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2차관(가운데)이 국민연금공단 17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사진은 김용진 신임 이사장이 취임 후 임원진과 간담회를 갖고 있는 모습/국민연금공단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2차관이 국민연금공단 17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수장 공백 기간이 8개월에 달했던 만큼 신임 이사장의 과제는 더욱 무거울 전망이다.  

◇ 8개월만에 메워진 국민연금 수장직

국민연금은 지난달 31일 김용진 이사장이 제17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고 밝혔다. 김용진 신임 이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을 감안해 취임식을 생략했다. 그는 이날 지사 현장경영 활동으로 곧바로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국민연금 수장 자리는 8개월 만에 채워지게 됐다. 국민연금은 김성주 전 이사장이 지난 1월 4·15 총선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해면서 갑작스럽게 수장 공백 상황을 맞이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5월에 접어들어서야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이사장 인선 절차에 돌입했고, 약 4개월만에 인선 절차를 마무리지었다. 

새 수장으로 선임된 김용진 이사장은 행정고시 30기로 공직에 입문한 뒤 기획재정부 복지노동예산과장·공공혁신본부·공공혁신기획팀장·대변인·대외경제국장·공공혁신기획관·사회예산심의관,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지역발전기획단장을 지냈다. 이후 한국동서발전 대표이사를 거쳐 2017년 6월부터 2018년 12월까지는 기재부 2차관을 지냈다. 기재부 재임 시절엔 사회복지 재정과 공공기관 혁신 강화 정책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은 지난 6월 공모 절차가 끝나자마자 신임 이사장 내정됐다는 소문에 휩싸인 인물이기도 하다. 일부 언론을 통해 이 같은 내정설이 보도돼 관심을 집중시켰다. 당시 그의 정치 이력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4월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경기도 이천 지역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바 있다. 이에 보은인사 논란과 함께 ‘또 다시 낙선한 정치인이 이사장으로 내려오는 것이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앞서 김성주 전 이사장 역시, 19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국민연금 이사장에 선임된 바 있다.   

내정설이 현실화되면서 당분간 이 같은 뒷말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김 이사장의 발걸음도 마냥 가볍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구설을 불식시키기 위해선 경영능력을 입증할 리더십과 성과를 보여줘야 할 것으로 점쳐진다. 

◇ 조직혁신, 연금재정 안정, 제도혁신… 과제 산적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자금인 730조원을 관리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이에 이사장에게도 무거운 책무가 주어진다. 그의 우선 과제는 경영 공백으로 흐트러진 조직 추스르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장 공백 기간이 길었던 만큼, 조직 쇄신에 더욱 공을 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 제도 개혁, 기금운용 투명성 및 수익성 제고 등 다양한 과제도 그를 기다리고 있다. 

김 이사장은 내부 업무망에 올린 취임사를 통해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소임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며 “국민 누구나 행복한 노후를 맞이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는 ‘국민 모두의 연금’, 명실상부한 ‘국민연금’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이사장은 이를 위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연금제도 △제도개선과 복지서비스 확대 △기금운용의 전문성․투명성 강화 및 수익률 제고 △사회적 가치 실천 등 4가지를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국민연금제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노후소득보장과 재정안정화라는 두가지 목표가 잘 조율되어야 한다”며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소통을 기반으로 국민이 바라는 제도개편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금수익율 제고를 위해서는 “대체투자와 해외투자의 비중을 늘려나가는 등 투자대상, 지역, 방식을 다변화하고, 이를 위한 조직구조 개편, 투자 지원시스템 고도화 등 운용 인프라 확충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그는 “임직원들에게 ‘소통하는 이사장’이 되겠으며, ‘공정한 조직’, ‘자발적 혁신하는 조직’을 만들겠다며 조직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임직원 모두가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과연 닻을 올린 김용진號(호)가 순항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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