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웅 마니커 대표이사(사진)가 실적과 재무구조 악화로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 /마니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최상웅 마니커 대표이사가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 올 상반기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부분 자본잠식까지 빠지면서 경영 관리 부담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엔 회사의 신용등급 전망에도 빨간불이 들어와 최 대표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 실적 악화에 부분 자본잠식… 신용도 관리에도 빨간불 

최상웅 대표는 2018년 12월부터 경영 지휘봉을 잡고 회사를 이끌어오고 있다. 그는 하림, 올품 등 국내 육계 계열화 업체의 영업 부문에서 활약하다 마니커 유통사업부장·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대표이사에 오른 바 있다. 

그는 올 3월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임기 연장에 성공했지만 경영 상황을 감안하면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려운 처지다. 

닭고기 전문업체인 마니커는 수년간 실적 부진에 허덕여왔다. 특히 지난해엔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하면서 더욱 부진한 실적을 냈다. 지난해 마니커는 연결기준 15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당기순손실은 175억원으로 전년 동기(-112억원) 확대됐다. 매출은 2,41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2% 가량 줄었다. 

문제는 올해 상황이 더 안 좋아졌다는 점이다. 마니커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258억원의 당기손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17억원)와 비교하면 손실이 대폭 늘어난 모습이다. 영업손실 규모도 전년 동기(-12억원) 보다 크게 확대된 23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982억원으로 전년 동기(1,275억원) 대비 23.0% 감소했다. 

마니커의 상반기 실적 악화엔 △육계 시세 하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침체 △위탁 배송기사 파업에 따른 공장 가동 중단 악재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실적 악화로 마니커의 재무구조도 흔들리고 있다. 마니커는 올 상반기 기준 자본총계(624억원)가 자본금(792억원)을 밑도는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실적 악화로 결손금이 불어난 데 따른 결과다. 아울러 마니커의 부채비율은 올 상반기 기준 200% 이상까지 치솟은 상태다. 

이에 마니커는 7월 유상증자 계획을 긴급하게 꺼내들었다. 회사는 현재 219억원의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조달된 자금은 운영자금 및 채무 상황에 쓰일 예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재무개선 계획에도 신용평가업계에선 여전히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지난달 26일 마니커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로 평가하면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나신평은 “마니커는 육계시장 내 상위권의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제품경쟁력이 양호한 수준”이라면서도 “2018년부터는 육계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회사의 영업실적이 악화되고 전반적인 재무대응 능력이 약화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나신평 측은 유상증자가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회사의 부채비율이 올해 말 기준 130%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추가적인 재무안전성 저하 가능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보고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나신평은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수요 감소로 영업실적 회복에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당분간 저조한 영업실적으로 추가적인 재무안정성 저하가 우려되는 점을 반영해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에 최 대표의 어깨는 더욱 무겁게 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가 실적 부진에서 빠져나올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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