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4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가운데 영상으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열린 제4차전국대의원대회는 온택트(온라인을 통한 비대면)방식으로 유튜브 채널 '씀TV'를 통해 실시간 방영됐다./뉴시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4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가운데 영상으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열린 제4차전국대의원대회는 온택트(온라인을 통한 비대면)방식으로 유튜브 채널 '씀TV'를 통해 실시간 방영됐다./뉴시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결과 이변은 없었다. 전대 초반부터 민주당 안팎에서 흘러나왔던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라는 말대로 민주당의 새로운 당 대표로 이낙연 의원이 선출됐다.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개최된 정기전국대의원대회 당대표 경선 결과 이낙연 의원은 60.77%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김부겸 전 의원이 21.37%, 박주민 의원이 17.85%를 획득했다.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김종민 의원(19.88%)과 염태영 수원시장(13.23%), 노웅래(13.17%), 신동근(12.16%), 양향자 의원(11.53%)이 선출됐다. 이원욱(11.43%)·한병도(11.14%)·소병훈(7.47%) 의원은 탈락했다.

이낙연 신임 대표가 60%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되면서 향후 당 대표 행보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안팎의 관심이 쏠렸던 2위 다툼에서는 김부겸 전 의원이 박주민 의원을 누르고 승리했다.

김 전 의원은 전대에 출마하며 ‘대권·당권 분리 규정’에 따라 이낙연 대표가 대권 도전을 위해서는 대선 1년 전에 대표직에서 중도 사퇴해야 한다는 점을 겨냥해 ‘대선 불출마’와 ‘당 대표 임기 2년 완수’라는 승부수를 띄웠었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이 같은 승부수에도 불구하고 이낙연 대표를 꺾고 당 대표로 선출되는 이변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박주민 의원의 위협 속에 2위를 기록하면서 체면치레는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김 전 의원과 이낙연 대표의 지지율 격차가 40% 가까이 나고 3위인 박주민 의원과의 격차는 4%도 되지 않는다는 점은 뼈아픈 부분이다.

‘젊은 피’를 내세워 막판 당권 레이스에 뛰어든 박주민 의원은 기대만큼 ‘돌풍’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번 전대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차세대 리더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176석 거대 여당의 수장이 된 이낙연 대표는 60%대의 득표율로 신임 대표로 올라섰지만 앞날은 그리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대권·당권 분리 규정’에 따라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내년 3월 중도 사퇴해야만 한다. 그렇게 될 경우 대표 임기는 6개월 10일에 불과하다. 이 대표가 6개월 10일이라는 짧은 임기 동안 당 대표로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대선주자로서의 위상까지도 흔들릴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제4차 전국대의원대회'가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이낙연 후보가 자가격리 중 영상으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뉴시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제4차 전국대의원대회'가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이낙연 신임 당 대표가 자가격리 중 영상으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뉴시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 닻 올린 이낙연호, 과제는?

이 대표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위기 극복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지난 4·15 총선 이후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야당으로부터 거대 여당의 ‘일방 독주’라는 비판을 받았던 만큼 야당과의 협치에서도 성과를 내야만 한다.

전임 지도부가 강력 드라이브를 걸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검경 수사권 조정 후속 입법 등 개혁 과제 추진에서 이 대표가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일정대로 추진하면서도 야당과의 협의에 방점을 두고 무리하게 속도를 내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또 이 대표가 당정청 관계를 어떤 방향으로 정립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이 대표는 최근 대선주자 지지율이 하락하고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1위 자리를 내주기까지 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점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지적하고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그러나 이 같은 행보가 문재인 대통령과의 차별화로 보여질 경우 민주당의 최대 계파인 친문과 멀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이 대표가 과감한 행보를 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자가격리 중인 이 대표는 이날 영상을 통해 발표한 수락연설에서 ‘코로나19 전쟁에서 승리’ ‘국민의 삶 지키기’ ‘코로나19 이후 미래준비’ ‘통합의 정치’ ‘혁신 가속화’를 자신에게 주어진 국민의 ‘5대 명령’이라고 밝히며 “여러분의 명령을 충실히 이행하는데 저의 모든 역량을 쏟아 넣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코로나19 전쟁에 효율적 체계적으로 강력히 대처하기 위해 현재의 국난극복위원회를 확대재편하고, 그 위원장을 제가 맡겠다”며 “국난극복위원회는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국민의 전폭적인 동참을 얻어 이 국난을 더 빨리, 더 잘 극복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고통에 직면한 민생을 돕기 위해 당정협의를 본격화하고 추석 민생대책. 재난지원금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민주당의 K-뉴딜위원회를 원내대표가 맡아 국회와 연동하며 한국판 뉴딜의 속도와 효과를 높이도록 하겠다”며 “한국판 뉴딜의 사업선정과 예산배정에서 국가균형발전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것을 거듭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야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민주당도 통합의 노력을 강화할 것이다. 원칙은 지키면서도 야당에 양보할 것은 양보하는 ‘원칙 있는 협치’에 나서겠다”며 “그렇게 여야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대화를 통해 합의할 수 있는 사안도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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