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저계급론’은 우리 사회의 씁쓸한 단면을 상징하는 신조어다. 태어날 때부터 운명이 정해져있다는 슬픈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 헌법엔 계급을 부정하는 내용이 담겨있지만, 현실에선 모두가 수저계급론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중에서도 ‘주식금수저’는 꼼수 승계와 같은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하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세상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주식금수저’ 실태를 <시사위크>가 낱낱이 파헤친다.

CSA 코스믹의 최대주주가 합병을 통해 변경되면서 주식금수저가 등장했다.
CSA 코스믹의 최대주주가 합병을 통해 변경되면서 주식금수저가 등장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CSA 코스믹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뷰티업계에서 남다른 위상과 입지를 자랑하는 곳 중 하나다. ‘1세대 메이크업 아티스트’ 조성아 대표의 존재감부터 압도적이고, 최근 적극적인 사업 추진과 함께 눈에 띄는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최근 CSA 코스믹에 새로운 ‘주식금수저’가 등장했다. 이 또한 등장부터 존재감이 남다르다. 미국 국적의 2003년생 A는 CSA 코스믹 주식 651만9,049주를 보유 중이다. 지분율로 따져도 17.58%로 적지 않다. 무엇보다 현재 가치가 271억8,400여만원에 달한다. 주식을 보유 중인 국내 미성년자 오너일가 중 열손가락 안팎에 드는 규모다.

A가 등장한 것은 CSA 코스믹의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다. CSA 코스믹의 기존 최대주주는 조성아 대표가 2011년 설립한 초초스팩토리였다. 그런데 지난 4월 1일을 기해 CSA 코스믹과 초초스팩토리가 합병하면서 조성아 대표가 새로운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이와 함께 A 또한 새롭게 CSA 코스믹 주식을 취득하며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는 A가 초초스팩토리 지분을 보유 중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기존의 초초스팩토리 지분구조는 조성아 대표 55.64%, A 37.63%, 기타 6.73%로 이뤄져있었다. CSA 코스믹과 초초스팩토리가 합병하면서 초초스팩토리 지분 37.63%가 CSA 코스믹 지분 17.58%로 탈바꿈한 것이다.

A는 최대주주 조성아 대표의 친인척으로 명시돼있다. 자녀로 추정되나, 구체적인 사실은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다. <시사위크>는 CSA 코스믹 측에 조성아 대표와 A의 구체적인 관계를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물론 A의 주식 보유 자체가 법적으로 문제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2003년생 고등학생이 무려 271억원의 주식을 보유 중인 점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일반 서민 및 청년들에게 박탈감과 위화함을 안겨주는 모습이다.

또한 A의 CSA 코스믹 주식 취득은 비상장사와의 합병을 통해 이뤄졌다. 이는 편법 승계 등에 있어 단골로 등장하는 방식이기도 해 논란의 여지가 남는다. 

더욱이 CSA 코스믹은 지난해 2월 13일을 기해 1년 6개월 넘게 거래정지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조성아 대표가 CSA 코스믹을 인수하기 전인 2013년 젠트로 시절 벌어졌던 허위매출 계상 때문이다. 이로 인해 조성아 대표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에 나섰던 주주들은 장기간 답답한 상황에 놓여있다. 가뜩이나 여러모로 뒤숭숭한 상황에 주식금수저의 등장으로 논란을 더하게 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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