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스가 4060세대와의 스킨십을 키우며 고객층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 네이버 지도
롭스가 4060세대와의 스킨십을 키우며 고객층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 네이버 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롯데쇼핑의 H&B(헬스앤뷰티) 사업을 담당하는 롭스가 위기 속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룹의 점포 구조조정 대상에 이름이 올라 사세 위축이 불가피한 가운데서 중장년층을 포섭하는 자구책으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 중장년층 스킨십 강화하는 롭스

롭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롯데쇼핑 내 한 지붕인 다른 사업부와 협업을 추진해 온 롭스가 특화 매장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최근 코로나19로 관심이 높아진 건강기능식품을 특화한 매장을 선보인다.

28일 롭스는 경기 고양시의 화정점을 ‘우리 동네 건강 지킴이’ 콘셉트 아래 건기식 특화 매장으로 새단장 했다. 기존 매장 대비 건기식 코너를 6배 가량 넓혔다. 롭스는 최근 6개월간 주거 상권에 위치한 롭스 매장 24곳의 건기식 매출 중 50~60대 매출이 100% 가까이 늘어났다는 점에 주목했다. 롭스는 “5060세대 비중이 다른 점포보다 5%p 이상 높은 화정점을 건기식특화 매장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건강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중장년층이 인근 H&B를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주 이용객들이 20~30대 여성층이었던 H&B로서는 달가운 소식이다. 고객 저변이 넓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본 셈이기 때문이다. 롭스는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헬스앤뷰티 전문 매장으로 입지를 한층 더 키울 계획”이라며 “향후에도 롭스만의 차별화된 매장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화 매장에 앞서 선행 중인 채널 다각화 전략에서도 롭스는 중장년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5월 롭스는 롯데홈쇼핑과 손잡고 약국 화장품 브랜드를 선보였다. 롭스가 홈쇼핑의 문을 두드린 건 40∼50대 고객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단순히 판매 채널을 확장하는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고객 연령층 다양화를 위해 좀 더 큰 그림에서 이뤄진 협업이었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하이마트 등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롭스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브랜드로 거듭나야 성장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결론에 다다른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H&B 3사인 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는 지금까지 대학생 등 젊은 여성에 기대 성장을 일궈냈다. 미국의 ‘CVS Pharmacy’와 일본의 ‘마츠모토키요시’ 등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찾는 편의점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과는 다소 상이하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출점이 쉽지 않게 되자 연령층의 한계를 뛰어넘는 데 주목하게 된 것이다.

특히 앞으로 100개 남짓한 점포만 보유하게 되는 롭스는 고객층의 다양화가 더욱 절실하다. 지난해 130개를 바라보던 롭스는 올해 2분기 112개까지 점포가 감소했다. 비효율 점포 정리를 핵심으로 하는 그룹의 ‘2020년 운영전략’에 따라 10개 남짓한 점포가 더 문을 닫을 예정이다. 롭스가 주축이 되는 롯데쇼핑의 기타 사업부문은 올해 상반기에만 1,295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롭스가 MZ세대 모시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유통업계의 최근 흐름과 정반대 전략을 펼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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