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11 07:07
‘테넷 효과’ 실종되나… 2.5단계 격상에 극장가 ‘끙끙’
‘테넷 효과’ 실종되나… 2.5단계 격상에 극장가 ‘끙끙’
  • 범찬희 기자
  • 승인 2020.08.31 16: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경기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단계로 격상된 지난달 1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발열체크가 진행되고 있다. / 뉴시스
서울·경기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단계로 격상된 지난달 1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발열체크가 진행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극장가에 또 다시 깊은 한숨이 몰아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정부가 방역 수준을 강화하면서 모처럼 번진 입가의 미소가 점점 옅어지고 있다.

◇ 세 차례 개봉 연기 끝에… ‘거리두기’ 격상 불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받고 있는 업계 중 한 곳인 극장가에 침울한 분위기가 번지고 있다. 영화 ‘#살아있다’가 개봉한 6월 이후 기근에서 벗어난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가뭄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최고 수준인 3단계에 준하는 2.5단계로 격상되면서 극장가가 고스란히 그 영향권에 노출되고 있는 모습이다. 개봉 4일째인 지난 30일 영화 ‘테넷’은 전국에서 12만여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다소 저조한 스코어를 기록했다. 개봉 첫 주에 맞은 일요일 주말임에도 전일 대비 관객수가 19%가량 빠졌다.

‘천만 시민 멈춤 주간’을 선포한 수도 서울과 중앙 정부 차원에서 이뤄지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을 앞두고 문화생활 욕구가 위축된 것이란 분석이다.

테넷에 한껏 기대를 걸었던 극장가는 맥이 빠질 일이다. 스릴러 장르의 한 획을 그은 ‘메멘토’를 시작으로 배트맨의 부활을 알린 ‘다크나이트’ 시리즈와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 연출작마다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찬사를 받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최신작 테넷에 거는 극장가의 기대는 컸다. ‘#살아있다’와 ‘강철비2’ ‘반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최근 충무로의 기대작들이 가까스로 살린 극장가 불씨가 ‘테넷’이라는 윤활유를 만나 다시금 타오를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세 차례의 연기 끝에 관객과 만난 테넷을 바라보는 주변의 기대 섞인 표정은 점차 굳어가고 있다. 2억달러(약 2,400억원)가 투입된 대작도 코로나19의 블랙홀을 빠져나가기엔 버거워 보인다. 본격적으로 관객 몰이에 나서야 할 개봉 2주차에 불어 닥친 불운으로 인해 테넷은 31일 오후 예매 관객수가 2만명에 그치며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 테넷 모신 멀티플렉스, 초반 부진에 ‘맥 빠지네’

테넷은 코로나19 시국 속에서도 프리미어 상영회가 열릴 만큼 남다른 대접을 받았다. CGV는 개봉 직전 주말을 이용해 용산아이파크몰 IMAX관에서 변칙 개봉을 무릅쓰고 유료 상영회를 가졌다. 단 아르바이트 직원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인해 조기에 행사가 종료되면서 테넷 효과를 극대하지는 못했다. 롯데시네마도 테넷 굿즈(시그니처 아트 카드)를 내놓으며 모처럼 맞이한 헐리우드 대작 모시기에 동참했다. 메가박스 역시 빼어난 영상미와 사운드를 자랑하는 코엑스점의 ‘돌비 시네마’관에 걸릴 첫 작품에 테넷을 선정하며 남다른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전매특허인 ‘난해함’도 테넷의 흥행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멀티플레스 관계자는 “요즘 관객들은 영화라는 대중 예술을 통해 심각한 담론을 나누려 하기 보다는 코로나19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욕구가 강하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무릅쓰고 찾아 온 극장에서마저 머리가 아파지는 경험을 하고 싶어 하는 관객을 찾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당분간 이렇다 할 기대작인 보이지 않아 극장가의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 ‘#살아있다’를 기점으로 매달 좀비, 북한, 액션 등 소위 국내에서 ‘먹히는’ 요소를 강조한 영화들이 출격했지만 다음 달부터는 눈에 띄는 작품이 보이지 않고 있다. 월트디즈니의 ‘뮬란’과 한국에서 보긴 드문 SF장르로 화제를 모은 ‘승리호’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개봉을 무기한 연기했다. 현재 테넷의 위태로운 걸음걸이를 바라보는 극장가가 좌불안석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만루에 들어선 4번 타자가 2스트라이크에 몰려 있는 상황이나 다름없다”면서도 “5일 만에 200만 관객을 모은 ‘다만악’과 격차를 보이고 있지만 일주일 뒤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되면 언제든 다시 관객이 몰릴 수 있다. 늘 안전한 영화관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