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5 17:08
사라진 ‘이낙연 효과’… ‘신의 한 수’로 남은 SM그룹-우오현 회장 선택
사라진 ‘이낙연 효과’… ‘신의 한 수’로 남은 SM그룹-우오현 회장 선택
  • 권정두 기자
  • 승인 2020.09.0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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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오현 회장과 그가 이끄는 SM그룹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남선알미늄 지분을 대거 처분해 순환출자 문제를 해소하는 한편 2,000억원이 훌쩍 넘는 현금을 확보했다. /뉴시스
우오현 회장과 그가 이끄는 SM그룹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남선알미늄 지분을 대거 처분해 순환출자 문제를 해소하는 한편 2,000억원이 훌쩍 넘는 현금을 확보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새 수장으로 이낙연 대표가 선출된 가운데, ‘이낙연 테마주’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남선알미늄 주가가 심상치 않다. 이낙연 대표의 행보에 따라 요동치던 주가가 쥐죽은 듯 잠잠한 모습이다. 이로써 SM그룹과 우오현 회장의 남선알미늄 지분 정리 타이밍은 더욱 기막힌 ‘신의 한 수’로 남게 됐다.

◇ 여당 수장된 이낙연… 남선알미늄 주가는 ‘잠잠’

이낙연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의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것은 지난달 29일이다. 코로나19 국면 속에 사상 처음 온라인으로 개최된 전당대회에서 자가격리 중이던 이낙연 대표는 60.77%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다. 예상대로 ‘이낙연 대세론’에 변수는 없었다.

이처럼 이낙연 대표가 승승장구를 이어가게 됐지만, ‘이낙연 테마주’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남선알미늄 주가 반응은 싸늘했다. 전당대회 전날 전일 대비 3.9%(200원) 올랐던 주가는 이낙연 대표가 당선된 직후인 지난달 31일 오히려 2%(110원) 떨어졌다. 이후에도 큰 폭의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는 이낙연 대표의 행보와 그를 둘러싼 전망 등에 따라 주가가 크게 요동쳤던 과거 모습과 크게 다르다. 남선알미늄 주가는 이낙연 대표의 총리 시절 후반기부터 크게 출렁이며 급등하기 시작했다. 이낙연 대표가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하고, 실제 대권을 향한 행보를 보이면서다.

이 같은 변화를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온다. 먼저, 정부 여당의 지지율 하락과 전당대회 흥행 부진 등이 전과 같은 주가 반응이 없었던 이유로 제기된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 관련주 등 다른 테마주들이 강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낙연 테마주’로 포장돼있던 남선알미늄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남선알미늄이 ‘이낙연 테마주’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 이유는 이낙연 대표의 동생인 이계연 씨가 2018년 5월 SM그룹 계열사 삼환기업의 대표이사로 취임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계연 씨는 지난해 11월 삼환기업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이에 당시 남선알미늄 주가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후에도 남선알미늄 주가는 ‘이낙연 테마주’로서의 행보를 멈추지 않았다.

이와 관련 한 주식시장 관계자는 “애초에 실체가 불분명한 정치인 테마주가 적지 않은데, 남선알미늄이 대표적인 사례”라며 “동생이 계열사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라고해도 수혜의 실체 없고, 심지어 동생은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고 지적했다.

◇ 이낙연 테마주, 최대 수혜자는 SM그룹과 우오현 회장

이처럼 ‘이낙연 효과’가 연기처럼 사라지면서 이낙연 대표에 대한 기대감으로 남선알미늄에 투자했던 일부 투자자들은 답답한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반면, 앞서 남선알미늄 지분을 정리한 SM그룹과 우오현 회장의 선택은 더욱 절묘한 ‘신의 한 수’로 남게 된 모습이다.

SM그룹과 우오현 회장은 지난해 6월 이후 남선알미늄 지분을 순차적으로 정리한 바 있다. 

먼저, 우오현 회장은 지난해 6월과 올해 3월에 걸쳐 보유 중이던 남선알미늄 지분 4.42%를 모두 처분했다. 이를 통해 거머쥔 현금만 215억원에 달한다. 

이어 지난 4월 SM그룹 계열사 동아건설산업 역시 4.42%의 지분을 모두 처분했고, 또 다른 SM그룹 계열사 에스엠하이플러스도 17.95%의 지분을 지난 4월과 5월, 7월에 걸쳐 모두 정리했다. 또한 지난해 말 그룹 계열사 간 합병을 통해 남선알미늄 최대주주로 자리매김한 삼라 역시 23.66%의 보유 지분 중 5.63%를 장내매도했다.

이로써 SM그룹과 우오현 회장은 숙제로 남아있던 순환출자고리를 완전히 해소하는데 성공했을 뿐 아니라, 2,000억원이 훌쩍 넘는 현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물론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내부정보 활용 등 불법적인 요소가 드러난 것은 없다. 하지만 대기업 진입이 임박한 굴지의 중견그룹이 실체가 불분명한 ‘정치인 테마주’ 현상을 활용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은 피할 수 없었다. 

실제 SM그룹 계열사와 우오현 회장이 남선알미늄 지분을 정리한 각 시점은 대부분 주가가 크게 오른 때였다. 특히 지분 정리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진 3월~4월은 총선을 앞두고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였다. 또한 공교롭게도 에스엠하이플러스가 마지막으로 지분을 정리한 7월 초 이후 남선알미늄 주가는 뚜렷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막힌 타이밍에 따른 차익은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수백억원대에 달한다.

이제 SM그룹과 우오현 회장에게 정리할 남선알미늄 지분은 남아있지 않다. 최대주주 삼라가 보유한 18.03%가 전부다. 남선알미늄 자체를 정리하지 않는 한, 해당 지분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SM그룹과 우오현 회장에게 ‘이낙연 효과’는 이제 큰 의미가 없어진 셈이다. 이런 가운데 남선알미늄이 ‘이낙연 테마주’로서의 행보를 향후에도 지속해나가게 될지, 그저 과거의 이야기로 남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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