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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주 보호 흐름 역행”… 피자에땅, 면죄부 논란
“점주 보호 흐름 역행”… 피자에땅, 면죄부 논란
  • 범찬희 기자
  • 승인 2020.09.04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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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에땅을 운영하는 '에땅'이 지난 2018년 가맹사업법 위반 행위로 1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공정위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했다. / 네이버 지도
피자에땅을 운영하는 '에땅'이 지난 2018년 가맹사업법 위반 행위로 15억원 가량의 과징금을 부과한 공정위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 네이버 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지난 2018년 가맹사업법 위반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부터 철퇴를 맞았던 피자에땅(이하 에땅)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법원이 사실상 공정위 판결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한 에땅의 손을 들어주면서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점주 단체 탄압 행위에 면죄부가 주어졌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 집중점검 당해도 속수무책… ‘빛바랜 철퇴’

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법원은 피자에땅을 운영하는 본사 에땅이 공정위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에서 공정위 일부 패소 판결을 내렸다. 법적 공방의 핵심이었던 협의회 간부와의 계약 갱신 거부가 타당하다는 판결을 내려 에땅의 승리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가맹점주를 상대로 한 가맹본사의 부당한 ‘갑질’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에땅 사건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정위 자료를 보면 에땅은 2015년 3월 경 ‘피자에땅가맹점주협회’ 설립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인천시 소재 부개점과 구월점을 집중관리 했다. 2개월에 걸쳐 각 지점에 12회, 9회씩 매장점검을 실시했다. 계약 미준수 사항 등을 적발한 에땅은 이들 점포와 계약 관계를 종료했다.

이는 가맹사업법(14조2)에 위반된다는 게 공정위의 지적이다. 해당 법에서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주 단체의 구성·가입·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부개점과 구월점주는 각각 협의회 회장과 부회장을 맡는 등 단체를 주도해 이끌었다. 공정위에 따르면 에땅은 약 12명에 달하는 인원을 점주 모임에 투입해 단체 구성원 명단을 파악하는 등 체계적인 감시활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에땅은 점포 홍보전단지를 본사를 통해서만 구매하도록 강제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 같은 혐의를 물어 공정위는 2018년 10월 에땅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14억6,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당시 공정위 조치는 단체 활동을 이유로 점주에게 불이익을 준 가맹본사에 철퇴를 내린 첫 사례로 기록되며 업계에 경종을 울렸다.

◇ 시민사회 “점주 활동 위축 우려 돼”

그러나 법원에서 공정위 제재의 상당 부분이 뒤집혔다. 지난달 19일 서울고법 행정6부는 에땅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두 가맹점에 대한 과도한 점검이 위법하다고 보면서도, 이를 통해 적발된 사유로 계약을 해지한 건 타당하다고 봤다. 단 홍보전단 구매 강제행위에 대해서는 위법을 인정했다.

이를 두고 지난 2일 참여연대는 논평을 내고 “이와 같은 논리는 노조활동을 주도한 노조간부에 대한 부당해고 사건의 법리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라며 유감의 뜻을 드러냈다.

이어 연대는 “서울고등법원이 해당 사건에 부과된 과징금을 전액 취소하고 점주단체 활동 주도 가맹점주에 대한 계약해지와 갱신거절을 용인함으로서 점주단체 활동이 위축되고 결국 전체 가맹점주의 생존권이 위협받지 않을까 우려 된다. 업계의 가맹점주 보호강화 흐름에도 역행되는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박승미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책위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근 호식이두마리치킨의 가맹계약 갱신거절 사건에서 점주에 우호적인 판결이 나와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다”면서 “대다수 프래차이즈가 협의회를 구성하고 있는데 열심히 활동하시는 점주들이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 된다”고 말했다. 10년 가까이 가맹점을 운영해 오다 에땅 본사로부터 갱신 계약을 거부당한 두 점주들은 현재 배달대행과 협동조합 형태의 가맹본부를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나고 있다.

이번 판결을 두고 에땅 본사는 “법원 판결을 존중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면서 “향후 공정위 대응에 따라 회사도 그에 걸맞게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상고 여부를 검토 중에 있다”고 전했다. 공정위 시정조치나 과징금에 대한 행정소송은 서울고법과 대법원이 각각 1심과 2심을 맡는 2심제로 운용된다.

일단 에땅에 부과된 14억6,700만원의 과징금은 전액 취소된다. 최종적으로 위법으로 인정된 부분에 대해서만 재부과 절차를 거쳐 과징금을 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