여부가 위태로워진 모습이다.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다. 개막을 앞두고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준비과정조차 순탄치 않았고, 결국 시즌 개막은 잠정 연기됐다. 봄은 왔지만, 야구는 돌아오지 않았다.

다행히, 시즌은 너무 늦지 않게 시작됐다.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다. 리그를 축소하지 않아도 되는 마지노선이었던 5월 초, 기다렸던 야구가 마침내 돌아왔다. 비록 관중이 없어 썰렁한 낯선 풍경이었지만, 그동안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들의 소중함을 일깨워줬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가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등 해외 주요 국가들의 코로나19 상황은 심각하게 지속됐고, 메이저리그 등 세계적인 프로스포츠 역시 모두 멈춰있었다. 이런 상황에 개막한 우리 프로야구는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고, 미국 등지에서 중계되는 ‘기현상’까지 벌어졌다.

이후 프로야구는 일부나마 관중을 입장시키기 시작했고, 여느 때 못지않게 흥미로운 시즌을 만들어나갔다. 코로나19 사태의 또 다른 여파로 준수한 용병들이 속속 가세하면서 볼거리가 더욱 풍부해지기도 했다.

그렇게 반환점을 돌아 후반부에 접어든 프로야구는 안타깝게도 또 다시 위기를 마주하게 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전국적으로 거센 재확산세를 보이면서 다시 무관중으로 전환됐을 뿐 아니라 리그 중단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이미 출발부터 늦었다. 심지어 ‘역대급’ 장마까지 덮치면서 일정 소화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따라서 만약 리그가 중단될 경우 정상적인 마침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뒤늦게 출발한 올 시즌 프로야구는 11월 3일부터 포스트시즌에 돌입하기로 계획을 세워뒀다. 아울러 추운 날씨를 고려해 11월 15일 이후의 포스트시즌 일정은 모두 고척돔에서 치를 방침이다. 현재까지 확정된 일정은 10월 18일까지이며, 이후부터 11월 2일까지가 예비일로 잡혀있다. 다만, 우천연기된 경기가 적지 않아 예비일은 이미 빡빡하다.

리그 중단 조치가 내려질 경우, 그 기간은 적어도 2주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더 길어질 가능성도 상당하다. 최대한 짧게 리그가 중단되더라도 정상적인 마무리는 어렵고, 리그 또는 포스트시즌 일정을 손봐야한다. 최악의 경우 시즌을 그대로 종료해야 할 수도 있다.

사상 초유의 사태가 남길 상처는 참혹하다. 나란히 1·2위를 달리며 창단 첫 우승을 노리고 있는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 사상 첫 가을야구 진출을 바라보는 KT 위즈, 모처럼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대하는 롯데 자이언츠와 기아 타이거즈의 꿈은 모두 물거품이 된다. 

한국 생활 4년 만에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로하스(KT 위즈), 첫 세이브왕 타이틀을 노리는 조상우(키움 히어로즈) 등 많은 선수들의 성적과 기록도 의미가 크게 퇴색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다. 이미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구단 수익을 비롯해 야구관련 산업 전반이 더 큰 피해를 마주하게 된다. 또한 FA자격 취득 등 각종 계약과 관련된 사안 역시 복잡해진다.

모든 것을 집어삼킬 ‘코로나19 블랙홀’ 앞에 선 올 시즌 프로야구. 무사히 마침표를 찍길 바라는 것이 모든 야구인, 야구팬들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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