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양회공업이 보통주 무상감자와 우선주 유상소각 및 상장폐지를 결정해 관심이 집중된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고배당주’로 유명한 코스피 상장사인 쌍용양회공업(쌍용양회)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회사는 보통주 무상감자와 우선주 유상소각 및 상장폐지를 추진키로 결정했다. 회사 측에서 자본구조의 효율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 차원이라고 설명한 가운데 시장 내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분위기다.

◇ 자본감자로 배당가능이익 확대 기대 

시멘트 제조업체인 쌍용양회는 보통주에 대해 10대 1 비율의 무상감자를 추진한다고 1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보통주 액면가액은 기존 주당 1,000원에서 100원으로 무상 감액되고 자본금은 5,039억원에서 504억원으로 줄어든다. 기존 주주가 보유한 보통주 주식 수는 변동되지 않는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12월 7일이다.

또한 쌍용양회는 현재 발행된 우선주 전량을 유상소각하기로 했다. 이는 우선주 상장폐지를 위한 차원이다. 

앞서 지난 5월 최대주주 한앤코시멘트홀딩스유한회사는 이를 위해 쌍용양회 우선주 전량(154만3,685주)을 장외매입하기로 결정하고 공개매수를 추진했다. 최대주주는 이를 통해 우선주 지분 80.3%(123만9,089주)를 매입했지만 자발적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자진 상장폐지를 위해서는 최대주주 등 지분율 95%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에 이번에 나머지 우선주(30만4,596주)를 유상소각하기로 결정한 셈이다.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기존 우선주주의 손실을 막기 위해 9월 1일부터 11월 11일까지 종전 공개매입 가격인 주당 1만5,500원에 장내매입을 추진한다. 이 같은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고 주식소각 기준일(11월 16일)까지 우선주를 계속 보유한다면 주당 9,297원에 강제 소각된다. 

쌍용양회 측은 이번 무상감자 및 유상증자 소각 사유에 대해 “자본구조의 효율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이번 결정을 놓고 배당 여력을 높이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보고 있다. 상법 제 461조의2에 따르면 액면금의 150%를 초과하는 법정준비금은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배당가능이익으로 전환할 수 있다. 김승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2일 보고서를 통해 이번 자본감자에 대해 “향후 배당재원으로 활용하고자하는 목적으로 풀이된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이번 자본감자로) 회사의 펀더멘탈에는 변화가 없다”며 “자산과 지배주주지분의 금액은 변화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자본금이 감소한 만큼 자본잉여금이 증가할 뿐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로 인해 상법 제461조의2에 따라 배당가능이익이 약 1조원 이상 확대된다”고 분석했다.

◇ 고배당 기조 더 확대되나… 대주주, 엑시트 시기에 관심 집중

다만 배당가능이익이 확대됐다고 해서 배당 규모를 당장 큰 폭으로 확대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상반기 기준 쌍용양회의 가용현금은 1,447억원이며, 매년 약 2,200억원을 분기로 나눠 배당하고 있다”며 “현재 영업상황에서 1조원 이상의 재원(현금)을 마련하는 방법은 비영업자산의 매각이나 채권 발행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확보한 재원을 바탕으로 한 배당은 장기적으로 (대주주의) 쌍용양회 매각을 쉽게 만들어준다”고 분석했다. 

쌍용양회는 고배당주로 유명한 곳이다. 이 같은 고배당 정책은 한앤컴퍼니가 2016년 유한회사 한앤코시멘트홀딩스를 통해 쌍용양회를 인수한 뒤 본격화됐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쌍용양회의 지분 77.68%를 1조3,000조원에 매입했으며, 2020년까지 누적 약 7,000억원을 배당해 약 5,400억원의 투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그는 한앤컴퍼니가 배당가능여력을 늘리면, 더욱 발 빠르게 투자금 회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현재 쌍용양회의 시가총액을 감당하며 매수할 수 있는 기업은 찾기 어렵기 때문에, 규모를 줄이는 것은 매각에 용이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주주가 배당을 통해 투자비를 회수하고 매각을 통해 이익을 실현하는 방식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에 따라 쌍용양회의 고배당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양회는 최근 분기 배당액(110원)을 기준으로 한 연간 배당수익률이 약 7.7% 수준에 달한다. 배당 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당분간 시장의 관심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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