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일순(사진) 홈플러스 사장이 각종 경영상 악재로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형마트의 매출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노사 갈등, 신용등급 하락 등 각종 악재까지 이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노조와의 갈등은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코로나19에 직격탄… 수익성 빨간불에 신용등급 강등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지난해 회계연도(2019년 3월 1일~2020년 2월 29일) 영업이익은 1,601억원으로 전년(2,600억원) 대비 38.4% 감소했다. 운용리스 비용이 영업외비용(이자비용)으로 적용된 ‘신 리스 회계기준(IFRS16)’을 적용하지 않을 경우 영업이익은 100억원을 밑도는 수준으로 추산된다. 

홈플러스는 올해부터 리스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기존에 영업비용으로 처리됐던 운용리스 비용을 영업외비용(이자비용)으로 적용해 처리했다. 이에 따라 실제 영업이익 성적은 더 안 좋은 상황이지만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영업이익이 높은 것처럼 나타났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매출은 7조3,002억원으로 전년보다 4.69% 쪼그라들었다. 당기순손실은 5,32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당기순손실(1,327억원) 대비 대폭 확대된 규모다. 

홈플러스는 수년째 수익성 저하에 시달리고 있다. 유통 판매채널의 다변화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소비패턴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대형마트 업계는 침체를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초부터는 코로나19 악재까지 터졌다. 코로나19는 지난 1월부터 국내에서 확산되기 시작해 수개월째 맹위를 떨치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는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곳이다. 감염 우려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기피하면서 대형마트 업계는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추산된다. 홈플러스의 사정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더구나 코로나19가 최근 재확산세를 보이면서 유통업계는 비상이 걸린 처지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업계 수익성 회복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홈플러스는 최근 단기 신용등급까지 강등돼 시름이 더 깊어지게 됐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홈플러스의 기업어음 및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하향조정한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한신평 측은 비우호적 업황과 이익창출력 약화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재무부담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등급 강등 배경으로 제시했다. 또 한신평은 높은 임차료 부담과 제한적인 투자여력 등으로 펀더멘털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단기 신용등급은 등급 전망을 부여하지 않는다. 다만 한신평은 “경쟁·소비환경 변화에 따라 업태 경쟁력이 약화되고 저하된 현금흐름 및 과중한 재무부담 등을 감안할 때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라고 언급했다. 

한신평은 향후에도 수익성 저하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신평은 “온라인과의 경쟁 심화로 현 수준의 가격할인과 판촉, 광고비 지출 등이 불가피한데,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 재난지원금 적용대상 제외 등 정책기조가 우호적이지 않다”며 “또한 최근 재차 증가하고 있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정부 방역 단계의 상향 가능성 등은 홈플러스의 실적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 점포 매각 추진 놓고 노사갈등 폭발 

사정이 이렇다보니 임일순 사장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017년 10월에 취임한 그는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매장인 ‘홈플러스 스페셜’ 선보이는 등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 강화에 주력했지만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홈플러스 민주노조 연대와 서비스연맹 인천지역본부 주최로 지난 6월 23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인천시청앞에서 참석자들이 홈플러스 밀실매각 MBK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낸 뒤엔 점포 매각과 비용 절감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7월 자산 유동화의 일환으로 안산점과 대전 탄방점 매각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 대구점포 매각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점포 매각 행보를 두고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내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점포 매각을 반대하며 규탄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광복절 연휴인 지난달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 동안 경고성 파업에 돌입하기도 했다. 노조는 점포 매각에 따른 대규모 인력 감축 가능성을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 사측은 구조조정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노조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는 노사는 임금단체협상에서도 접점을 좁히지 못하면서 치열한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임 사장의 경영 리더십도 시험대 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최악의 경영 환경과 노사갈등 상황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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