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가 코로나19 사태 속에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다른 한편으론 여러 문제도 드러나고 있다.
마켓컬리가 코로나19 사태 속에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다른 한편으론 여러 문제도 드러나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마켓컬리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명과 암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주목받으며 존재감을 키우게 됐지만, 다른 한편으론 역량 부족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 낙지젓에서 이물질 발견… 마켓컬리는 늑장대응

최근 한 마켓컬리 이용자 A씨는 불쾌한 일을 겪었다. 평소 자주 이용하던 마켓컬리를 통해 주문한 낙지젓 제품에서 이물질을 발견한 것이다. 해당 이물질은 성인의 손가락 길이 정도였으며, 나일론끈 등으로 추정됐다.

A씨는 “마켓컬리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기사는 봤지만, 쭉 이용해왔다”며 “막상 내 일이 되니 저걸 삼켰으면 어쩔지 상상도 하기 싫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나타난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A씨는 이물질에 따른 불만을 제기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켓컬리 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애초에 연결 자체가 쉽지 않았다. 고객센터 전화상담은 아예 막혀있었고, 카카오톡을 통한 역시 “상담사가 모두 대화 중”이라는 답변만 반복해서 돌아왔다. 결국 A씨는 오랜 시간 답답한 기다림 끝에 마켓컬리 측과 닿을 수 있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지난 4일 고객과 연락이 돼 회수 등 조치에 들어갔다”며 “기존의 이물질 관련 대처 방식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켓컬리는 고객으로부터 이물질 항의가 제기될 경우, 사실관계 및 책임소지가 밝혀지기 전이라도 우선 환불 조치 먼저 실시해오고 있다.

◇ 코로나19로 폭발적인 성장세… ‘과부화’ 우려도

마켓컬리를 통해 구입한 낙지젓에서 발견된 이물질. /제보자
마켓컬리를 통해 구입한 낙지젓에서 발견된 이물질. /제보자

‘샛별배송’이란 빠른 배송시스템을 자랑하는 마켓컬리의 이 같은 늑장대처는 신뢰 및 위상에 적잖은 상처를 입힐만한 사안이다. 신속한 고객응대가 무엇보다 중요한 온라인쇼핑 부문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여기엔 나름의 사정이 존재한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는 등 우려가 커지자 마켓컬리는 최근 감염 확산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에 돌입했다.

특히 콜센터가 감염에 취약한 곳이라는 점을 감안해 고객센터의 전화상담은 완전히 중단시켰고, 메신저를 이용한 상담만 운영했다. 

가뜩이나 주문량 급증으로 고객문의 또한 증가한 가운데, 고객센터도 정상 운영되지 않으면서 혼란은 가중됐다. 이물질을 발견한 A씨에 대한 대응이 늦어진 것도 이 때문이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고객센터의 대응이 2~3일 정도 늦어졌었다”며 “현재는 거의 해소가 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가 최우선이다 보니 어려운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마켓컬리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급증하고, 업계 내 위상 또한 부쩍 높아졌다. 하지만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몰려든 주문을 감당하지 못해 매진 및 배송지연 사태가 발생하는 등 아쉬운 모습도 거듭 노출되고 있다. 이번 이물질 늑장대처 역시 마켓컬리의 현 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쇼핑 및 배달서비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도태되는 것도 한순간이다. 현재의 입지가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는 것”이라며 “미처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타난 코로나19에 따른 폭발적인 성장세가 오히려 과부화로 인한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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