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네트가  ‘재택근무 관련주’로 부상하면서 주가가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임원들이 주가 급등기에 자사주 매도에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지난달 중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기업들의 재택근무 체제가 강화되고 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강화함에 따라 기업들은 직원들의 원격근무시스템을 정비하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원격근무 관련 소프트웨어와 장비를 제공하는 기업들에 관심도 커지고 있다. 관련 사업의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어서다. 

◇ 주가 급등 시점에 임원들 자사주 처분 릴레이 

주식시장에선 ‘재택근무 관련주’로 분류되는 상장사들의 주가가 고공행진세를 보이는 현상도 나타났다. 코스닥 상장사인 링네트도 그 중 하나다. 이 회사의 주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조금씩 오름세를 보이다 지난달 말에는 크게 폭등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런데 회사의 주가가 폭등한 시점에 임원들이 대거 자사주 매도에 나서 눈길을 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링네트 임원 5명은 최근 보유 주식을 대거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최병헌 부사장이 지난달 27일 5,000주를 장내 매도했다. 그는 1주당 7,910원에 처분해 3,955만원의 매각 이익을 남겼다. 이번 자사주 매각으로 최 부사장의 보유주식 지분율은 0.22%(3만3,130주)에서 0.19%(2만8,130주)로 0.03%포인트 감소했다. 
 
이지윤 상무는 4,000주를 매도했다. 이 상무는 지난달 28일과 31일에 각각 2,000주를 주당 9,900원과 9,025원의 단가에 팔았다. 성화석 상무는 지난달 28일 4,000주를 주당 9,230원에 매도했다. 방재근 이사도 같은 날 보유 주식 전량인 2,200주를 8,720원에 팔았다. 김보현 이사는 지난달 27일 주당 7,910원의 단가에 4,000주를 팔았다.

이들 임원 5명이 지난 27일부터 31일까지 판 총 자사주는 1만9,200주다. 링네트는 이들의 자사주 매도로 링네트의 특수관계인 지분은 기존 24.02%에서 23.90%로 0.12%포인트 줄었다. 

링네트는 2002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상장사다. 링네트는 컴퓨터 네트워크의 설계, 통신 장비공급, 설치 및 유지보수를 포함하는 NI사업과 화상회의시스템, Storage 시스템, 클라우드 가상화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319억원 규모다. 

갑작스럽게 회사 임원들이 자사주 매도에 나선 것은 최근의 주가 급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올초까지만 해도 4,000원대 선을 형성했던 링네트의 주가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출렁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화상회의 등 원격근무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링네트는 클라우드 기반 화상회의 솔루션 제공하고 있는 업체다. 

링네트는 ‘재택근무 관련주’로 분류되면서 지난 4월 28일에는 장중 한때 6,350원까지 올랐다. 이후 링네트의 주가는 코로나19 사태가 주춤세를 보임에 따라 주가가 이전 수준으로 내려앉았으나 지난달 중순부터 다시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달 28일에는 장중 한때 1만200원까지 오르며 폭등세를 보였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8월 30일부터 9월 6일까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현행 2단계에서 2.5단계로 격상한다고 28일 밝혔다. 이 같은 조치 후 많은 기업들도 재택근무 체제를 강화에 나섰다. 이에 원격근무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라는 기대감이 링네트의 주가를 상한가를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 링네트의 임원들은 주가 급등기에 보유 주식에 대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가 급등 시기에 임원들이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서다보니 투자자들 사이에선 뒷말이 나오는 분위기다. 통상 임원의 자사주 보유는 책임경영 차원으로 해석된다. 실적과 회사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이번 자사주 매도로 임원들의 보유 주식은 축소된 모습이다. 방재근 이사는 주식을 전량 매도해 자사주 보유 지분이 ‘0’이 됐다. 
 
◇ 상반기 실적은 뒷걸음질… 임원들, 차익 실현 분주 눈길

더구나 링네트는 그간 임원들에게 보유 자사주 매도를 자제해올 것을 권고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링네트 관계자는 “임원들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은 우리사주로 배정받은 주식”이라며 “보호예수기간이 지났기 때문에 주식을 파는데 문제는 없다. 다만 되도록 자사주 매도는 자제하라고 권고해왔다. 그런데 최근 임원들이 개인적인 사유로 일부 주식에 대해 매도를 하겠다고 회사에 알렸다”고 전했다.  

링네트는 최근 과도한 주가 급등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링네트는 “1만원대까지 주가가 오른 것은 처음이었다”며 “주가가 일시적으로 과도하게 급등하는 양상이 나타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 성장성에 기대감이 형성된 것에 대해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링네트 관계자는 “원격근무 수요가 늘면서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이 있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며 “오히려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 후 기업들이 각종 투자를 줄이고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며 “IT 분야도 이에 따른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링네트는 올 상반기 부진한 수익을 냈다. 링네트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25억원으로 전년 동기(35억원) 28.6%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4억원으로 전년 동기(41억원) 대비 41.5% 가량 감소했다. 다만 매출은 702억원으로 전년 동기(617억원) 대비 13.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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