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 문구기업 모나미가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내 토종 문구기업 모나미가 ‘적자의 늪’에 빠졌다. 일본 불매운동의 반사이익으로 실적 성장이 기대되면서 주식시장에서 ‘애국테마주’로 부상했지만 실제 성적표는 신통치 못한 모습이다. 

◇ 일본 불매운동 반사이익 수혜 無… 매출·수익성 악화  

모나미는 국내 대표적인 문구기업이다. 모나미는 1960년 회화구류를 생산하는 광신화학공업을 모태로 출범한 뒤, 1963년 한국 최초의 유성볼펜인 ‘모나미153’를 출시했다. 이후 다양한 필기구 제품을 내놓으며 국내 문구 산업을 이끄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이름을 떨쳐왔다. 현재 주력 제품은 문구와 컴퓨터 프린터 관련 소모품이다. 자회사로는 상해모나미문화용품, 항소, 플라맥스, 엠텍 등이 있다.  

코스피 상장사인 모나미는 지난해 7월 주식시장에서 깜짝 급부상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2,000원대 선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 오던 주가가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주가는 지난해 8월 6일 장중 한 때 8,950원까지 오르며 고점을 찍었다. 이는 일본 불매운동의 수혜기업으로 거론되면서 애국테마주로 부상한 데 따른 여파로 분석됐다. 

일본은 지난해 7월부터 국내에 대해 수출 규제 조치를 가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한 반발로 국내에서는 일본 제품에 대한 전방위적인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일본 필기류 등 문구 제품도 불매 대상으로 거론됐다. 이런 가운데 토종기업인 모나미의 제품은 일본 제품 대체재로 부상했다. 이에 시장에선 일본 불매운동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모나미의 매출이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 같은 관측과 달리, 반사이익 효과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성장세를 보이기는커녕, 매출과 수익성 지표가 더 악화됐기 때문이다. 

모나미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32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8억원으로 전년 동기(69억원) 보다 73.9% 급감했다. 순이익의 경우 16억8,100여만원의 손실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7억5,800만원) 대비 적자로 돌아선 실적이다. 
 
올해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모나미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 23억8,488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1억1,084만원) 대비 적자전환한 실적이다. 상반기 영업손실은 1억7,423만원으로, 이 역시 지난해 동기(16억1,949만원)와 비교하면 적자로 돌아섰다. 상반기 매출액은 622억원으로 전년 동기(649억원) 대비 4.1% 가량 감소했다. 

◇ 애국테마주 부상에도 기업가치 제고는 ‘의문부호’  ​​​​​​

별도기준 실적도 좋지 못했다. 모나미는 올 상반기 별도기준으로 8억3,219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업계에선 올해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학교 휴교가 길어지면서 문구류 매출이 감소했을 것으로 관측돼서다. 여기에 학령인구의 감소와 히트제품 부재 등도 실적 부진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때문일까. 모나미는 지속적인 주가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모나미의 주가는 지난해 8월 8,000원대 선까지 상승한 뒤, 올해 2월까지 하락세를 이어왔다. 올 2월에는 주가가 2,000원대 선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이후 한일 관계 이슈로 애국테마주로서 또 다시 주목을 받으며 반등세를 보이긴 했지만 이슈에 따라 출렁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최근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임할 의향을 굳혔다는 일본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28일 주가가 깜짝 급등하기도 했다. 

다만 31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8.83% 하락한 6,610원에 거래를 마치며 전 거래일 상승세를 반납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선 기업 가치가 제고돼야만 주가가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연 하반기에는 모나미가 실적 개선으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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