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내 청약가점 커트라인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세도 이어지고 있다./뉴시스
서울 내 청약가점 커트라인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세도 이어지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서울 내 청약열기가 식지 않고 있는 가운데, 청약가점 커트라인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약가점에 반영되는 무주택기간, 부양가족 등에 있어 다소 불리한 세대로 여겨지는 30대들에게 신규 아파트 진입이 더욱 어려워진 모습이다.

2일 부동산 리서치 전문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 7월과 8월 두달간 서울에 공급된 신규 아파트 단지 12곳의 청약가점 최저점 커트라인은 평균 62.7점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서울 분양 단지의 최저점 커트라인 평균점인 55.9점 대비 6.8점 높은 수치다.

특히 7월과 8월 서울 내 공급된 단지 중 △DMC 파인시티자이 74㎡B △DMC 센트럴자이 55㎡A △DMC 아트포레자이 73㎡A 등 단지에서 청약가점 최저점이 60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가점의 커트라인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30대 등 젊은층의 신규 아파트 청약 장벽도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현행 청약가점이 무주택 기간, 부양 가족수 등으로 책정되는 만큼 젊은층의 실수요자들이 기성세대에 비해 청약가점에 있어 불리하다는 이유에서다.

현행 청약가점은 무주택 기간(32점), 부양 가족수(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 등으로 구성되며 총 84점이 만점이다. 청약가점이 만점에 가까울수록 신규 분양 단지의 청약 당첨에 유리한 구조다.

하지만 30대의 경우 청약가점에 있어 여타 중·장년층 대비 불리하다는 분석이다.

우선 청약가점에 포함되는 무주택기간이 만 30세부터 적용되는 만큼 30대의 경우 최장 무주택기간은 9년이다. 이를 무주택기간을 청약가점으로 환산할 경우 32점 만점에 20점에 그친다.

또한 부양 가족수와 청약통장 가입기간도 중·장년층과 대비해 불리한 것이 현실이다. 부양 가족수 배점은 △0명 5점 △1명 10점 △2명 15점 △3명 20점 △4명 25점 △5명 30점 △6명 이상 35점 등이다. 30대 미혼 수요자의 경우 부양 가족수는 0명으로, 점수는 5점이다. 혼인 후 자녀 두 명을 둬야만 점수가 20점으로 오른다. 청약통장 가입기간 또한 중·장년층 대비 짧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테면 30대 중 최고령자인 39세의 기혼 수요자가 청약통장 가입기간에서 만점(17점)을 받고, 배우자와 두명의 자녀 등 부양 가족 세명이 있더라도 청약가점은 57점에 그친다.

서울 내 아파트 거래 시장에서 30대가 ‘큰 손’으로 부각하고 있는 이유도 이 같은 까닭인 것으로 분석된다. 신규 분양 단지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청약가점에 약점을 지닌 젊은층들이 기존 아파트를 매수하는 방향으로 내 집 마련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총 1만6,002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30대 이하의 매매건수는 5,871건으로 전체 매매건수 중 36.9%를 차지했다.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 중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월 꾸준히 30% 안팎을 웃돌았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내 신규 아파트 청약 당첨 점수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청약가점이 상대적으로 낮은 30대 등 젊은층이 기존 아파트를 매수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분양가 통제 기조로 인해 분양가와 실제 시세의 차이로 인한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높은 청약 경쟁률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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