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오는 15일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장제원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혁신포럼에서 대한민국 미래와 야권의 혁신과제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사진은 안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오는 15일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장제원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혁신포럼에서 대한민국 미래와 야권의 혁신과제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사진은 안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오는 15일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장제원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혁신포럼에서 대한민국 미래와 야권의 혁신과제를 주제로 강연에 나설 예정이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2022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 연대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다수 국민의힘 의원 앞에서 진행되는 안 대표의 강연이 양당 연대 수순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 국민의힘·국민의당, 나날이 긍정신호… 좁혀지는 거리감

4일 정치권은 그동안 국민혁신포럼이 국민의힘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원희룡 제주지사·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을 강연자로 초청해온 만큼 안 대표의 움직임에 주시하는 분위기다.

안 대표가 국민혁신포럼 강연에서 내놓는 야권 청사진이 국민의힘 미래 구상과 맞닿을 경우 현재 ‘설(說)’ 정도로 그치는 양당의 연대 기류가 단숨에 수면 위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 의원 30여 명이 소속된 국민혁신포럼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안 대표의 행보를 야권 연대 사전포석, 일종의 ‘쇼케이스’로 해석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포럼 대표인 장제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안 대표는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유력 대권후보”라며 “야권에서 안 대표를 빼고 정권교체를 논하기는 사실상 힘들다”고 안 대표를 추켜세웠다.

장 의원은 “외연확장과 중도확장을 외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다수 참여하는 포럼에서 중도층에 확고한 영향력을 가진 안 대표가 강연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며 “안 대표가 그리는 대한민국 미래 청사진이 무척 궁금하다”고 했다.

이어 “야권에 명쾌한 혁신과제를 제시, 야권 단일후보를 거머쥘 수 있는 비전과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대권잠룡인 원희룡 제주지사도 안 대표를 위시한 국민의당과 연대에 우호적 시각을 드러냈다.

원 지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안 대표와 국민의당이 현 정부의 국정운영방식에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국민의 뜻을 우리가 받아 안기 위해 현재 흩어져 있는 야당의 힘만 갖고는 부족하다. (연대라는) 답이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뜻이 같으면 그 뜻을 실현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며 “힘이 있어야 그 뜻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국민의힘 지도부 역시 안 전 대표 선택에 따라 정치적 행동을 같이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8월 2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안 대표도 문재인 정권 폭주를 저지해야 한다는 점은 생각이 같다”며 “저희들은 언제나 같이 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의견을 밝혔다. 선택은 안 대표와 국민의당에 달렸다”고 했다.

이어 “안 대표의 독자 지지세력에 저희 당 지지세력까지 합치면 확장력이 있어 선거를 치르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경우 지난 3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안 대표와의 연대 관련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변할 이유가 없다” “왜 안철수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다소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다.

다만 “밖에 있는 분들이 우리 당에 관심을 가져 우리 당에 흡수되면 결국 대통령 후보가 나올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가급적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인물이 적정한 사람”이라고 했다. 안 대표를 비롯한 외부 주자들이 필요하다면 국민의힘에 들어와 자신만의 경쟁력을 내보이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 국민의힘 ‘당세’ - 安 ‘중도지지층’ 서로 매력 느끼는 양당… 합당 귀결?

사실상 러브콜로 해석될 수 있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원 지사 등의 이같은 발언들은, 현 국민의당의 어려운 상황은 물론 176석 거여(巨與)에 속수무책인 보수야권의 현실과 맞물린다.

안 대표는 지난 1월 독일·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뒤 바른미래당(민생당 전신)과 결별하고 21대 총선이 초읽기에 몰린 2월 말 국민의당을 다시 창당하는 초강수를 뒀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전체 의석을 독식하다시피 한 거대양당의 틈바구니 속에서 불과 3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안 대표의 전국적 인지도와 콘크리트 지지층을 바탕으로 단기간에 일궈낸 의미 있는 성과지만, 3석은 원내에서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기에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103석 국민의힘조차 여당의 인해전술 입법 괴력 앞에 무기력하게 당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군소야당인 국민의당 입장에서 제1야당의 무게감은 매력적이다. 국민의힘이 최근 강성 보수세력과 단절하고 국민의당이 추구하는 중도실용 노선으로 탈바꿈 중인 것도 긍정 요소다. 향후 야권 단일 대권주자로 성장할 발판으로도 제격이다.

결국 안 대표가 국민의힘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야권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흘러나오는 이유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국민의당과는 언젠가 합치지 않겠느냐”며 “우리 당도 중도확장을 위해 안 대표가 필요하다. 뜻이 맞으면 함께하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당도 3석으로는 운신의 폭이 좁다. 안 대표가 아무리 좋은 의제를 갖고 있어도 혼자서는 어렵다”며 “안 대표도 (국민의힘과) 함께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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